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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는 누구와 싸우는 것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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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 정부는 누구와 싸우는 것일까?
  • 딴지 USA
  • 승인 2020.07.28 03: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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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신문협회는 올해 6월. 코로나19로 경영난을 겪는 신문사를 돕기 위해 정부 광고를 조기, 증액 집행해 줄 것을 촉구하는 정책 제안서를 문체부에 전달했었다.

근데 이 사람들 4월에 이미 그거 요청했었다. "집행이 미진하다"며 재차 촉구한 것이었다. 그러나, 올해 1~5월 정부 광고 집행액은 2500억원이 넘어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8~9프로 늘어난 것이었다고 한다. 그럼에도 신문업계는 이런 증가액이 기대에 못 미치는 수준이라고 비판하였었다.

이어지는 신문협회의 멘트는 황당함의 끝판왕이다.

"코로나19와 같은 비상상황에서 정확한 정보와 양질의 콘텐츠 생산은 국민의 안전과도 직결되므로 신문이 정확한 정보 제공을 통해 건전한 여론 형성과 국민의 정보 복지를 제고할 수 있도록 정부 광고 홍보 예산을 빨리 증액해 집행하라!" 라는 것이었다.

이 사람들 얘기를 3단 논법으로 바꾸면 아래와 같이 정리할 수 있겠다.

1) 정확한 보도가 안 되면 국민들이 위험해진다.

2) 정확한 보도가 되려면 돈이 필요하다.

3) 따라서 우리한테 돈을 줘야 국민들이 안전해진다.

시장에서 삥뜯는 양아치들이 상납금을 안 주는 상인들 가판을 발로 차서 엎으면서 하는 말과 비교하면 이렇다.

1) 사장님 우리가 보호해주지 않으면 사장님 장사 위험해

2) 우리가 보호해줄래면 사장님이 나한테 돈을 줘이지?

3) 어 사장님 우리한테 돈을 안 줘? 그럼 장사 위험해지는데 이제 사장님 클났네

한국 주류 언론이 지금 정부가 하는 모든 행동에 대해 어그로를 떠는 이유를 여기에서 유추하여 생각할 수 있다.

그들이 생각할 때 정부에서 흘러들어오는 돈(그 돈은 100% 국민의 세금임) 은 양아치 상납금처럼 당연한 것이다.

물론, 어떤 대한민국 법률에도, 어떤 규칙, 시행령에조차, 대한민국 정부가 언론사에 "상납금"을 줘야 한다는 규정은 없다.

그럼에도 한국 신문협회는 너무나 당연하다는 듯 정부에 당당히 돈을 요구한다.

대체 언제 한국 국민이 신문협회에다가 안전 보장을 요청했었나?

그런데 가만히 이 내용을 곱씹어 보면, 정부와 언론사간의 이런 사이 좋은 밀월은, 지금껏 늘 해왔던 관행이라는 생각이 든다. 물론 노무현때 어그러졌었다.

노무현을 언론사에서 너무 너무 미친듯이 치를 떨며 싫어했던 이유는 여러가지였다.

대통령이 되기 이전부터 "언론사도 세무조사를 받아야죠"라고 얘기했기 때문이기도 하지만, 언론사주의 소유지분 제한과 편집권, 인사권 독립 등 언론 개혁에 대해 자꾸 말을 하고 대통령이 되자 바로 가판을 치워 버리고 거래를 끊었기 때문이다. (정권에 불리한 보도가 나오면 언론사에 향응을 제공하며 보도를 빼달라고 로비하는 이른파 '가판' 관행을 없앴던 게 노무현이다.)

물론 언론 사주들은 이런 괘씸한 대통령을 가만히 내버려 두지 않았다. 우리 모두는, "감히 언론사 사주느님들을 건드린 대통령"의 말로가 어떻게 되었는지 아주 생생히 기억하고 있다.

노무현과는 좀 다른 것같지만, 어쨌든 문 정부 버르장머리를 고쳐놓는 일에 대해서도 우리 메이저 언론사님들은 역시 열심들이시다.

그러나 문 정부 역시 언론사와 유착할 마음이 없으니 이들이 그걸 예쁘게 볼 리는 전혀 없다.

현재 법무부 장관에 대한 보도 태도 및, 한동훈에 대한 보도 태도를 비교해서 겹쳐보고 있노라면, 지금 그들이 어떤 위력 시위를 하고 있는지를 잘 알 수 있다.

"이렇게 하면 재미 없는데...."

양아치들이 시장 상인들을 어떻게 겁박하는 행태. 바로 그런 행태를 열심히 보여주는 중이다.

왜 주요 언론들이 이토록 문 정부를 못 잡아먹어서 안달인지 생각과 고민을 많이 했었다.

내가 생각할 때 핵심은 결국 돈의 순환, 먹이 사슬이었던 듯하다.

돈을 정부가 빨리빨리 만족할 만큼 안 줘서 그들의 생존 기반인 먹이사슬이 깨지면 가만 두지 않겠다는 뜻이다.

"대통령님, 국민의 안전을 위해선 이정도만 주셔선 곤란해"

문 정부는 과연 앞으로 어찌될 것인가?

할 일이 많고 많은데, 언론은 무슨 일을 할 때마다 어깃장을 놓고 미친듯이 소란만 피우고 발목을 잡는다. 갈수록 심해진다.

하지만, 왠지 정부가 그 신문사들이 원하는 대로 그렇게 돈을 내줄 것같아 보이진 않는다. 그리고 또한, 신문사들은 너무나 먹고 살기가 힘들어지다보니 내가 보기에 이판사판이다.

이 정부의 진짜 어려움은 코로나19와의 싸움도 아니었고 검찰이나 야당도 아니었다.

늘 언론과의 싸움이었다. 정확히 말하면 정부-언론-기타 권력간 거미줄같은 유착과 먹이사슬에 대한 싸움이었다. 앞으로도 그럴 것이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https://www.facebook.com/lee.joohyuck.9/posts/2725838784184951

By Joohyuc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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