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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복음서의 오클로스”(박태식) 논문요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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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11-28 03:53:59  |   조회: 19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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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클로스는 개역개정에서 “민중”, “군중”, “무리” 등으로 번역되었으며, 마태복음서에 50회, 마가복음서에 38회, 누가복음서에 41회, 요한복음서에 20회, 사도행전에 22회, 그리고 요한계시록에 4회 등. 총 175회가 나온다. 오클로스의 동의어인 라오스(백성)는 141회, 에트노스(이방 민족)는 162회인데, 그보다 많은 숫자다.

그러나 라오스와 에트노스에 비해 이 오클로스 연구는 민중신학자인 안병무와 괴팅겐 대학에서 “신약성서의 오클로스”로 박사학위를 받은 박태식 말고는 없다고 할 수 있다.(김진호를 추가로 들 수 있다)

안병무는 “예수와 오클로스”(한국신학연구소)에서 마가복음서의 오클로스를 경제적, 정치적, 종교적, 사회적으로 억압받고 고통당하는 이들로 정의하고, 이는 곧 ‘민중’과 일치하는 개념이며 민중(오클로스)이 바로 역사의 주체라고 한다.

반면에 소위 킷텔 사전(Theologisches Wörterbuch zum Neuen Testament)은 오클로스를 “그저 예수 주변에 맴돌며 그의 활동에 배경 구실을 하던 존재”라고 한다. 즉, 가치 중립적인 ‘사람들의 무리’라는 것이다.

정말 그런지 확인해 보기 위해 마가복음의 모든 용례를 살펴보고자 하는데, 다음과 같이 분류할 수 있다.

첫째, 메시아 비밀과 관련된 오클로스(3회, 4:36; 6:34; 7:33)

둘째, 음식 이야기의 오클로스(4회, 6:34; 8:2, 6*2)

셋째, 수난사화의 오클로스(4회, 14:43; 15:8, 11, 15)

넷째, 혼합양식의 오클로스(10회, 2:4; 3:32; 5:24, 27, 30, 31; 9:14, 15, 17, 25)

다섯째, 과부의 헌금 이야기의 오클로스(1회, 12:41)

여섯째, 요약문의 오클로스(5회, 2:13; 3:9; 4:1*2; 10:1)

일곱째, 예루살렘 활동기의 오클로스(4회, 11:18, 32; 12:12, 37)

여덟 번째, 도입문의 오클로스(4회, 3:20; 5:21; 8:1, 34)

아홉 번째, 논쟁사화에서 제자교육으로 넘어가는 중의 오클로스(2회, 7:14, 17)

열 번째, 여리고 치유 이야기의 오클로스(1회, 10:46)

해당 본문을 모두 살피면, 오클로스와 깊이 연계되어 있는 세 가지의 주제를 만나게 된다.

첫째, 오클로스의 운집: 오클로스의 일차적인 의미는 ‘예수 주변에 모여든 무리’이다. 그것을 표현하기 위해 쓰인 동사로는 “오다”, “따르다”, “모여들다”, “~를 부르다”, “~의 주변에 있다”, “~에게 달려오다” 등이 있고, 사용된 형용사로는 “모든”, “많은”, “매우 많은” 등이 있다.

둘째, 공간 설정: 오클로스와 관련된 두 번째 주제는 예수의 활동 장소와 지명으로, 모두 ‘공간’적인 개념들이다. 호숫가, 배, 집은 예수의 공개적인 활동 장소이며 오클로스는 그것을 목격했고, 가르침을 듣는다. 예루살렘 성전과 여리고에서 메시아 비밀이 벗겨지며, 3:7-8에서는 오클로스의 출신지에 대해 여러 지명이 언급된다.

셋째, 예수의 가르침: 마가복음에서 최소 11회는 예수 가르침의 청중으로 오클로스가 등장한다. 예수가 오클로스에게 가르침을 베푼다는 상황을 직접적으로 표현한 “가르치다”라는 동사는 5회 나오고(2:13; 4:1*2; 10:1; 11:18), 예수가 오클로스를 “불러서 말하다”라는 표현이 2회 나온다(7:14; 8:34).

따라서 다음과 같은 결론을 내릴 수 있다.

오클로스는 첫째, 예수의 공생애 동안 다양한 지역에서 많은 사람들이 모였는데, 마가는 그들을 ‘오클로스’로 표현했다. 둘째, 오클로스는 유대인과 이방인 사이의 구분을 없애고, 예수 활동의 보편성을 보여준다. 셋째, 예수는 무엇보다 오클로스를 가르쳤다. 넷째, 오클로스는 마가의 교회론의 핵심이다. 다섯째, 마태와 누가는 마가의 오클로스론을 수정했다.

여기서 다섯 번째 부분이 흥미로운데, 마태는 마가복음 3:31-35에서 예수의 참 가족이 오클로스라고 한 것을 “제자들”이라는 용어로 대치시켰다(마 12:46-50). 또한 누가는 마가복음 11-13장에서 예수의 참 메시아임이 선포되는 대상이 오클로스였다는 것을 “백성”으로 대치시켰다(눅 19:48; 20:6, 19, 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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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가에게 그리스도인 공동체란 무엇보다도 사람들이 모이는 곳이며, 여기에는 이방인과 유대인의 구별이 없고, 같이 모여 드리는 예배의 필수불가결한 요소는 예수의 가르침을 배우는 일이었다. 따라서 예수 공동체의 보편성이 희석되어서는 안 되고 그분의 가르침의 중요성이 약화되어서는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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