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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납치해서 그린 거 아니세요? <순정 히포크라테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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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1-09-11 13:45:32  |   조회: 33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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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 납치해서 그린 거 아니세요? <순정 히포크라테스>의대생 납치해서 그린 거 아니세요? <순정 히포크라테스>

 

유려한 정통 순정 만화 작화로 거하게 약이라도 한 사발 들이키지 않고서는 나오기 힘든 개그를 빵빵 터트려주는 그 만화가. 골드키위새의 신작, <순정 히포크라테스>다.

 

물론 골드키위새 작가는 범접할 수 없는 개그물에 탁월한 재능을 보이긴 해도 개그 전문 작가는 아니다. 물론 후기 요정도 아니다. (물론 후기 만화에서 우리집 새새끼로 훌륭한 반려 동물 경고 만화를 그린 전적이 있긴 하다.) 골드키위새의 전작인 <메지나>는 개그는 무슨,  (좋은 의미에서!) 웃기도 힘든 괴로운 웹툰이었다. 각설하고, <우리집 새새끼>, <죽어도 좋아>등으로 다음 웹툰 개그계에 족적을 쌓은 그 작가의 신작 <순정 히포크라테스>는 바로……제목에서 짐작할 수 있듯, 의대생 만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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히포크라테스는 누구인가? 흔히들 알고 있는 <히포크라테스 선서>의 그 히포크라테스다. 기원전 4세기, 페리클레스 시대 의사로 의학사의 가장 중요한 인물 중 하나인 그는 고대 그리스의 의학을 혁명적으로 바꾸었으며, 마술과 철학에서 의학을 분리해내어 의사라는 직업을 만들었다. 고 위키백과에 기재되어있다. 그렇다면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무엇인가? 본래의 히포크라테스 선서는 BC5세기경 히포크라테스 학파에 의해 만들어진 혁명적인 개혁선언이었으며, 후대에 전해 져내려와 의사로서 지켜야 할 전문 직업성과 의료 윤리의 기초를 이루게 된 것이다. 시대가 바뀜에 따라 문구도 조항도 바뀌었다. 의과대학 졸업 시 흰 가운을 입고 졸업식장에서 읊는 히포크라테스 선서. 

 

(이제 의업에 종사할 허락을 받음에 ) 1. 나의 생애를 인류 봉사에 바칠 것을 엄숙히 서약하노라. 2. 나의 은사에게 대하여 존경과 감사를 드리겠노라. 3. 나의 양심과 품위를 가지고 의술을 베풀겠노라. 4. 나는 환자의 건강과 생명을 첫째로 생각하겠노라. 5. 나는 환자가 나에게 알려준 모든 것에 대하여 비밀을 지키겠노라. 6. 나는 의업의 고귀한 전통과 명예를 유지하겠노라. 7. 나는 동업자를 형제처럼 여기겠노라. 8. 나는 인종, 종교, 국적, 정당관계 또는 사회적 지위 여하를 초월하여 오직 환자에 대한 나의 의무를 지키겠노라. 9. 나는 인간의 생명을 그 수태된 때로부터 더 없이 존중하겠노라. 10. 나는 비록 위협을 당할 지라도 나의 지식을 안도에 어긋나게 쓰지 않겠노라. 11. 나는 자유의사로서 나의 명예를 걸고 위의 서약을 하노라.

 

가슴 울리는 문구와 위대한 위인의 이름 앞에 순정이라. 사실 의대, 하면 자연스레 떠오르는 것 중 하나가 히포크라테스 선서이니 붙인 이름일……지도 모르지만 작가가 누군가. 바로 골드키위새 작가가 아니던가. 

