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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노니아
코로나와 두려움, 하루씩 버티게 하실 때
 회원_443734
 2020-11-05 05:18:50  |   조회: 19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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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200명이 넘던 우리 교회는 불과 8개월만에 1/4 규모로 줄었습니다. 요즘 '어떤 성도님이 또 떠난다/떠날 수 있다'는 사실을 알려 올 때면, 가슴이 철렁거립니다. 특히 사역을 감당하던 분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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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는 벌써 <담임목회>만 4번째입니다. 개척교회부터 부안군에서 가장 큰 교회까지, 한마디로 담임목사로서는 다양한 경험들을 했습니다. 또 외적 성장에서도 열매를 맺은 적도 많았습니다. 담임목사의 실무에 있어서는, 별 두려움도 없었습니다. 그러나 쿠웨이트에서 코로나를 겪는 지금은, 전혀 아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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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난 주에는 혈압도 최고도로 올라가고, 높은 혈압 때문에 한 주 내내 몸의 지침을 더욱 겪었습니다.

- 목사가 이렇게 믿음이 없나?

- 아니, 그러면, 교회가 이렇게 힘든데,

- 담임목사가 맘 편하면, 그게 믿음 좋은 건가?

- 이렇게 염려되는 건 당연한거 아냐?

( 나 스스로 중얼거렸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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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성도님들의 상황을 파악하려고 연락하다보면, 잠시 후 내가 <우울함>에 빠져 있습니다. 거의 모든 성도님이 힘들다 보니, 한 분 두 분 소식을 접하다 보면, 어느새 내 마음도 한없이 꺼져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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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지난 주에는 한 가정의 긴급한 기도요청이 있어서, 참 애가 많이 탔습니다.

- "A 집사님! 오늘 결과가 나왔나요?"

- "목사님! 하루 더 시간이 연기되었어요"

- "A 집사님! 오늘 드디어 어떻게 되었나요?"

- "목사님! 너무 두려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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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A 집사님 외에도, 정황상 염려되는 분들도 더 있어서, 그저 속만 타들어갔습니다. 깊은 한숨이 저절로 나오고, 기도하러 무릎을 꿇으면, 그저 눈만 감을 뿐, 별 간구도 나오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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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런데 그 A 집사님으로부터, 장문의 메시지가 왔습니다. 기막힌 한편의 드라마가 일어났었습니다. "목사님! 하나님이 하셨습니다. 내 생애에 가장 기억하고 싶은 날이어서, 이렇게 적습니다." ... 이 메시지에 하나님께로부터 제 자신이 참으로 많은 위로와 격려를 받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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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가장 큰 위로는, 우리 하나님께서 우리 교회를 '터프하게' 연단시키는 것과, 젊은 세대에게 신앙 계승시키심을 확인하는 것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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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교회의 미래를 위해선, A집사님, B 집사님이, 우리 장로님들의 사역을 이어가야 할 만큼 신앙이 성장해야 하는데, 이것을 위해서 코로나의 위기를, 하나님께서 기회로 삼으시는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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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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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그런데 점차 <설교 공포증>이 내 안에 쌓여만 가고 있는 중입니다. 벌써 올해 2월말부터 <인터넷 설교>를 하다보니, 카메라만 보고 설교하는 일은, 정말로 곤욕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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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저는 보통 3주치의 <설교>를 미리 준비하고, 이번 주 설교반응에 따라, 그 다음 주의 설교를 조절합니다. 또 <설교원고> 없이 설교를 합니다. 설교원고가 완벽할수록 암기할 수 없어, 회중의 눈을 볼 수 없기 때문입니다. 설교내용을 숙지한 후, 최대한 회중의 눈을 보면, 설교를 하려 합니다.

