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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가치가 없는 보수, 권위적이 되어버린 진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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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념과 가치가 없는 보수, 권위적이 되어버린 진보
  • 딴지 USA
  • 승인 2022.08.11 07: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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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켜나갈 이념과 가치가 남지 않은 '보수' 진영과,

'보수'의 권위를 때려부수고 스스로 권위적이 되어버린 '진보' 진영.

역대급 국뽕을 선사한 퇴임대통령 사저 앞에서 확성기로 쌍욕을 틀어대는 '애국'세력과,

자기보다 나이 어린 사람에게는 당연히 반말로 가르치려 드는 '개혁'세력.

노인들과 사회초년생 등 속이기 쉬운 사람들에게 더 큰 지지를 받은, 그마저도 빠르게 무너지고 있는 빨간당과,

정부 여당이 역대급 개판을 치는데도 뚜렷한 대안이 없는 파란당.

사회의 변화를 강력히 바라는 게 당연한 젊은층, 저소득층이 자칭 진보 개혁세력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 사회의 중추인 고소득 중장년층이 자칭 애국 보수진영을 지지하지 않는다는 것.

수십 년 전부터 해오던 반일, 민주화, 개혁을 앞으로도 계속 하자는 민족주의적 꼰대 보수와, 옛날 얘기 그만 하자고 나서지만 새로운 방향성을 제시하지 못해 번번이 웃음거리가 되는 얼치기 자유주의 진보간의 지리멸렬支離滅裂.

386은 세대와 사람이 아니라 담론이자 세계관이자 가치이다. 직선제를 쟁취한 386의 담론은 민주공화국 대한민국의 개국담론이라고 생각한다.

그 이후 수십년간 이 사회는 386 담론과 안티-386 담론으로 나뉘어 싸워 왔고, 80년대에 개혁적, 혁신적, 반항적, 미래지향적이었던, 그러나 그렇게 쭉 이어온 386담론은 이제 사전적 의미의 보수에 더 가깝다. 그 담론 뒤의 세계관은 이제 너무 낡아 시대와 맞지 않으며, 386의 가치는 이 사회가 이미 누리고 있기에 그 소중함이 크게 와닿지 않는다. 비장하고 가슴끓어오르는 웅변과 투쟁은 젊은이들에게 거부반응을 일으키고, 젊은 탈권위 대통령을 당선시키고 눈물 흘리며 기뻐했던 민주투사 젊은이들은 20년이 지나 요즘 젊은것들 생각이 글러먹었다고 거리낌없이 욕하고 꾸짖는다.

담론은 그대로인데 시대가 바뀌고 사람들이 변했다. 세계관이 세계와 맞지 않는다. 그래서 이 보혁保革 플랫폼이 망해가고 있다. 대안은 요원하여 난망하다.

아마 조만간 문재인과 윤석열 국정파탄을 보라며, 제왕적 대통령제의 폐해라고, 내각제 개헌을 여야가 빠르게 추진할 듯 하다. 그것이 대안이 될지, 관짝에 못을 박게 될지는 아직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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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어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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