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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미국의 엘리트들의 신뢰를 잃었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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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은 왜 미국의 엘리트들의 신뢰를 잃었나
  • 딴지 USA
  • 승인 2020.10.16 02: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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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은 중국을 인큐베이팅 했으나 중국은 기대를 저버렸다」

1.

미국의 엘리트들은 매일같이 의회에서 싸운다. 연방대법관을 누구로 임명하느냐는 이슈는 사실 귀여운 수준이며, 하루에 코로나 환자가 수만 명씩 발생하는 혼란 속에서 마스크를 쓰는 문제를 두고도 다투는 것이 미국의 엘리트들이다.

그러나 이들이 모두 일치단결하여 동의하는 단 하나의 명제가 있다. 바로 "중국, 특히 시진핑 정권은 위험하며 믿을 수 없다." 라는 명제이다. 그러나 미국이 처음부터 중국을 믿지 못한 것은 아니다. 미국은 의외로 중국과 사이가 좋은 편이었다.

시계를 돌려 시진핑이 집권하기 전 2012년으로 되돌아가 보자. 당시 시진핑은 주석직에 오르기 전 미국을 방문하였고, 아이오와 주의 농장을 방문하는가 하면 LA레이커스의 NBA 정규 시즌 경기를 관람하였고 매직 존슨과 사진을 촬영하기도 했다.

2.

재미있는 것은, 시진핑의 2012년 방미를 Organize 한 것은 바로 지금의 미국 대통령 후보인 조셉 바이든이라는 것이다. 아래의 이미지에서도 볼 수 있듯이 둘은 조금 촌스럽지만 각자의 언어로 쓰여진 협력의 문구를 새긴 티셔츠를 자랑스레 들어 보이기도 했다.

하지만 고작 이로부터 10년도 지나지 않은 지금, 미국은 트럼프가 됐든 바이든이 됐든 중국을 거대한 위협으로 규정하고 대결 구도를 해제하지 않을 것을 천명하고 있다. 에반 메데이로스 前 백악관 아시아담당 선임보좌관은 이를 "협력과 경쟁에서 경쟁과 대응으로의 변화" 로 설명한다.

이는 중국에 대해 날선 대립주의로 일관한 대통령 트럼프 때문이 아니다. 미국의 정치를 지배하는 엘리트 집단 전체가 초당적으로 중국에 대한 신뢰를 잃어버렸기 때문에 일어난 일이다. 그렇다면 미국의 엘리트는 왜 중국에 대한 신뢰를 잃었는가? 이는 미국이 중국을 국제사회에 끌어들인 과정을 살펴보아야 한다.

3.

미국과 중국의 관계는 단순하게 정의할 수 없다. 그 이유는 미국과 중국이 관계를 맺은 시점 자체가 미-소간 대결이 극을 달리던 1970년대 초반이었기 때문이다. 72년 그 유명한 「Nixon goes to China」 가 일어난 후 미국은 본격적으로 중국을 국제사회에 참여시켰다.

물론 닉슨-마오쩌둥 회담에는 대가가 필요했다. 그 대가는 71년 7월 중국을 방문한 국무장관 헨리 키신저가 판을 짜고 71년 10월 중화인민공화국을 UN 상임이사국으로 만들며 지불됐다. 모두에게 버림받은 대만은 국제사회의 왕따로 전락했고 미국은 대만에게 무기를 판매하며 이를 달래는 전략을 사용했다.

2001년 중국의 WTO 가입에도 미국의 후원이 있었다. 당시 빌 클린턴 전 대통령은 "중국의 WTO 가입은 미국 상품의 더 많은 수입뿐만 아니라 민주주의의 가장 중요한 가치인 '경제적 자유' 를 받아들이는 것이다." 라고까지 이야기하며 중국을 WTO 에 밀어 줬다.

4.

결국 중국을 G2 로 만들어 준 가장 일등공신은 그 누구도 아닌 미국이었다. 미국은 소련을 견제하기 위해 중국을 UN 상임이사국으로까지 만들며 (70년대에 소련 외 공산주의 국가를 UN 상임이사국으로 만드는 것이 무슨 의미였을지 잘 생각해 보자.) 국제사회 일원으로 참여시켜줬고, WTO 가입으로 경제적 성장도 지원했다.

그러나 시진핑 집권 후 중국이 미국에 보인 행보는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 입장에서는 철저한 뒷통수 및 배신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었다. 중국은 미국의 인터넷 서비스 기업들을 자국 내에서 모두 차단한 후 되려 자국의 플랫폼으로 미국의 청소년들을 사로잡았으며, 한편으로는 미국에게 어마어마한 무역적자를 강요했다.

이러한 환경에 결정타를 날린 것이 바로 난사군도 피어리크로스 암초에 중국이 인공섬을 건설하면서부터였다. 중국은 2015년 미국에게 해당 인공섬을 군사화하지 않을 것을 약속했지만 후일 미국 정보자산에 의해 담수 저수지가 발견되며 중국이 약속을 어겼음이 드러났기 때문이다.

5.

때문에 바이든이 집권하든 트럼프가 집권하든 미국은 중국을 절대로 가만히 내버려두지 않을 것은 자명하다. 미국의 정치 엘리트들 입장에서 그들이 어느 당에 서 있든 중국은 '배신자' 일 뿐이기 때문이다. 배신자에게 간도 내주고 쓸개도 내 줄 바보는 세상에 없다.

그렇다면 앞으로는 어떻게 될까? FT는 바이든이 집권할 경우 대대적인 '동맹국 재배치' 가 있을 것으로 예고한다. 트럼프가 철저하게 외면했던 유럽을 재우대하는 등의 변화가 있을 것이라는 식이다. 이 경우 우리나라는 문제가 발생할 수 있다. 미국이 북한을 외면하고 일본을 다시 우대하는 식의 외교를 펼칠 수 있기 때문이다.

즉, 최근 문재인 정부에서 스가 총리에게 손을 내미는 한편 북한과의 종전선언을 다소 서두르는 듯한 모습은 이러한 뒷배경이 깔려 있기 때문이라고 이해하면 편할 듯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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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Hyunsung Brian Kim (힝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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