- 그런데 회중이 없는 <인터넷 설교>는 이 모든 것이 가능하지 않았습니다. 성도의 반응을 도무지 알 수가 없었습니다. 사택에서 나혼자 녹화하며, 카메라만을 보고 말해야 하니, 말이 자꾸 꼬이게 됩니다. NG가 80회쯤 반복되면, 안면근육이 얼얼해지고, 그래서 더 말이 꼬이고, ... , 몇 시간이 지나면, 발바닥이 매우 아프고, 서 있는 일조차 힘들었습니다. .... 목은 쉬어서, 목구멍이 따갑습니다. 에어콘 소리 때문에, 쿠웨이트의 더위에 <에어콘>을 끄고 녹화하는 일도 쉬운 일이 아니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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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나의 무거운 설교! 이 어려운 시기에 위로는 커녕, 여전히 사명을 강조하는 설교! 다양한 정치적 성향을 지닌 성도님들의 민감한 반응! 거기에다가, 무엇보다 점차 <설교>가 아니라, <강의식>으로 변해가는 나의 설교! 얼마나 성도님들이 듣기가 힘드실까? 2주 전에는 내 아내가 완전 강의조의 설교를 들은 후, "다시는 이러한 식으로 설교하지 말아요. 우리 성도님! 너무 힘들거예요". 이것은 나도 스스로 예상하는 바였습니다. 그런데도 도무지 설교원고가 제대로 쓰여지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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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성도님들의 고통과 어려움을 너무나 잘 알기에, <오늘 나의 이러한 성경해석이 우리 성도님들에게 무슨 상관이 있을까?>하는 의문이 커져갈수록, '설교공포증'(?)이 내 안에 커져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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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올해 3월 인터넷 예배로 전환한 후, <헌금>이 급격히 줄고, 더욱이 장기적 전망도 어려웠기 때문에, 우리 교회는 지난 7월까지만 <예배당>을 렌트하였고, 부교역자도 8월 초에 한국으로 돌아가야만 했습니다. 그 만큼 우리 교회의 형편이 어려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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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교회재정이 어려워도, <구제>와 <선교>는 더욱 늘린다"...라는 원칙을 우리 장로님들께서 앞장 서서 이끄셨습니다. 저는 담임목회자로서 우리 장로님들과 당회가 참 고맙고, 감사할 뿐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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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덜 힘든 분이 더 힘든 분을 도와야 합니다>라고는 했지만, 7월 이후, 우리 교회의 헌금은 갑자기 크게 증가했습니다. 헌금을 드리신 한분 한분을 보면, 어려운 중에 드리신 분이 대부분입니다. 그리고 그 헌금이 '이번에 한번', 또는 '일시적'으로 드린 경우가 많아서, 그 다음달에 기대할 만하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지난 10월까지 이러한 추세는 이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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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교회가 '우리 교회의 생존'을 위하지 않고, <구제>와 <선교>를 위해 최선의 힘을 다하기로 했을 때, 먼저는 우리 장로님들이 한마음 한 뜻으로 당회를 이루셨고, 그후에 성도님들이 참여해 주셨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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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지난 10월 당회 때, 우리 장로님들께서 <최근 증가된 헌금>을 선교사님들을 위해 더욱 더 나누기를 원하셨습니다. 내년도 쿠웨이트의 경제는 전망이 매우 불투명합니다. 아니, 큰 어려움이 확실합니다. 그러한 상황에서, 우리 장로님들께서 내년 우리 교회의 생존을 위해 재정을 저축해 두는 길보다, 지금 우리보다 더 시급한 선교지를 위해, 우리 교회가 섬기는 길을 택하셨습니다. 이 세상에는 목사보다 휼륭한 장로님들도 많이 계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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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오늘은 <금요채플>의 예배순서 일부를 녹화하는 날입니다. 찬송가 575장(주님께 귀한 것 드려) 후에, <봉헌기도문>을 작성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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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봉헌기도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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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의 귀한 것 모두 주님께 바치어도

그 귀한 생명을 주신, 주 은혜 못 갚겠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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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 아버지!

이와 같이 하나님을 찬양하며, 그 은혜를 기억하며,

이 예물을 주님께 드리오니, 받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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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한 주간,

우리가 하나님 앞에서 성실히 일하며

사람들 앞에서 <양심>을 지켜며,

<도덕과 윤리>를 준수하여 일하여 얻은 것을

하나님께 드리오니, 받아 주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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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는 하나님께 드려진, 이 <예물>이

하나님께 드려진 그 사실에 합당하게

집행하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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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가 주님께 드린 이 <예물>이,

우리 공동체보다

-NECK의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교회들에게 더 필요하오니,

-쿠웨이트의 삼국인들에게 더 필요하오니

-요르단의 난민들에게 더 필요하오니,

이 사실에 합당하게 쓰여지게 하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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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 교회재정이 부족할 때면, 매우 두려운 것도 사실이오나,

그러나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을 전하는 교회 답게

강건하게 서 있을 수 있도록,

우리 교회를 지키어 주시옵소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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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우리는

북아프리카를 비롯한 중동지역을 섬기는,

더 많은 선교사님들을 위해,

이 예물이 쓰여지기를 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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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하여

하늘에 계신 우리 하나님께서 기뻐하신다면,

그것만으로 우리는 충분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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예수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기도합니다 (아멘)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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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

* 우리 하나님께서는 <두 걸음씩> 인도하시지 않는 것 같습니다. 나는 우리 주님께서 <두 걸음씩> 인도하셔서, 미래를 계획하며, 또 미래를 대처하며, 오늘 하루를 안정적으로 살아가기를 바라는데, 우리 주님의 생각은 다를 때가 많은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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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우리 하나님께서는 <한걸음씩> 인도하시는 것 같습니다. 그리하여 '오늘 할 일'은 명확하여도, '내일의 일'은 하나님께 맡기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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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의 위기>를 잘 대처하려면, '담임목회자'로서 내년 2021년을 잘 설계해야 합니다. 그래야만 우리 교회공동체와 우리 성도님들이 어려움을 덜 겪으시거나, 어려움을 헤쳐나갈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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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그리하여 한편으로 2021년의 <내년>을 '염려'해야 하는데, 또 한편으로는 한걸음씩만 인도하시는 주님께서는, 내 믿음의 한계치를 보게 하시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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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

* <봉헌기도문>을 작성하면서, 우리 장로님들과 우리 성도님들이 참 자랑스럽고, 참 감사한 마음이 들었습니다. 한걸음씩 인도하시고, 하루씩 버티게 하시는 하나님! 코로나의 골짜기를 다 통과하고 나면, 우리 하나님이 얼마나 멋지신 분인지를 더욱 더 알게 될 것 같습니다.

 

 

출처:https://www.facebook.com/coramyun/posts/1852460414910143

2020-11-05 05:18: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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