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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이재명으로 의심된다고 내치기 시작하면 민주당은 망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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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 이재명으로 의심된다고 내치기 시작하면 민주당은 망합니다
  • 딴지 USA
  • 승인 2023.02.28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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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출처: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81433.html
사진 출처: https://www.hani.co.kr/arti/politics/assembly/1081433.html

 

1. 전적으로 사견임을 전제하고 말합니다.

2. 제 입장에서, 오늘 체포동의안 결과는 most probable하다고 생각한 대로는 아니었습니다만, 충분히 예상가능한 범위 내였습니다. 솔직히 저는 worst case도 가능하다고 생각했습니다.

3. 이번 표결 결과는 구속요건의 인정여부에 따른 것이 아닙니다. 그 기준에 따른 것이었다면 압도적 부결이 되었어야 합니다. 대부분의 혐의사실은 영장의 기재사실 그 자체로 법리적 구성조차 제대로 되어있지 않았고, 구속의 필요성 역시 오늘 장관이 언급한 것과는 달리, 영장에서는 한두 개 이외에는 제대로 언급도 안 되어 있습니다. 영장이 부실해서가 아니라, 법리적으로 정리해 쓰려면 쓸 내용이 별로 없기 때문입니다.

이런 사실들을 포함해 영장의 법리적 문제점은 이미 진작에 민주당 내에서 설명되었고, 이에 대한 제대로 된 반박이나 의혹제기는 없었습니다. 민주당 의원들이 압도적 부결을 언급했던 것도 이런 이유 때문이었습니다.

그럼에도 개인적으로는 이탈표가 상당할 수 있다고 우려했던 것은 이번 체포동의안 표결의 정치적 의미 때문입니다. 저는 각 의원들 입장에서, 자신의 정치적 생명에 어느 쪽이 더 도움이 될지가 투표의 가장 중요한 기준이 될 수 있다고 봤습니다. 이번이 이재명 대표에게 결정적 타격을 줄 수 있는 절호의 기회였으니까요. 정치인 개개인의 입장에서는 자신의 정치적 이익이 당이나 국가 전체의 이익보다 더 중요하기 마련입니다.

4. 그런 기준에서 본다면, 이재명 대표의 체포동의안이 가결되는 것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에 더 부합한다고 본 정치인이 상당수 있다는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다시 말하지만 놀랍지는 않습니다. 그게 정치의 속성이니까요.

5. 그럼 체포동의안에 찬성한 민주당 의원들의 의도가 성공했을까요? 좀 더 지켜봐야겠지만 전 그렇다고 생각하지는 않습니다. 모두들 이탈표만 생각하시는데, 민주당의 절대 다수 의원들은 체포동의안 부결이 자신의 정치적 이익과 부합한다고 생각했습니다. 이 부분에 대해 개인적으로 생각하는 내용이 좀 더 있습니다만, 더 언급하는 것이 적절하지 않을 듯하여 여기서 줄이겠습니다.

6. 다시 한번 사견임을 전제하고 말합니다.

지금 민주당 지지자들이 뜨겁습니다. 자신의 정치적 견해를 밝히는 것이니 그것 자체를 평가하는 것은 적절하지 않겠습니다만, 한 가지 우려스러운 것이 있습니다.

정치인의 극렬 팬덤은 그 정치인에게 별 도움이 안 됩니다. 오히려 역효과를 부릅니다. 팬덤화가 감정적일수록 이용당하기도 쉽습니다. 지난 정권에서 문재인 팬덤을 자처하던 사람들이 어떻게 되었는지 생각해보시기 바랍니다.

누가 친 이재명인지 아닌지 감별하려고 드는 사람들이 있습니다. 그러지 마시기 바랍니다. 심지어 이재명 본인도 그거 판단 못합니다.

그리고 반 이재명으로 의심된다고 내치기 시작하면 민주당은 망합니다. 정치는 나누는 자가 아니라 끌어안는 자가 승리합니다. 선명성으로 갈라치기에 열중하다가 회복불가능한 상황에 빠진 정당, 구체적으로 언급하지 않아도 다들 잘 아실 겁니다. 소수정당도 그런데, 거대한 대중정당인 민주당이 그런 식으로 하면 답이 없습니다.

진짜 싸움은 싸울 책임이 있는 사람들이 알아서 잘 싸울 겁니다. 모두가 그 싸움에 참여할 수도, 그럴 필요도 없습니다. 지금 상황을 잘 보고 투표할 때 잘 투표하면 충분합니다.

그러니 감정을 좀 가라앉혔으면 좋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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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필성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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