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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성범죄 피해자들을 쉽게 비난하지 마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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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회자 성범죄 피해자들을 쉽게 비난하지 마세요
  • 딴지 USA
  • 승인 2021.02.25 03:2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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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 목사에게 피해당한 성범죄 피해자들에게 처음부터 가해자를 고소해서 법대로 할것이지 왜 지금까지 가만히 있었냐고 비난하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나 태어나서 경찰서 한번 가보지 못한 이십대 여성이 제발로 경찰서 가서 고소한다는게 말처럼 그리 쉬운일이 아닙니다.

한번 재판이 시작되면 기본 최하 2년이상의 기간은 염두해 두고 들어가야합니다. 그 기간동안 피해여성은 수백만원 이상이 드는 변호사 선임비용을 스스로 마련해야하며 변호사를 만나 피해사실을 호소하고 법적인 대응을 준비해야합니다.

이 과정중에 학생인 경우 학업중에 법원을 다녀야하고, 직장인일 경우 휴가를 내서 법원에 가야합니다. 자신이 성범죄 피해로 재판하고 있으니 학교와 직장에서 빼달라고 할수 있겠습니까?

뿐만 아니라 오랜세월 자신의 영적 멘토로 존경하는 성직자였던 '목사'라는 대상에게 받은 상처와 고통은 이뤄말할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심적 트라우마를 안겨줍니다.

여기에 엎친데 덮친격으로 한때 교회에서 가깝게 지냈던 사람들이 자기들 목사님 지키겠다며 사실확인도 없이 억울하다는 목사측 주장만을 일방적으로 맹신하여 피해여성들을 이단과 꽃뱀으로 매도해 괴롭히기도 합니다.

피해여성은 이러한 총체적인 난관에 놓여 환경적, 정신적 고립이된 상태에서 어디서부터 어떻게 무엇을 시작해야될지 전혀 모를수 밖에 없습니다.

만약 가족과 지인 또는 곁을 지켜줄수 있는 이들이 함께 있다면 그나마 다행이지만 아무도 없는 경우 피해자는 이 길고 외로운 싸움을 의지할데 없이 홀로 힘겹게 싸워나가야만 합니다.

그래서 섣불리 나서지 못하는 것입니다. 자신이 직접 고소하든, 타인이 대신 고발하든 이것이 법적으로 진행되는 순간 잊고싶은 기억을 정기적으로 마주해야되는 상황이 발생하기 때문입니다. 성범죄의 특성상 증거도 증인도 입증하기 힘들기 때문에 피해사실을 진술하려면 자신이 당한 당시의 범죄상황을 반복적으로 회상해야합니다.

그래서 피해자는 가해자가 처벌되기 원하지만 그 보다 이러한 상황자체에서 벗어나고 싶은 충동이 올라오는 것입니다. 때문에 종종 피해자가 재발방지를 위한 대의적 목적으로 단단히 마음먹고 법적소송을 진행하다가도 도중에 중단하는 경우가 발생하며 애시당초 법적대응에 대해 주저하게 되는 것입니다.

피해자들의 호소는 가해 목사에 대한 서운한 마음으로 그저 앙심을 품고 벌이고 있는 사사로운 복수나, 가해 목사의 목회적 경륜부족으로 발생한 연약함과 불찰이 아닙니다. 명백한 성범죄에 대한 피해사실을 주장하고 있는 것입니다.

이러한 피해자의 상황을 세밀히 인지하지 못한채 어떤 이들은 피해자들을 함부로 속단하여 아둔하고 답답하다며 처음부터 법적으로 고소하지 왜 가만히 있었냐고 비난하는것은 너무 가혹하고 잔인한 것입니다.

저희 대리인들은 최대한 피해자들이 원하는 방식과 의견을 반영하여 대리합니다. 피해자들을 부추기거나 강요할수도 없습니다. 저희는 피해자들이 취할수 있는 다양한 옵션을 알려주며 그 선택 이후 맞닥들이게될 상황에 대해 언지해주고 가이드해주는 것입니다. 무엇보다 피해자들 곁에서 함께 연대하여 힘이 되어주는것이 저희 역할입니다.

현재 저를 포함한 성범죄 피해 대리업무를 맡아 진행하고 있는 목사님들은 그 어떤 일체의 사례도 받지않고 있습니다. 그러나 언제나 그래왔듯이 가해자측을 옹호하는 자들은 저희와 피해자들이 다른 불순한 의도로 이런 일을 벌이고 있다는 식의 언플을 해왔기 때문에 이에 대한 입장을 분명히 밝히는 바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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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디모데 목사
By 김디모데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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