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정치/시사
더불어민주당의 갈 길, 설 자리
 회원_751379
 2021-06-11 03:00:38  |   조회: 125
첨부파일 : -

2020년 4월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이 180석을 차지했을 때, 국민들은, 이제 됐다, 환호했고, 안도하며, 기대했다. 그때 국민들이 지내본 게 있다. 180석, 그것이 치명적 식곤증을 유발하게 되리라는 것을, 국민들은 정말 상상도 해볼 수 없었다. 식곤증을 겨워하고, 겨워하고, 또 겨워하는 더불어민주당은 그대로 거대 NATO(No Action, Talk Only) 집단이 되었다. 국민들은 더불어민주당을 지탄했고, 심판했다(4.7보선).

그러자 더불어민주당은 느닷없이 행동(Action)에 돌입했다. 첫번째는 대통령에 덤벼, 역대 공직 후보자 가운데 가장 괜찮은 편이라 평가되던 박준영을 낙마시키는 전과를 올렸고, 두번째는 조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무자비하게 마구 문질러대, 조국으로 하여금 ‘나를 밟고 전진하시라’는 새로운 비명을 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그다음에 이어진 것이 단지 의혹만으로 12명 의원에게 극형을 내려, ‘열 명의 범인을 놓치더라도 한 명의 무고한 죄인을 만들지 말라’는 형사법의 대원칙을 묵사발 만드는 반사법적, 반민주적 쾌거를 이룩해냈다(12명 가운데 일부는 해당 관청이 나서서 그 무고함을 이미 석명해주었다).

*

「민주당 검찰개혁 특위 재가동한다…'검수완박' 다시 테이블 위로」 - 더불어민주당의 ‘행동’과 관련된 최근 보도 제목인데(6월 7일), ‘검수완박’이 ‘다시 테이블 위로’ 올라갔다고? 이건 무슨 자다 봉창 두들기는 소리인가? 언제였던가, ‘2021년 상반기 중에 검수완박 완성하겠다’는 서약서가 유행했던 적이 있었던 것 같은데, 그것은 어찌 되었는가? 아, 그건 단지 후원금 수금을 위한 미끼였던가? 아니, 그보다는 아직 ‘상반기’가 다 가지 않았으니까,인가? 그런데, 좀 물어볼게요.

*

180석 정당이 이토록 무력한 이유가 무엇인가요? 조중동과 검찰에 약점 잡혀 있기 때문이라는 풍문이 돌던데, 아무래도 구라 같은 그거, 사실인가요? 만일 그렇다면 당신들은 사실상 첩자잖아요? 그렇지 않은가요?

*

식곤증이 하도 치명적이기에, 국민들의 호된 심판이 그들의 NATO 때문이라는 것을 그들은 모른다. 알 수가 없다. 문재인 정권 최대 목표는 검찰개혁일 텐데, 2021년 6월 8일과 9일, 황운하의원이 거푸 올린 페이스북 고백을 한마디로 요약하자면, ‘검찰개혁 된 게 하나도 없다’가 될 듯하다. 거기 류근시인의 이런 댓글이 있다.

- 그런데 도대체 왜 안 하고 계신가요? 그걸 누가 지금 못 하게 막고 있는 건가요? 국회에서 그걸 막고 있는 자들이 누군지를 좀 알려주세요. 말만 무성하고 되는 게 없으니까 민주당이 국민들 마음에서 자꾸 멀어지고 있는 거 아닌가요?(6월 8일)

- 도대체 언제까지 이런 이야기를 들어야 하나요? 선수로 뽑아줬으면 그냥 싸우면 될 일이지 중계만 하고 있으며 어쩌자는 건가요? 하긴, 중계도 않고 싸우지도 않고 몸값만 부풀리는 자들도 넘쳐나고 있을 테니... 민주당은 망해도 의원 자리는 남을 테지요. 피를 토할 노릇입니다.(6월 9일)

울분에 찬 세월을 술과 라면으로 견뎌내고 있는 이 ‘전직 시인’의 질문에 대해, 더불어민주당, 당신들의 대답은 무엇인가요? 비장한 표정으로 검찰개혁하겠다면서 국회에 들어갔으면도 시인에게 찍 소리마저 내지 못한 채 된통 혼이나 나고 있는 황운하가 국회의원이 아니라 國害 甲蟲 같은데, 황운하, 당신 생각에는 어떠신가요? 아, 식곤증 때문에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구요? 아, 그러시군요.

*

문재인 시대 이전에도 임기를 채운 대표가 하나쯤 있기는 있었던 듯한데, 그러나 더불어민주당은 생체적 특징은 비대위 전문 정당이다. 더러는 한 해에 두번씩이나 비대위를 차렸던 적도 있는 듯하다. 줄기찬 분열로, 줄기차게 망하기를 되풀이했다. 그런 그들은 문재인 시대에서 임기를 꽉 채운 대표를 둘이나 배출했으니까, 그들로 봐서는, 문재인 덕분에, 극성세를 누렸다 할 수 있을 듯한데, 그러나 어찌하랴. 문재인의 그 시대가 끝나기도 전에, 그들은 비대위 전문 정당으로 면모를 재빨리 회복했다. 그들은 망하는 데 능하다. 망하는 데는 타짜라 해도 좋을 듯하다.

