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섯살 된 저희 아이, 남자 아이지만 사랑이 정말 많고 말도 엄청 많은 아이인데요 저희 사정때문에 그동안 아이랑 시간을 거의 못 보내줬어요. 남편 유학하는동안 전 이 아이 낳고 우울증때문에 한동안 고생하다가 남편 졸업하고 나서는 제가 학교를 다시 들어가는 바람에 아이는 거의 방치수준이었고 다행히 저도 무사히 졸업하고 제가 원하는 직장에 들어가게 되었지만 일이 너무너무 바빠서 또 같이 시간을 못 보내주고 있어요. 지금은 재택근무를 하지만 비지시즌이라 어마어마하게 많은 일들로 정신이 없어서 아침부터 저녁까지 일에만 매달려있고 유일하게 일요일에만 같이 시간을 보내주고 있는 상황이예요. 밤마다 책을 읽어달라고 그나마 있는 책 몇권씩 들고오지만 많이 읽어주면 한권정도 읽어주고 또 제가 해야할 프로젝트와 자격증 시험등등 준비로 밤에도 시간을 못 보내줬는데 그래도 아이는 늘 조잘조잘거리며 심심해를 달고 살긴 했어도 잘 지냈어요.
그런데 어느순간부터 아이가 엄마인 저에게 이야기를 들려주겠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구글홈이랑 놀면서 구글홈이 들려준 이야기들을 영어 그대로 토시 하나 빠뜨리지 않고 똑같이 읊는거예요 마치 책을 보며 읽어주는것처럼 한번 들은 이야기들을 그대로 외운것처럼 줄줄줄 이야기하는데 한번은 너무 믿기지가 않아서 그 이야기를 구글로 돌려보니 정확히 똑같은 이야기인거예요! 심지어 배우들이 연기하는 것처럼 다양한 캐릭터의 목소리나 말투도 다 똑같이 흉내내면서 정말 똑같이 말하는데 깜짝 놀랐어요. 요즘에 제가 둘째를 임신해서 더 시간을 못 보내주니까 아이가 제 배에 대고 동생에게 이야기들려준다며 이야기를 하는데 아무것도 안 보고 구글홈에서 한번 들은 여러가지 이야기들을 그대로 10 분이고 15분이고 읊어서 이야기하는게 정말 너무너무 신기해요.
제가 아주 어릴때부터 피아노를 했었고, 바이올린, 클래식기타, 플룻 등등 음악연주도 오랫동안 했었는데 그 반면에 혹은 그래서 그런지 청 각이 너무너무 예민한 편인데 저희 아이도 똑같이 청각이 예민해서 걱정을 많이 했었거든요 . 그동안 정신없이 바빠서 결혼하고 나서는 악기도 그만뒀었고 아이에게도 기 회를 한번도 준 적이 없는데 들은 내용들을 한번 듣고 그대로 암기하는걸 보면 그런 청각적인 부분이 특별히 발달되어서 그런건가 싶기도 하고 그동안 아이를 너무 방치해서 내가 아이에 대해 너무 몰랐구나 싶어서 많이 미안해요 ㅠㅠ 곧 둘째가 태어나는데 지금부터라도 첫째에게 좀 더 관심을 갖고 아이의 발달과정을 도와주고 싶은데 암기력이 좋은건지 청각이 좋은건지 모르겠지만 어쨌든 지금 저렇게 이야기 듣는걸 좋아하고 한번 들은 이야기는 그대로 다 외워서 이야기 하는 아이에게 어떤 도움을 주면 좋을까요?
아이가 수학에도 좀 특별한 재능을 보여서 프리스쿨때부터 숫자 몇만단위까지 다 읽고 이해하고 덧셈, 뺄셈, 곱셈도 백단위까지 암산으로 계산했었는데 전 그게 그 나이때 아이들의 모습이라고 생각하고 가만히 뒀었거든요. A4용지도 핫딜로 하나당 2불씩 4권을 몇달전에 사줬는데 그걸로 매일 책을 만들어서 저한테 선물로 주곤 했거든요. 그림이랑 글이랑 다 적 어서 맨 뒷부분에는 자신의 웹사이트 주소까지 적어서 (물론 실제로 존재하지는 않아요) 진짜 책처럼 만들어서 주는데 그러느라고 A4 용지 4권 (하나당 500장짜리)을 거의 다 써버려서 이제 아껴쓰라고 혼냈었거든요 ㅠㅠ 근데 그것도 지금 생각하니 너무 미안해요ㅠ 얼마전에는 어떤 미씨님이 Diary of a wimpy kid 책 핫딜로 올려주셔서 2불 얼마에 그걸 한권 사서 줬더니 (저희가 이사가 잦아서 책도 거의 안 사주거든요 핫딜 아니면 ㅠ) 세상에 그걸 밤이고 낮이고 밥먹을때도 들고 앉아서 책이 다 낡아질정도로 읽고 또 읽고 하더라구요. 책이 얼마 없어서 더 그렇기도 한데 요즘엔 저한테 그 책에 나와있는 이야기들을 밤마다 들려주곤해요..아, 물론 베이비한테 들려주는거기도 하구요 그리고는 그 책 시리즈 전체를 다 사달라고 하는데 너무 비싸서 안된다고 했거든요 그랬더니 매일 정리정돈이랑 청소랑 하면 하나당 5센트씩 받는게 있는데 그걸 더 열심히 해서 5불 정도를 모았는데 최근에 그 책 다른 시리 즈가 핫딜로 5불얼마에 올라온게 있어서 그걸로 본인이 사게 해줬더니, 도착하는 날까지 매일마다 학수고대하며 기다리더니 오늘 도착하자 마자 지금 몇시간째 그걸 또 읽으면서 Mommy, i'm so happy! 하고 있어요 ㅠㅠ
저도 상황이 나아지고 한곳에 정착하게 되면 책도 더 많이 사주고 아이랑 시간도 더 많이 보내주고 해야지 늘 생각만 했는데, 왠지 이제는 나중에 해야지 하기보다 지금 이 순간 더 아이에게 관심을 쏟고 아이를 도와주고 싶다는 생각이 들어요. 아이랑 놀아주는 것도 잘 모르고 아이 학교 과제 같은것도 한번도 봐주거나 신경써준적이 없었던 제 자신을 반성하며 어떻게 하면 이 아이를 더 잘 도와줄 수 있을지 선배님들의 조언을 구합니다. 긴글 읽어주셔서 감사해요.
중에 둘째까지 태어난다니, 둘째 출산 후에도 첫째가 소외감 안 느끼게 출산 준비 잘하시고 첫째와 꼭꼭 데이트
하시구요. 엄마는 온전히 너와 있고 네게 관심이 많다는 걸 느끼게 해주세요.
제 아이들은 제그 아이들 성향을 파악하고 이런저런 걸 미리 짚으면 놀라면서도 좋아해요. 엄마라 잘 안다고 얘
기해줘요.
재능적인 면은 잘한다고 잘하고 있다고 응원하시고, 형편이 어렵지 않다면 원하는 책 정도는 사주세요. 제 아이
가 코스코서 사고 싶은 책이 있었는데 최근에 책을 많이 사줘서 안 사줬다가 중고로 나온걸 보자마자 사서 함께
픽업했는데 너무 감동하더리구요. 꼭 새책 아니어도 아이의 요구를 들어주는 것에서 아이는 엄마가 자기에게 신
경 쓰고 있는 걸 느껴요.
재능보다는 마음에 더 관심두실 바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