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가 대선을 연기하자는 이야기를 트위터를 통해 했더군요. 그러면서 든 예가 가관이었습니다. 우편투표로 사기 선거가 될 가능성이 있다는 것인데, 그럼 제가 사는 워싱턴주는 지금까지 사기 선거를 해 온 거였냐고 반론하고 싶더군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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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우편으로 선거를 실시하는 주는 벌써 6개나 됩니다. 그중엔 제가 사는 워싱턴주를 비롯, 캘리포니아, 버몬트, 유타, 콜로라도, 버몬트, 오리건 주 등이 포함되며, 우리 주와 오리건 주는 우편투표 비율이 99%를 넘었습니다. 트럼프가 거론한 주들은 우연히도 민주당 세가 강한 주들과 겹치지요. 얼마 전까지 예비선거를 위한 투표용지를 배달했고, 수많은 사람들이 벌써 투표용지에 기표를 해 반송봉투에 넣어 우편함에 넣어두었더군요. 그만큼 이 주에선 반 트럼프 분노가 심하다는 이야기가 되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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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의 주장이 말도 안 되는 것이, 대선 투표를 연기하려면 의회에서 이것이 통과돼야 하는데, 현재 민주당이 다수인 하원에서 이를 받아들일리가 없지요. 그렇다면 트럼프는 왜 굳이 안 될 것을 알면서도 이런 이야길 하는 걸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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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공화당의 자기 지지자들에게 '민주당 장악 주들에서 우편투표를 통해 총력전을 펼칠 수 있으니 내 지지자들은 집결하라'는 메시지로 봐야 할 것입니다. 그리고 그보다 더 중요한 건, 만일 근소하게 트럼프 낙선으로 결과가 나올 경우 이에 대해 불복할 수도 있다는 속내를 비친 것이기도 하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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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는 대북 관계 개선을 통해 우리에게 희망을 주기도 했습니다. 그러나 트럼프가 재선될 경우 미국은 나락으로 굴러떨어질 것이 너무나 분명해서, 이제 저는 최선이 아니더라도 조 바이든에게 투표할 준비가 돼 있습니다. 물론 바이든이 대통령이 된다면 오바마 때의 대북정책이 되풀이되지 않을까 하는 우려도 없진 않습니다. 그러나 미국 하원에서 직접 북미 종전선언을 촉구하는 법안이 통과되고, 또 코로나 19 사태를 통해 그간 북미관계의 개선에 훼방을 놓아 온 일본의 영향력이 크게 줄어들었기 때문에, 바이든의 당선이 곧 오바마식 대북정책의 회귀로 이어질 것이라는 추측은 성급한 것일지도 모르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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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튼 지금 우리에겐 미국의 영향력과 관계없이 우리만의 대북정책을 추진할 수 있는 절호의 기회가 온 것이 분명합니다. 그리고 미국의 대선 결과와 상관없이 우리의 정책을 밀고가야 하는 것도 지상 과제입니다. 그렇다면 굳이 우리가 트럼프의 재선을 바랄 이유가 없지요. 트럼프가 당선된 이후 그는 기후협약에서 탈퇴했고 미국민들을 이데올로기적으로 나누어 미국을 '실질적 분단국'으로 만들었고, 미국이 그나마 자국 내에서 이뤄놨던 수많은 보편적 인권에 관한 성과물들을 무용지물로 만들었습니다. 게다가 그는 여러가지로 자신의 사적 이익을 위해 권력을 이용해 왔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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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을 위해서 뿐 아니라, 세계 평화를 위해서도, 그리고 코로나 상태를 국제적으로 협력해 대처하기 위해서라도, 다음 대선엔 트럼프의 낙선만이 답입니다. 아무튼 그는 여러가지로 그런 상황에서도 살아남기 위해 나름 머리를 굴리고 있습니다만, 이 분노한 미국의 민심이 설마 트럼프의 재선을 허용할까요. 가능성이 전혀 없는 건 아니지만, 트럼프에겐 합당한 처벌이 답이라는 생각이 자꾸 듭니다. 일단 미국에 사는 사람으로서 그의 재선은 막아야겠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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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틀랜드와 시애틀에 연방 사법요원들을 군복을 입혀 투입한 것을 보면, 그에겐 민주주의의 가장 기본적인 자유들에 대한 이해조차 없어 보입니다. 미국에서 시진핑과 푸틴을 따라 하려는 그의 모습에서 과거 싱클레어 루이스의 예언을 떠올립니다. 미국에서 파시즘은 십자가에 성조기를 감고 발호할 거라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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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애틀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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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권종상

[출처] 트럼프가 재선되면 안 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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