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사면초가 윤석열
상태바
사면초가 윤석열
  • 딴지 USA
  • 승인 2020.01.26 03:2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1.
윤석열이 예상보다 빨리 무너지고 있다. '추락하는 것은 날개가 있다'는 것을 제대로 보여준다고나 할까?

어제(1월23일) 추미애 장관은 검찰 정기인사를 단행 하였고, 그 동안 윤석열의 행동대장 노릇을 했던 검사들이 모두 인사조치 되었는데 그 와중에 검찰은 해당 인사 발표 30분 전에 최강욱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을 전격 기소하였다.

2.
법원에 이 공소장을 접수한 검사는 서울중앙지검 송경호 3차장 검사와 고형곤 반부패수사2부장이다. 송경호와 고형곤은 모두 조국 가족인질극의 지휘를 맡고 있는 검사들로 윤석열의 행동대장들이다.

이 일련의 과정을 통해 나는 윤석열 총장이 어떤 유형의 인간인지를 다시 한 번 제대로 확인할 수 있었다.

윤석열은 이성윤 서울중앙지검장의 의견과 승인절차를 묵살하고 직접 송경호와 고형곤에게 기소를 지시했다. 그것도 인사조치에 의해 곧 전보될 검사들에게 한번 더 칼자루를 쥐어주면서 오더를 내린 것이다.

3.
윤석열이 지시한 무려 4번에 걸친 최강욱 기소를 이성윤이 즉각 이행하지 않은 이유는 지금 언론에 보도되는 논조인 ‘기소를 하지 않겠다’는 것이 아니다.

언론에서는 마치 추미애에 의해 임명된 신임 이성윤 지검장이 윤석열의 말을 거역하는 것처럼 보도하고 있지만 이성윤은 증거도 없고, 대면 조사를 한번도 하지 않고 기소를 하는 것은 절차에도 맞지 않으니 우선 조사부터 하자는 입장이었다.

증거도 없고, 대면조사 한번 없이 기소부터 했다가 검찰이 지금처럼 망가지고 본격적인 몰락을 불러온 것이 지금 한참 진행중인 정경심 교수의 동양대 표창장을 포함한 무리한 기소들 때문이 아닌가?

4.
하지만 윤석열은 끝끝내 최강욱에 대해서 일단 기소부터 하라고 지시를 내렸다. 이성윤이 말을 듣지 않자 지휘계통을 무시하고 송경호와 고형곤에게 공소장 접수를 시킨 것이다. 그 명령을 받은 송경호와 고형곤은 인사발표 30분전에 마지막으로 한번 더 법을 무시한 공권력의 칼날을 휘둘렀고, 결국 법무부의 감찰대상이 되었다.

여전히 윤석열은 기소부터 하고, 강제수사와 별건수사를 통해 참고인 진술을 강제로 받아내서 증거를 만들면 된다고 믿고 있는 것이다. 이렇게 판단능력이 떨어지는 사람이 검찰총장까지 오를 수 있다는 것은 참으로 미스테리하다고 생각될 정도이다.

박정희, 전두환 시절 칼잡이를 하면 대성했을 것 같기는 하다. (그러니 본인의 성격상 이명박을 좋아하는 것이겠지만 말이다)

5.
물론 윤석열 참모들중에는 바보들만 있는 것은 아닌지라 최강욱 기소에 대한 명분을 만들기 위한 작업은 꾸준하게 했다. 그들의 충실한 ‘검찰 기사단’을 통해서 말이다. 스타워즈의 시스도 아니고 기사단이라는 말이 짜증이 나기는 하다. 그들은 저널리즘의 본질을 잊고, 불법과 호의호식을 추구하는 ‘타락한 언론 기사단’ 정도가 맞는 표현일 것 같다.

어째든 검찰의 조력 언론들에 의한 가짜 기사들은 쏟아져 나왔다. 내용은 검찰에서는 최강욱에 대해 피의자 조사를 위해 출석요구를 했으나 청와대 공직기강비서관 신분의 최강욱은 그것을 거부했다는 것으로 말이다.

법을 준수해야 할 공직기강 비서관이 법과 원칙을 어기고 있다는 치졸한 프레임을 만들어 가면서 말이다.

6.
이런 저질스러운 언론플레이에 분노한 최강욱은 검찰에게 받은 출석요구서 3건의 전문을 그대로 공개하였다. 해당 출석요구서에는 '피의사실' 혹은 '피의자'라는 단어가 전혀 등장하지 않았다. 게다가 검찰의 입건과 무관한 ‘수제번호’만 기재되어 있을 뿐 피의자에게 부여하는 ‘형제번호’가 기제되어 있지도 않았다.

즉 최강욱이 '피의자 신분'이라는 프레임을 만들려던 검찰의 주장과 검찰의 주장을 그대로 받아 쓴 언론의 기사는 이번에도 모두 가짜인 것이다.

