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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씨가 진짜 예수를 제대로 믿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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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재용씨가 진짜 예수를 제대로 믿었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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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1.03.09 02: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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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한국 경제 (https://www.hankyung.com/life/article/2021030688977)

내가 예수를 믿고나서 가장 먼저 한일은 지금까지 지은 '죄'에 대한 참회였다. 중고딩 시절 친구를 때리고, 돈을 빼앗으며, 철없이 여친들과 잠자리를 가지곤 했었다.

이전에도 간혹 교회를 다니긴 했으나 고딩때 이르러 비로서 진정으로 예수를 믿고 신앙생활을 시작했다.

그때 내가 가장 먼저한 일은 친구들에게 지난 과오에 대한 용서를 구하는 것이었다. 지금까지 돈을 빼앗은 친구들을 찾아가 그동안 빼앗은 돈을 그대로 돌려주었고, 이태껏 욕하고 때려서 미안하다고 빵셔틀처럼 부려먹어서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죄하며 눈물로 용서를 빌었다.

또한 오로지 나의 성적 쾌락만을 충족시키기 위해 함부로 만나던 당시 속된말로 소위 '후다' 또는 '깔'이라고 불리던 여친들도 모두 정리했는데 전도한답시고 같이 교회다니자고 하니까 저절로 정리가 되었다.

나는 계속 반추했다. 나로인해 고통받고 상처받은 친구가 더 있었는지 말이다. 신앙적 표현을 빌리자면 성령께서 이렇게 행하라고 감동을 주셨기 때문이라고 고백하고싶다.

신기하게도 교회에 가서 예배를 드릴때마다 그동안 내가 괴롭혔던 녀석들의 얼굴이 떠올랐다. 기도할때도, 찬송할때도 계속 떠올랐다. 그리고 자꾸만 머릿속에 드라마처럼 연상이 되었다. 그때 내가 때린 사람은 친구가 아니라 예수님이셨음을, 욕을 한 대상도, 주먹을 날린 얼굴도 모두가 그분이셨음이 너무나도 생생히 떠올랐다.

그래서 심지어 국민학교때 짝꿍의 지갑에서 돈을 훔친 기억까지 떠올라 그날 바로 졸업앨범을 뒤지고 수소문한뒤 그 친구한테 연락해 돈을 갚겠다고, 그때 내가 정말 잘못했다고 진심으로 사과했다.

그렇게 신학교에 가고 목사가 되기까지 혹시 나와 관련된 허물과 잘못으로인해 고통받고 상처받은 사람이 있었는지, 혹은 내가 기억하지 못한 사람이 있을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최대한 기회가 닿을때마다 나와 과거에 관련된 사람들을 만날때마다 수시로 확인하고 용서를 구하며 참회하려고 노력했다. 그들에게 너무나 미안했기 때문이다.

그리고 절대로 학창시절 철없이 놀면서 친구들 돈이나 뺏고, 때렸던 일들을 교회에서 무용담처럼 간증하지 않았다. 내 부끄러운 학창시절이 소위 은혜롭게 보이기 위해 어디가서 특히 공적인 자리에서 과거의 일들을 가급적 입밖에 꺼내지 않았다.

이것이 내게는 치기어린 어린시절의 추억일지 몰라도 그 당시 내게 괴롭힘을 당했던 친구들에게는 그 일들이 아픔과 상처로 남았을 수 있었기 때문이었다. 이렇게 내가 고딩때 예수님을 믿고 깨달은 '회개'와 '참회'란 것은 바로 이런 것이었다.

'회개'란 결코, 입으로만 하는 것이 아니라 행동으로 하는 것이며 누군가에게 잘못한 일이 있다면 그것은 하나님께만 하는 것이 아니라 평생 그 사람에게 범한 죄에 대한 과오를 반성하며 사는 것이다. 그리고 그 상대가 이만하면 되었다고, 이제 괜찮다고 할때까지, 진정으로 나를 용서해줄 때까지 끝까지 최선을 다해야만 하는 것이다. 나는 이것이 진짜 '참회'의 모습라고 생각한다.

전두환의 차남이 목사가 된다는 소식을 들었다. 나는 그가 단순히 '전두환'의 아들이라는 이유로 마치 연좌제처럼 그를 정죄하려는 것이 아니다.

그동안 그는 아버지덕에 호화스러운 생활을 영위해 왔다. 치매걸렸다면서 골프는 말짱하게 잘 치는 아버지로부터 무려 국민주택채권 167억여원을 증여받은 뒤 세금 71억여원을 포탈한 혐의로 감옥에 갔는데 채권을 관리할때 노숙인 명의를 도용하는 등의 치밀함을 보이는 악질적인 범죄를 저질렀다.

그러나 나는 지금까지 전재용씨가 자신의 잘못을 뉘우치며 돈을 다시 토해냈다는 이야기를 단 한번도 들어본적이 없다. 그가 진정 예수를 제대로 믿었다면 자신의 잘못은 물론이거니와 자신의 아버지가 과거에 저지른 범죄로 학살당한 광주시민들께 지금이라도 대신 사죄하고 참회하는것이 우선이다.

'교회'는 어떠한 죄인이라도, 온갖 더럽고 추한 죄인이라도 환영한다. 그리고 그러한 죄인들이 와서, 도찐개찐인 인생들이 예수님의 십자가 보혈과 구속의 은혜로 죄사함받고 새사람으로 거듭나는 곳이다. 그래서 과거의 죄를 뉘우치고 참회하며 진정 이타적 삶을 살아가도록 하는 곳이다.

그러나 '목사'는 어떠한 죄인이라도 함부로 해서는 안되는 성직이다. 과거의 잘못과 허물에 대해 제대로된 반성과 사과도 없이 개나 소나 함부로 목사안수를 줌으로 말미암아 지금까지 얼마나 많은 개신교 목사들이 사회적 물의를 일으켰는가? 이근안은 어떻고 서세원은 어떠했나?

그래도 염치와 분수를 아는 눈치 빠삭한 전재용씨의 아내가 그가 목사가 되는것을 극구 말렸다고하는데 예나 지금이나 아내 말 잘들으면 중간은 간다는 진리가 여기서도 빛을 발휘하는것 같다.

전재용씨가 진짜 예수를 제대로 믿었다면 극동방송에 나가 목사된다고 간증하기전에 자신의 잘못으로인한 결과를 행함으로 뉘우치고, 가장 먼저 자기 아버지로 인해 고통받고 상처받은 이들부터 눈에 들어왔어야 정상인 것이다.

목사가 되기전에 전재용씨에게 아래의 성경을 꼭 읽어 보라고 권하고 싶다. 구약의 '느헤미야'라는 사람이 어떻게 자기 윗세대의 잘못을 대신 회개하고 참회하는지 말이다.

"주는 귀를 기울이시며 눈을 여시사 종의 기도를 들으시옵소서 나와 나의 아비 집이 범죄하여 주를 향하여 심히 악을 행하여 주의 종 모세에게 주께서 명하신 계명과 율례와 규례를 지키지 아니하였나이다." (느헤미야 1장 6~7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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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디모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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