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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앙의 깊은 샘물을 부지런히 길어 올려야 할 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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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신앙의 깊은 샘물을 부지런히 길어 올려야 할 때
  • 딴지 USA
  • 승인 2020.10.13 08: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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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이 시대는 목사 안수를 쉽게 남발해서도 안되고,

신학공부했다고 해서 목사안수 덮석 받아서도 안될 것 같다.

오늘날 목사안수식은 꽃다발을 안겨받을만한 경축스런 행사가 아니라, 끔찍스런 재앙을 예고하는 것이기 때문이다.

이것이 어떤 사태를 불러 올 것인지 예견하지 못하는 것 자체가 불행한 일이다.

이건 단지 나의 비관적인 예단이 아니다.

벌써 30년 전에 엄청난(!) 숫자의 교단 목사를 대량으로 배출해 냈다(지금도 한 교단의 공식 배출인원이 평균 4~500명이라고 한다).

그 때 신대원 졸업식이나 목사 안수식 때 우리 교단 목사들이 그런 말을 자주했다.

"목사 많이 배출된다고 절대 염려하지 마라".

"세계 선교지가 널리고 널려 있다"(The World is My Parish!).

"북한이 열리면 목회자 숫자가 모자랄지 모른다".

"그리고 하나님이 주의 종 목사들의 미래를 전부 책임져 주실 것이다"!!!

그 당시는 <수요와 공급의 법칙>을 따지는 것은 아예 불신앙적 사고로 치부되었다.

그러나 지금, 기독교는 어떤가?

목사들은 마구 마구 배출되는데 갈 곳이 없다는 것이 리얼한 현실이다.

더구나 지금은 교회 부흥시대도 아니고, 유사(類似) 기독교왕국시대도 아니라, 교회 감소와 쇠퇴로 저물어 가는, 황혼녁의 기독교가 되어 가고 있다.

지금은 기독교가 세상의 변두리로 밀려 나고 있다.

교회가 들려주는 복음은 쓰레기 속으로 쳐 박혀지는 시대가 되었다.

교회는 복음을 선포할 능력과 기반을 그 내적 근거로부터 상실하여 자격미달이 되어 버렸다.

지금은 천막교회만 세워도 사람들이 교회로 몰려 오는 시대가 아니다. 허허 벌판 신도시에 아파트 단지가 입주되기도 전에 교회 자리 터잡고 교회건물 지어 놓으면 교인들이 채워지는 시대도 아니다.

<교회발 부동산 시대>는 이미 종말을 고했다.

지금은 아예 이 땅 전체가 신앙의 불모지라 단정하고, 새로운 복음 원리와 새로운 믿음의 기풍(ethos), 새로운 신학적 사고로 무장하여, 장기간의 생존방식으로 장착된 목회자들이 전장으로 뛰어 들듯 해야 할 것이다. 그렇다고 하여 무턱대고 고전적인 목회자상이 요구하는 <목양일념, 일사각오>, 이런 구호만 내걸지 말고, 목회자 최저_기본생계가 가능한, 지속가능한 목회 생태계를 구축하는 제도적 장치를 마련해 주는 방안을 구상하자.

제로섬 게임에서 시작하자.

그러지 않아도 교회가 세상과 접촉점을 잃어 버린 판국에 코로나는 "언택트"한 상황으로 몰아 넣어 교회로 하여금 꼼짝도 못하게 하고 있다. 모든 교회와 목사들이 마법에 걸린 듯 정지되어 있지 않는가?

이런 시대에 교회의 해법이 마치 공공신학에 있느니 하는 논리는 상황을 안이하게 바라본다는 느낌이 든다.

지금은 오히려 기독교 신앙의 깊은 샘물을 부지런히 길어 올려야 할 때가 아닐까?

기독교 복음과 신학의 근본적인 기반, 즉 <펀다멘트>(fundament)를 견고하게 다져가야 할 때가 아닐까?

물론 공공신학은 우리 시대 기독교의 한 방안중의 하나이겠지만, 마치 그것이 해답의 전부인양, 그리고 공공신학이 무엇을 보장할 듯 함부로 보증수표를 남발하거나 과장스레 너스레를 떨 때가 아닌 것같다.

<뭔가 기독교의 새로운 길을 모색해야 할 때인 것은 분명하다>.

아래의 서자선집사님의 글을 읽고, 몇 글자 적어 보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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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 안수, 강도사 인허가 있는 계절인가 보다.

여기저기 올라오는 사진을 보는데 왜 이렇게 가슴이 먹먹하고 눈물이 나는지 모르겠다.

어려운 시절에, 선배들이 뭐 그리 제대로 닦아 놓지도 못한 길을 가려는 젊은 목사님, 강도사님들이 너무나 귀하고 감사하다.

내 할 일은 오늘도 그 길을 가려는 분들을 위해 나도 함께 무릎을 꿇는 것일게다. -서자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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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가기

By 김동춘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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