사실은 작년 12월 이후 금지된 ‘피의사실공표’를 이번에도 검찰은 줄기차게 했던 것이다. 당연히 현행법의 위반이다. 이거야 말로 진짜 시범케이스라도 기소가 되어야 한다고 생각한다.

7.
최강욱은 여기서 끝내지 않고 윤석열과 수사팀 등 관련자들을 ‘직권(기소권)남용’으로 고발할 뜻을 밝혔다. ‘기소 쿠데타’라는 표현까지 쓰는 것을 보면 그의 분노가 어디까지 이르렀는지 짐작이 가능하다.

그런데 최강욱이라는 사람은 전형적으로 분노와 흥분지수가 높아질수록 더 전투력이 강해지는 사람이다. 그는 군 법무관 시절 4성장군을 두명이나 구속시킨 전력이 있는 강골이다.

8.
여기에 법무부가 본격적인 감찰에 착수한다고 밝혔다. (청와대와 법무부의 콜라보일까?)

추미애 법무부 장관은 검찰의 최강욱 기소에 대해 “적법 절차를 위반한 날치기 기소”로 규정하면서 감찰에 나서겠다고 한 것이다. 우선 감찰 대상은 송경호와 고형곤이겠지만 직접 명령을 내린 윤석열도 충분히 검찰 대상이 될 수 있다.

물론 윤석열은 ‘관행적으로 있었던 일’이라는 입장인데 검찰청법의 규정과 절차를 따지면 감찰과 처벌의 대상이 되는 것이 가능한 상황이 되었다.

한 마디로 윤석열의 몰락은 이제 시간문제라고 보여진다. 그야말로 그는 ‘X된 것’이다.

9.
또 한 가지 흥미로운 사실은 현재 법무부의 감찰 담당관으로 새롭게 임명된 인물이 박은정 검사라는 점이다.

박은정 검사는 과거 나경원의 남편 김재호 판사의 기소청탁 사실을 주진우를 위해 증언해 준 검사이다. 김재호 판사는 나경원의 자위대 기념식 참가 관련해서 악플을 단 네티즌들을 직접 손 봐 주기 위해 검찰에 ‘기소청탁’을 했고, 해당 청탁이 인정되었던 적이 있었다.

이는 ‘나는 꼼수다’에서 밝혀 졌는데 이 사실을 최초 밝혔던 주진우 기자는 그 때문에 고소를 당해 유죄판결을 받을 위험할 처지에 놓였는데 현직 검사였던 박은정 검사가 사실관계를 증언해 주어서 주진우는 유죄를 면했고, 이후 박은정 검사는 ‘조직의 배신자’라는 낙인이 찍혀서 힘든 시기를 겪어야만 했다.

10.
그 박은정 검사가 이번에 신임 법무부 감찰 담당관으로 와서 윤석열과 그 졸개들에 대한 감찰 업무를 맡게 된 것이다. ‘킬빌’도 아니고 너무 드라마틱한 상황 아닌가?

왜 정의로운 검사는 주로 여검사들만 보이는 것인지?’
남자 검사들도 좀 더 분발하기를 바란다.

11.
가십거리이지만 윤석열이 표창장 수사 인력을 충원하기 위해 전국 각지의 칼잡이 검사들을 차출했다. 그 중에 순천에서 온 검사가 한명이 오피스텔에서 ‘성매매’를 하다가 경찰의 단속에 걸렸다. 그 과정에서 자기 직업도 숨기려고 했고, 난리도 아니었나 보다.

그 칼잡이는 현재 경찰의 추가조사를 위한 출석요구에 응하지 않고 있다. 이거야 말로 현행범으로 걸린 확실한 피의자 신분인데 검찰은 왜 모른 척 하는 것일까?

부끄러운 줄 알아야지….

12.
이제 윤석열이 마지막으로 기댈 수단은 4.15 총선의 결과일 것이다.

적극적으로 선거에 개입해서 민주당 후보들은 그 어떤 고발에도 기소를 할 것이고, 자유한국당 후보들의 (지난 패스트트랙 폭력사태처럼) 불법은 모른 척 할 것이다.

그가 바라는 마지막 역전의 수단은 자유한국당이 총선에 이겨서 지난 번 통과된 검찰개혁법안을 되돌리거나 혹은 누더기로 만드는 방법밖에 없다고 생각할 것이다.

때문에 이 싸움은 아직 끝나지 않았다.

되돌리기 힘든 완전한 검찰개혁의 시작과 윤석열의 몰락은 총선 이후에 비로소 시작할 수 있다. 그 순간이 올 때 까지는 결코 방심해서는 안 된다.

 

게시판 댓글로 이동-->사면초가 윤석열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