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정치/시사
"너희도 완장 차고 앞줄에 서!!"
 회원_985473
 2022-05-24 09:29:53  |   조회: 157
첨부파일 : -

-- "너희도 완장 차고 앞줄에 서!!" --

윤석열과 바이든이 회담중이라고 하는데, 정말 걱정스러운 눈으로 바라보고 있다.

반도체가 이번 방한, 회담의 최가중치를 둔 주제가 돼 있는데 그 이유는 당연히 중국에 반도체 공급을 끊겠다는 미국의 의도에 의한 것이다.

미국은 자기 나라를 넘어설 만큼 빨리 성장하는 중국을 누르고 싶어하고 제동을 걸고 싶어하지만, 그냥 막 찍어 누르면 모냥이 안 좋으니까 자꾸 그 주변에 있는 나라들을 끌어들이려 하는 것이고 그게 IPEF이다.

반도체는 산업의 "쌀"이라고 부르며 4차산업 혁명시대에 계속해서 그 의미가 더 커지고 있다. 바이든은 반도체 생산국인 대만과 한국을 동원해, 중국에 산업의 쌀인 반도체 공급을 끊어서, 서서히 중국 산업을 도태시키고 싶어하는 것이다.

"경제안보"라는 말은 그저 그렇게 읽을 뿐, 속뜻은 미국 중심 경제 블록에 붙어서 중국에 반도체 공급을 끊고 같이 쟤네 조지자라는 뜻이다.

문제는 한국의 반도체 현실이 어떠냐면, 기술은 미국꺼고 시장은 중국이란 점이다. 퀄컴 등 미국 기업의 기술이 아니면 한국이 반도체를 못 만드는데 그걸 생산하면 60%를 중국이 사 준다는 점이다. 삼성전자의 어마어마한 영업이익 실적은 과반이 중국 시장에서 나온다.

정리하자면 IPEF는 이런 딜레마의 문제이다.

우리가 만약 미국에 붙으면 기술은 보장받고 시장을 잃는다. 만약, IPEF를 거부해 중국에 붙으면? 반대로 시장은 건지겠지만 기술 보장이 끝날 것이다.

한국 입장에선 당연히 기술은 받아야 하고 물건 팔 시장은 보전해야 한다. 미국이 좋은 대로 중국 밥줄 끊기에 우리가 덩달아 완장 차고 날뛸 이유가 하나도 없다.

그런데, (여기서 잠깐.) 과연 중국에 반도체 공급을 완전히 끊는다는 것이 현실성 가능성은 있는 걸까? 그것도 절대 지금 될 일이 아니다. 왜냐 하면 벌써 애플 공장부터 중국에 있고 삼전 공장도 중국에 있다. 중국은 한국 미국뿐 아니라 TSMC 공장까지 세계 모든 공장들이 겁내 쌩쌩 다 돌아가고 있는 곳이다. 중국에서 OEM 체인망을 통해 모든 제품들이 생산돼서 그게 배 타고 미국에 건너가, 월마트에 깔리고 그래서 미국인들이 값싼 공산품을 쓸 수 있게 되는 것인데, 중국을 굶겨 죽이겠다는 건 그런 체인망을 붕괴시킨다는 뜻이다. 그 결과로 중국은 굶겠지만 미국 소비자들 역시 아우성이 나고 미국의 수퍼 IT기업들이 개박살나게 돼 있다. 다 같이 죽자는 것이다. 그러니 사실 당장 어떻게 할 일이 못돼고 시간이 많이 걸린다.

중국은 이 모든 걸 다 알고 있다. 사실 중국의 심경은, "어디 한번 그렇게 해보시든가." 라는 쪽이다.

단지 이런 IPEF의 과정에서 누가 제일 앞줄에 서 있는지, 누구는 그 뒷줄에 살짝 얼굴 가리고 할 수 없이 가 서는지 다 보겠다는 거다.

이거 제일 앞줄에 1빠로 설 나라가 어딘지는 바보라도 이미 다들 알고 있다. 일본이다. 중국의 사실상 적대국인 대만도 1빠 혹은 2빠에 선다. 근데 바이든은 한국도 이 줄 앞쪽에 각 세워서 딱 세우고 싶은 것이다. (왜? 반도체 주요 생산국이니까.)

일본 대만은 무조건 자기네 편이고 어장 속에 든 물고기니까 신경 많이 안 써도 완장 차고 자기들 뜻대로 잘 할 나라들이다. 그래서 바이든은 일본 대만이 아니라 한국부터 방문한 것이다. 근데 한국은 중국과 교역량이 너무 많기 때문에 티나게 반중 외치면 출혈이 엄청나게 크다는 거 미국도 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바이든은 한국에 확실히 해놓고 싶은 것이다. 너희도 완장 차고 앞에 서라고.

중국의 태도는 어떤가? 중국은 대만에 대해선 대놓고 으르렁거리고 협박을 한다. 뭐 IPEF? 죽고 싶니? 이렇게. 일본에 대해선 조금은 톤 다운해서 위협적인 경고를 한다. 그러나 한국에 대해선 그렇게 안 한다. 한국의 위치가 어떤지 잘 알기 때문에, 부드럽게 말할 뿐이다. "너희들, 그런거 안 할 꺼지?" 이런 식으로 간다는 것이다.

우리가 완장을 찰 이유는 정말로 하나도 없다. IPEF 가입은 피할 수 없지만, 앞줄에 서지 말라. 아주 길게 세월을 잡고 천천히 조금씩 하겠다고, 그렇게만 얘기해야 한다. 제정신인 모든 사람이 그렇게 생각할 것이다. 무엇보다 삼성전자 하이닉스를 비롯해 기업들도 바랄 것이다. 주력 수출 품목 60%를 수출하던 시장을 한방에 보내버린다는 건 그냥 경제 파탄으로 간다는 뜻이다.

다만, 윤석열과 지금 신임 참모들이 어떤 낡은 이념에 사로잡혀, "우리는 확실히 미국에 줄 섰어. 그리고 일본보다 대만보다 더 앞줄에 설 꺼야!!!!!" 이런 미친 소리를 질러댈까봐 걱정일 뿐이다. 정말로 저 이상한 사람들 중에, 그나마 제정신인 사람들이 조금이라도 있길 바랄 뿐이다. 여전히 걱정스럽다.

 

 

출처가기

2022-05-24 09:29:53
47.34.184.39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10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 정치/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