비관론이 비등해지고 있는 내년 대선을 두고, 이런 요행수가 이미 눈에 띈다 : 「문재인이 또 해줄 거야.」 이 기막힌 기대에는 개성, 금강산, 판문점이라는 구체적 로드 맵까지 곁들여져 있으니까 그들의 기대는 실로 컬러풀하기까지 하다. 그들의 요행수가 맞아들어갈 가능성, 없다 하기 어렵다. 그러나 그 요행수가, 대개의 요행수가 그런 것처럼, 남가일몽이 된다 해도 상관없다.

대선 다음 날 아침, 그들은 익숙한 표정으로 기자들 앞에 주르륵 서서 폴더 인사를 한 다음, ‘겸허한 마음으로 뼈를 깎는 반성’을 한고 나서, 또 하나의 비대위를 출범하면 되니까 말이다. 아, 중요한 식순 하나가 더 있다. 패인. 조국 때문에. ㅎ, 조국 때문에. 그래서 역사야 망가지든, 국민들이야 천 길 나락에 떨어지든, 그래도 그들은 세계 최강 특권을 누리는 대한민국 국회의원으로서는 작위는 변함이 없을 테니까 말이다.

*

날궂이삼아(여기 지금 비가 내리고 있다), 기왕 시작한 거, 몇 줄 더 적어보겠다(뻔히 싱거운 이야기, 괜히 길어져서 미안합니다).

명색 동지인 조국의 상처에 소금을 뿌려 마구 문질러댄 더불어민주당의 행투는 처음이 아니라, 그들에게는 유구하고, 연면한 전통과 같다. 조국보다 앞서 적들의 공격 대상이 되었던 손혜원이 적들의 융단 포화에 에워싸였을 때(2019년 1월 - 어느덧 모두 잊고 있지만, 그때 정말 굉장했다,ㅎ), 더불어민주당이 궁리해낸 대책은 ‘손혜원 털어내기’였고, 손혜원은 결국 자의 탈당 형식으로 자기 자신이 만들어 그만큼이나 일으켜 세운 그 당을 떠나야 했다.

조금 더 거슬러올라가면 노무현이 있다. 노무현이 적들의 포화로 말미암아 지지율이 20%대로 내려가자, 당시 여당인 열린우리당은 노무현에게 탈당을 요구했고, 관철시켰다. 아래에 탈당계가 있는데(아프다!), 그 뒷날 노무현은 이렇게 말한다 : 「내가 당에서 나올 이유가 어디 있어요. 사실상 쫓겨났지요.」

열린우리당의 노무현 가해는 그것으로 끝나지 않았다. ‘노무현 놀려먹기가 국민적 스포츠(유시민의 표현)’로 회자되고 있을 때, 노무현 덕분에 국회의원이 되고(탄돌이), 한자리씩 해먹은 사람들까지, 노무현의 수족 노릇을 하던 명색 측근들까지(노무현의 사위, 곽상언의 증언이 있었다), 노무현을 등졌다.

그런데 노무현이 기어코 죽임당하여, 온국민의 호곡 소리가 강산에 울려퍼지자 그들은 재빨리 ‘상주 노릇’을 자처하여 정치적 실익을 도모했다. 지금 노무현의 유덕을 기리는 사람들 가운데, 저쪽 사람들뿐 아니라, 이쪽 사람들 가운데 다수도 사실상 노무현 죽이기에 동참했다. 정치라는 게 그런 거라고? 모르겠다.

*

가련한 민초들에게는,

‘나 도둑’이라고 이름표 달고 도둑질하는 놈들보다,

‘나 도둑 아님’이라면서 뒷구멍으로 호박씨 까는 놈들이,

훨씬 더 밉다.

적에게 짓이겨져 만신창이가 된 동지를 위로는 해주지 못한 망정, 그 상처에 소금을 뿌려 야멸차게 문질러댄 당신들, 동지이기는커녕, 사람 같아 보이지도 않는다. 그를 그토록 짓이겨댄 놈은 융숭한 실세로서 대접하면서(그 사람을 향해 분노 표현이나마 한 적이 있었던가?), 어쨌거나 같은 옷 입은 동지에게는 그 짓을 해댈 수 있는 당신들. 지금 이 나라에는 단지 책 한 권이 회오리바람을 일으키고 있다. 그야말로 전대미문의 바람이다. 많은 사람이 아파하고, 분노하며, 운다. 당신들 눈에는 그 풍경이 보이지 않는가?

지랄, 지랄,

그 척박한 상상력으로 가능한 온갖 지랄 다 해댄 당신들,

다음번에 또 표 달라 하실 건가요?

그 표, 뭐에 쓴다 하실 건가요?

민초들이 또 속아 넘어가 줄까요?

아, 졸려 죽겠으니까 시끄럽게 하지 말고, 꺼지라고요?

아, 예. 알겠습니다.

어리석은 국민들이 또, 실수했습니다.

당신들을 그토록 비대하게 해준 거, 완전히 국민들 실수입니다.

반성하겠습니다.

국민들이 당신들을 국해 갑충이라 여기든 말든,

부디 편히,

아주 곤하게,

주무시라.

식곤증에는 잠이 약이나니~.

喝!

 

 

출처:https://www.facebook.com/permalink.php?story_fbid=1385287058522336&id=100011231642128

2021-06-11 03:00:38
97.93.156.118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 100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인기 정치/시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