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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윤석열 총장, 조영곤 검사장의 전철 밟지 마셔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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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은정 검사, '윤석열 총장, 조영곤 검사장의 전철 밟지 마셔야..'
  • 딴지 USA
  • 승인 2021.03.04 05: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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차장님은 직무이전지시 권한이 없으니

차장님 지시서 말고

총장님의 직무이전 지시 서면을 가져오지 않으면

내가 조사한 사건 기록을 내어줄 수 없다고...

아직 내 사건이라고

버티다가

'검찰총장 윤석열'

그 서면 앞에 더 이상 버틸 수가 없었습니다.

아팠지요.

결국 이렇게 될 거라는 건 알았지만,

그래도, 혹시나..

우리 총장님이 그러지는 않으셔야 하는데...

했거든요.

이제 지났으니 하는 말이지만,

수사관, 실무관 없이

혼자 일했습니다.

누굴 조사할지, 어디서 무엇을 찾을지

혼자 고민했고,

조사는 다 제가 했고,

혼자 분석하고 정리하고...,

그런데, 정작 자료 협조 요청 공문을 보낼 때는

제 이름으로 할 수 없어

이유를 구구절절 설명하며

공문을 보내 달라고 부탁해야 했지요.

검찰에서 저주 받을 조사이니

혼자 감당해야 할 제 몫이었습니다.

결국은 이렇게 직무배제되어

제 손을 떠날 사건이란 건 잘 알고 있었습니다.

직무배제를 염두에 두고

직무대리 발령 요청과 거부되는 과정도

사건기록에 남겼습니다.

2. 26. 어렵게 수사권을 부여 받은 후

위기감을 느낀 지휘부가 바로 직무이전지시할 수 있으니

조사결과 보고서도 26.자로 정리하여 법무부에 보고하고,

입건하겠다는 인지서를 바로 결재 올렸지요.

결국 배제되겠지만,

제 사건일 때 조사결과를 정리하여 기록에 편철할 수 있을 테니

저에게 남은 시간이 얼마 없을 거란 걸 알았으니까요.

이 사건이 어떤 의미인데,

총장님이 내버려두시겠습니까.

예상대로 반려되어

지난 토요일

총장님과 차장님께 다음과 같은 메일을 보냈습니다.

"지난 26. 어렵게 중앙지검 겸직 발령을 받게 되었습니다.

지난 몇 달 간, 직접 조사해온 모해위증 교사 민원 사건의 공소시효가 임박하였기에

수사 전환하겠다는 인지서와 조사경과 보고서를 올렸지요.

쉬이 허락될 리 없다는 걸 잘 알고 있었습니다.

과거 특수통들의 무리한 수사를 입건하겠다는 취지이고,

특수통 총장님이 매우 아끼는 후배로 널리 알려진 검사가 직접적으로 관련되어 있는데,

쉬이 결재 날 리 있겠습니까?

그럼에도 소망하는 마음으로 결재 올렸습니다.

총장님이 신년사에서 강조한 '공정한 검찰', '국민의 검찰', '인권 검찰'을 위해서는

읍참마속할 의무가 총장님과 차장님에게 있으니까요"

차장님 명의의 지시서와 거듭된 반려에

검찰청법 제7조의2 직무이전권은 검찰총장의 권한으로 차장에게 권한이 없고,

역사에 책임지는 자세로 정정당당하게 지휘해달라고

검찰총장실에 다시 동일한 결재서류를 보내어

'검찰총장 윤석열' 명의의 서면을 어렵게 받았습니다.

조영곤 검사장님의 전철을 밟지 마시라고

부탁드렸습니다만,

그 길로 가시는

총장님의 뒷모습을 아프게 봅니다.

앞으로도 제게 결코 허락될 리 없는

내부에 대한 수사와 감찰이지요.

공복인 제가

제 밥값을 어떻게 해야 할지 고민하고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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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임은정 검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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