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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자살이 훈장이 되는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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피의자 자살이 훈장이 되는 검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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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3.03.14 15: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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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10 피의자 자살이 훈장이 되는 검사들

1.

업계 지인이 삼성전자에 근무하고 있던 당시 감찰을 받은 적이 있었다. 내용도 별 거 없었다. 업계 사람들에게 "술을 얻어 마셨다"는 투서가 들어갔고 감찰이 나선 것이다. 사실은 그 지인을 잡으려고 한 것이 아니라 한 부서와 부서장을 통째로 날라기 위한 모종의 사내 정치에 휘말린 것이다.

2.

그 지인은 당시에 이미 40대 중반의 나이였고, 명문대 출신이었고, 승진에서도 누락되지 않고 올라갔는데 그 3개월 간의 감찰에서 그야말로 영혼까지 털렸다. 이후에 일상 생활까지 지장을 초래할 만큼 말이다.

3.

90%의 억압과 10%의 회유라는 단 한번도 경험해 보지 않은 일을 겪게 된 그는 막바지 담배 한 대 주면서 10% 회유단계에 들어갔을 때는 쪽팔림이고 나발이고 해당 감찰반원 앞에서 "엉엉 울고 말았다"고 한다. 견딜 수 없는 모멸감과 정신적인 고통 그리고 그 와중에도 "빨리 이 조사를 끝내고 싶다"는 유혹에 흔들리는 자기 자신에 대한 혐오까지 복합적인 정서였다.

참, 그 지인은 최종적으로는 무혐의(?)로 감찰 종결 되었다.

4.

그 감찰팀에 조사를 하던 사람은 검찰 수사관 출신이라고 한다. 수사관 출신의 기업의 감찰반원이 그 정도인데 현역 검사들은 어떨까?

5.

지금은 퇴임했지만 평생 검사로 잔뼈가 굵은 양반을 어찌어찌 알게 된 적이 있다. 사석에서 술을 두번 정도 마신 적이 있는데 그냥 눈빛이 매섭고 일상의 이야기조차 취조하다시피 하는 말투가 거슬렀을 뿐인데 그 양반이 2019년 조국 장관과 검찰개혁 이슈가 한참이던 시절 페북에 쓴 글이 나는 지금도 잊혀지지 않는다.

6.

정확한 워딩은 기억이 나지 않지만 "검찰 조직에서는 피의자가 조사를 받다가 자살을 해도 훈장이 된다"는 취지의 내용이었다. 좀 충격적이었다.

7.

그래서 관련한 통계를 찾아보니 정말 비일비재한 일이었다. 1년 평균 10명씩 피의자가 자살을 했다.

사실 검찰조사의 후유증으로 자살을 하거나 혹은 일상에 적응을 하지 못하는 경우는 통계가 잡히지 않고 오직 피의자 신분으로 자살을 한 것만 통계에 잡힌 것이니 검찰의 조사가 얼마나 악랄한지 미루어 짐작이 가능했다.

8.

주로 지식인, 기업가, 전문직 등 순탄한 인생을 살아온 사람들이 견디지 못하고 자살을 선택한다고 한다. 태어나서 한번도 경험해 보지 못한 수모를 겪으니 맨탈이 무너지고 "인생이 무너졌다"는 좌절감에 그런 극단적 선택을 하는 것이다.

9.

물론 검찰은 "우리들이 원하는 진술을 해 주면 너는 봐준다"는 악마의 속삭임을 하면서 유혹한다. 주지하다시피 일개 기업의 감찰부서에서도 그렇게 끔찍한 조사를 하는데 현역 검찰은 오죽할까?

10.

이는 과거 군사정권 시절에 폭력이나 고문과는 또 다른 행태의 인권탄압이다.

사람에 따라 물리적인 폭력은 육체적 고통에 저항력이 있는 사람도 정신적 고통에 무너지는 경우가 적지 않다. 또한 폭력과 고문에 굴복하는 것은 그 순간에 고통이 더 강하지만 검찰의 기소라는 협박의 수단은 한 사람을 평생 법과 도덕적으로 사회적 매장까지 시키는 것이기 때문에 더 끔찍하게 느껴질 수 있는 것이다.

11.

어제 이재명 대표의 비서실장이었던 분의 극단적 선택으로 인해 또 시끄럽다. 이재명 대표의 주변인들이 그런 선택을 하는 것은 모두 이재명 대표 때문이라고 한다. 이재명 대표가 죽음을 종용했다는 말인가?

12.

그런데 그 주장은 틀렸다. 어제의 죽음 그리고 그 이전의 죽음 모두는 검찰의 법과 인권을 무시한 강압적인 수사 때문이다.

이재명 대표를 털다가 나오지 않오니 그 주변인들을 탈탈 털고, 그 주변인들의 주변인들까지 탈탈 털고 있는 과정에서 검찰의 미필적 고의에 의한 살인행위인 것이다. 때문에 이는 이재명 대표 탓이 아니다. 이재명 대표 탓을 하는 언론이나 사람들이 있다면 그들도 검찰의 살인행위에 방조하는 이들이다.

13.

검찰은 별건수사라는 방식으로 전혀 자신들이 타겟으로 삼은 이으 주변인들을 털면서 사소한 무언가라도 하나라도 보이면 그것을 빌미로 자신들의 원하는 진술을 강요하고 협박을 하는 것이다. 표창장 하나로 5년을 감옥에 보낸 검찰의 잔혹함은 익히 알려졌으니 일반인들은 평생 살아온 자신의 명예 혹은 가족을 지키기 위해서라도 극단적 선택을 고민하는 것이다.

14.

아직도 이런 끔찍한 일이 발생하는 이유는 피의자가 조사 중에 자살을 해도 훈장처럼 여기는 검찰 내부의 조직문화 때문인 것이다. 이런 것들이 법에 의해서 바뀌지 않으면 그 조폭보다 못한 조직 문화도 바뀌지 않을 것이다.

15.

고인의 명복을 빕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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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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