 

 

작품 내부로 들어가볼까. <돌아왔다. 대학교로.> 독백으로 1화 도입부를 장식한 주인공의 이름은 <장준혁>. 뒤이어 나오는 설명은 이러하다. 메가히트작이 된 의료드라마, 하얀거탑. 피도 눈물도 없는 외과의사 장준혁과 같은 이름을 가진 우리의 장준혁은 당연한 귀결로 입시 원서를 쓸 때까지 주위에서 끊임없이 "의대에 가라!" 라는 괴롭힘을 당했다. 고 한다. 의대에 갈 성적도, 가고 싶은 마음도 충분했지만 <장준혁이라는 이름으로 의대에 가서 예과 본과 인턴 레지턴트 전문의 과정을 밟는 게 당시엔 너무나 소름돋았>던 주인공은 결국……공대에 가게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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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대생 장준역의 어리둥절 4년!

 

 

꿈같은 대학생활을 보내다 대학원까지 가고 난 뒤에야 자신이 기계를 싫어한다는 사실을 깨달은 장준혁은……대학원을 그만 두고 군대에 간다. 수능을 다시 쳐, 의대에 합격한 후에. 그리고 학교에 돌아오니 자신은 스물 일곱, 스무살 푸릇한 신입생들 사이의 스물 일곱……. 장준혁이 스무살이었을 때 13살이었던 친구들을 보며 꼴불견짓만 피하자고 다짐하는 장준혁. 이 바로 1화의 내용이다. 놀랍게도 정말 이 많은 내용들이 1화에 다 들어있다. 과연, 관록의 골드키위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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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줍은 등장과 달리 똑부러지는 대응으로 독자들의 인기를 한몸에 받은 보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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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돌이랑 친해지는 방법 포함, 참으로 다양한 지식을 보유하신 사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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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젠간 정이 가겠지, 하지만 지금은 아니다…유바로.>

 

 

의과대학의 장준혁 이외에도 <순정 히포크라테스>에는 다양한 인물들이 등장한다. 절묘한 인간관계를 섬세하게 묘사해내던 골드키위새 답게 이런 다채로운 인물들로 어떤 상황을, 어떤 관계를 엮어낼 지. 골드키위새 작가의 작품을 읽으며 스토리를 예측하는 것은 이미 포기했다. 장준혁 이외에도 (어쩐지 개인적으로 세일러문의 모 캐릭터가 자꾸만 생각나는) 보듬이와, 보듬이를 좋아한다는 유바로. 유바로와 함께하는 외자이름의 사해(엄밀히 따지자면 사해는 호수지만!). 이외에도 다양한 인간군상이 등장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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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작가들 중 미대 출신 비율이 많기 때문일까? 미대 입시와 미대생이 주로 나온다고 생각했던 시절이 있었다. 그러나 돌이켜보면 로맨스릴러 캠퍼스물의 대명사인 <치즈인더트랩>도 미대가 아닌 경영대였고, 대학생활 웹툰에서 캐릭터의 전공이 작품 스토리를 움직이지 않는 경우도 많았다. 공대생 개그와 의대생 개그가 난무하는 순정 히포크라테스를 보면 네이버 웹툰의 <공대생너무만화>가 생각나기도 하는데, 이런 웹툰들의 특징은 작품을 완성해주는 독자들의 덧글이다. 바로 누구보다 해당 웹툰을 읽으며 '웃퍼하는' 해당 전공 당사자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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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대생을 납치한거냐, 주변인 중에 의대생이나 공대생이 있는 거냐, 가족이나 애인이 의대생인거냐……이외에도 각종 보건 전공 학생들의 간증. 뼈있는 안주를 의대생과 먹지 마시오……작품 속 등장하는 의대 내 은어 (ex:야마) 역시 덧글을 찾아보면 모두 나와있다. 자문에 공대생 A, 의대생 C가 있는 걸 보면 해당 전공자들에게 검수를 받았다는 건데……검수를 받는다고 이런 압도적인 퀄리티가 나올 수 있는 것인지. 자기 전공이 아닌 타 전공 개그를 이렇게 찰지게 스토리에 녹여내는 건 분명 어려운 일일텐데도 골드키위새 작가님이 그걸 해냅니다. 결론. 의대에 겁먹지 말고 시작해보자, 믿고 보는 골드키위새. <순정 히포크라테스>. 작가 피셜 줄임명은 순히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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