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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명 완벽 정리.. '더 이상적인 대안 없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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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파명 완벽 정리.. '더 이상적인 대안 없어'
  • 딴지 USA
  • 승인 2020.01.22 13: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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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르무즈

1. 이라크 파병과는 맥락이 다르다. 전장에서 함께 피흘리자는 개념보다는 burden sharing 성격이 크다. 미국의 중동석유의존도가 현저히 낮아지는 상황에서 트럼프 대통령의 인식은 미 5함대가 페르시안 걸프에서 막대한 돈을 쓰며 주둔하는 효용을 석유 수입국인 한중일 그리고 수출국인 사우디 등 걸프 산유국들이 무임승차로 누리고 있다고 보는 듯하다. 호르무즈 항행이 절실한 수출국 중 역내 반이란 산유왕정 3개국은 미국의 호위연합체에 참가한 반면, 주요 석유 수입국 중 한국, 일본, 인도 등 이란과의 관계를 고려해야 하는 나라들은 대안을 택한 모양새다.

2. 트럼프 대통령의 JCPoA 일방적 파기 이후 상황이 급작스럽게 악화되면서 평온했던 바다가 전장처럼 되고 자칫 분쟁에 휘말릴 수 있다는 점에서 당혹스럽고 불편하긴 하지만 어쩌겠는가? 비용분담을 요구하는 미국의 입장을 무시할 수는 없는 처지니. 한미동맹이라는 우리 안보의 기축은 여전히 중요하며 정책결정의 주요변수다. 이란 문제로 미국과 각을 세우는 독일 프랑스조차도 (유럽의 독자 유닛을 구성) 안전항행 작전에 나서겠다고 할만큼 동맹국들에 대한 미국의 압박은 거셌다. 우리만의 문제는 아니다.

3. 연말연초 한껏 치달아오르던 충돌 분위기는 일단 정체 국면이고, 국가 대 국가의 전면전은 미 이란 양국 모두 원하지 않는 상황이라 관리가능 하리라고 본다.

4. 이란 입장에서는 미국이 주도하는 호위연합체 참가국 (영국 등 유럽국 일부와 사우디, UAE, 바레인 + 이스라엘?) 에 대한 비난 기조가 일순위일 것이고 그 다음이 독일, 프랑스 등 유럽 독자 감시작전 단위 (프랑스와 독일간 이견이 있어서 시간이 걸릴듯) 및 독자적으로 국별 안전항행호위 작전에 나선 일본, 한국, 인도 정도를 비판하겠지.

5. 일단 이란이 직접 우리 군함을 먼저 타격할 가능성은 그리 높지 않다. 다만 우리 민간 선박은 조심해야할 필요가 있다. 여러 국가가 이번 사안에 연계되어 있지만 한국이 갖는 의미와 상징성이 독특하기 때문이다. 만에 하나 이란이 공격적 대응에 나선다면 호르무즈 안쪽 이란 영해 수역인 서부통항분리대 50마일 (폭 3마일) 구간에서 무해통항권의 연안국 권리 (사전공표, 무차별, 일정수역내 일시정지) 를 주장하며 우리 상선이나 유조선 등의 항적을 트집잡아 배를 세우고 검색, 심하면 일정기간 나포도 가능하다고 본다. 상황이 발생하면 오만 해역 등에 있을 우리 청해부대가 이란 영해내로 들어가야 할텐데 이때의 작전계획 및 전방위적 외교노력이 치밀해야 할듯.

6. 실질적 위험요인은 다른 데 있다. 친이란 민병대 및 반군등이 진한 이라크, 레바논, 예멘... 특히 이라크 등지에서 미국 동맹국에 대한 공격 가능성이다. 자기들을 키우고 이끌었던 솔레이마니가 죽은데 대한 보복 가능성은 상존한다. 미군이나 미국인의 사망사건이라도 나면 상황은 완전히 뒤집힐 수 있다. 이라크 등에서 각별히 우리 국민과 시설에 대한 방호수준이 높아져야 할 거고 당연히 정부는 그렇게 대응하고 있을거다. 이 점이 신경쓰인다.

7. 일본은 아베와 외상 등이 나서서 이란에게 설명하고 하는데 왜 우리는 소극적인가 하는 비판은 적절치 않다. 적어도 이란 문제에 대해 미국은 일본에 약간의 빚이 있다.

7.1 아베 총리 선대와 하메네이의 개인적 관계뿐 아니라 2011년 제재 강화때 일본은 아자데간 유전 버리고 나와야했고, 이후 동일본 대지진때 일본의 전력 수급에 어려움이 생기면서 미국은 일본의 이란산 석유 감축이 가져온 여파에 대해 일정부분 부담이 있었다.

7.2. 무엇보다 5년전 일본의 구호활동가 고토 겐지 및 언론인 한명이 IS에게 붙잡혀 참수당하면서 중동평화 관련 일본의 이미지는 앵글로색슨과 일체화되는 경험을 했다. 당시 아베총리는 자국민이 IS에 피랍되어 있는 상황에서 이스라엘, 이집트, 요르단을 순방하며 IS 격퇴기금 1억불을 커미트했었고, IS는 이에 대응하며 몸값 1억불을 요구하다가 결국 참수했다. 이 때까지 앵글로색슨 영국과 미국인 외에 IS가 참수 동영상을 공개했던 적은 없었다. 일본은 자연스럽게 대테러 및 중동평화의 주역을 자임하며 부상했다. 우리가 그럴 수 있을까? 어떻든 일본이 미국 이란의 중재역을 자임하는 배경이다. 우리와는 사뭇 다르다. 당시 글 아래 참조.

https://www.facebook.com/innamsik/posts/1264550183589791

일단 우리는 일본처럼 정상급 외교를 가동하지 않았지만, 다양한 층위에서 이란과의 대화채널을 유지해왔다. 실제로 한국에 대한 이란국민들의 친밀감은 각별하다. 현실이 녹록지 않지만 일본과는 다르게 이란에 대한 학술 문화 등 전방위 공공외교 시동을 걸어야 할 듯 하다.

8. 결론은 한미동맹 및 분단관리의 쟁점이 어느정도의 무게로 평가되는지는 잘 모르지만, 정황상 이 이상의 다른 대안이 있었을까?

9. 위험은 상존한다. 모든 정책 선택에는 득과 실이 있고. 여기까지 고민끝에 합리적 선택을 했다해도 앞으로 돌발상황 관리가 중요하다. 이제부터 바짝 긴장해야 할 일임에는 틀림없으니...

쓰고보니 당연한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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