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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또다른 패배의 길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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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민주당은 또다른 패배의 길로 빠져들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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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8.11 07: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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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불어민주당 전당대회 열기가 점점 뜨거워지고 있는데요,

8명의 최고위원 후보들과 3명의 당 대표 후보들, 지금 지역별로 돌면서 투표가 차곡차곡 진행되고 있습니다. 투표는, 권리당원 40%, 대의원 30%, 국민여론 25%, 일반당원 5% 비율로 반영되게 되어 있죠. 아직까지는 권리당원들 득표만 공개되고 있는 실정입니다.

하지만, 일단 현재까지의 흐름은 ‘여론조사’에서 나왔던 표심과 유사합니다.

이재명 후보가 74% 정도로 1위, 그 뒤를 이어 박용진 후보 약 20%, 정도 그리고 강훈식 의원 5% 정도 득표를 했죠.

최고위원의 경우 정청래, 고민정, 박찬대, 장경태, 서영교 의원 순이고 그 뒤를 윤영찬, 송갑석, 고영인 후보 등이 뒤쫓고 있습니다.

그런데, 이번 전당대회를 보면 결국 후보들은 이재명 후보를 공격하느냐 그렇지 않느냐로 나눠지는 것 같습니다.

민주당과 같은 거대 야당의 대표가 되거나 최고위원이 되겠다는 분들이 당을 위해서 혹은 국민을 위해서 어떤 일을 하겠다는 공약을 발표하고 이것을 기준으로 당원들의 선택과 심판을 받는 것이 아니라,

A부터 Z까지, 우세해 보이는 누군가를 공격하는 것으로만 자신의 존재감을 드러낸다니요.

상당히 실망스러운 모습입니다.

이와 같은 상황에 대해 박용진 후보는 '공격대상은 윤석열 정권과 여권인데 왜 동지에게 날을 세우냐'라는 질문을 받자 "원래 2등은 1등을 쫓아가면서 '게 섰거라'고 떠는 것"이라고 반박했고요, "박용진 의원이 이재명 때리기에 너무 치중해 비전은 잘 안 보인다라는 말이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는 "이게 이재명 의원 비판인가"라고 반문한 뒤 "(이것은) 노선 투쟁이라고 여러 차례 말했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리고 이 후보는 '저소득 저학력자들은 언론의 잘못된 프레임에 갇혀서 국민의힘을 더 지지한다'며 남 탓을 해 대통령 선거도 졌고 지방선거도 졌다"라며 "이렇게 남 탓을 하는 남 탓 노선으로 갈 거냐? 아니면 우리 스스로 변화하는 신노선으로 갈 거냐? 노선 투쟁이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습니다. 판단은 여러분의 몫인 것 같습니다.

그런데 그와 별개로 다 같이 한 번 생각해 봐야 할 화두가 있습니다.

바로 민주당의 당헌 80조 개정입니다.

국민의 힘 이준석 대표의 당원권 정지 6개월 징계와 그로 인한 후폭풍까지 고스란히 보고 있는 민주당원들이, 8월로 예정되어 있는 이재명 후보에 대한 수사 결과와 그로 인해 촉발될 수 있는 문제점들을 지적하고 나선 건데요.

이 조항은 당원이 부정부패로 기소되기만 해도 당직을 정지시키는 내용이죠. 따라서 어대명 혹은 확대명으로 얘기되는 이재명 후보가 당 대표가 된다하고 하더라도 이후보는 기소가 되는 순간 당 대표 직무정지를 당할 수 있다는 겁니다. 지금 이재명 후보 지지자들은 이 후보가 당대표가 될까 말까를 걱정하는 것이 아니라,

당대표가 되더라도 사실상 당원권 정지 사태를 맞게 될 것을 가장 우려하고 있죠.

7일, 제주 오동동 호텔 난타에서 당 대표 및 최고위원 후보자 제주지역 합동 연설 정견발표가 있었는데요 이 때 박용진 후보가 이 후보를 겨냥해 '이재명 방탄용' 논란이 제기된 당헌 80조 개정 청원에 대해 "개인의 위험이 당의 위험으로 전이되는 것을 막기 위한 최소한의 안전장치, 당헌 80조 개정에 결연히 반대한다. 국민의힘에도 같은 조항이 있다. 그러나 이제 차떼기 정당의 후신보다 못한 당을 만들어서야 되겠는가"라고 반문하며, 특정인을 염두에 두고 이 조항이 변경된다면 그야말로 민주당은 사당화 되는 것이고, 윤석열 대통령과 국민의힘 국회의원들 얼굴엔 웃음꽃이 필 것"이라며 "민주당은 또다른 패배의 길로 빠져들지도 모른다"고 경고했습니다.

듣고 있던 이 후보 빈정이 많이 상한 것 같습니다. 정견 발표를 마친 박용진 후보가 악수를 청하자 휴대전화를 응시한 채로 손만 내미는 이른바 노룩악수 장면이 연출되어, 박원석 전 정의당 의원으로부터 속 좁다는 비난까지 들었고요, 언론에서 부정적 기사가 쏟아져 나오기도 했으니까요.

민주당 당헌 80조 개정에 대한 명백한 반대론자는 또 있습니다. 최고위원 후보인 윤영찬 의원인데요, KBC 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윤 의원은 당헌 80조 개정 논의는 특정인을 위한 것이어서

민주당이 가지고 있는 철학과 원칙 도덕성에 대한 기준을 후퇴시키므로 있을 수 없는 일이라고 분명히 말했습니다.

또한, 앵커가 이재명 의원의 사법 리스크가 과연 실재 하는 위험이냐 아니냐를 묻는 질문에, 이재명 후보에게 호의적일 수밖에 없는 문재인 정부시절에 이런 수사가 시작되었고, 현재까지 진행되는 상황에서 그걸 없다고 부인할 수는 없지 않냐, 그것은 본인이 책임져야 하는 것이고 이를 부당한 정치공세라고 해서는 안된다고 말합니다.

이재명 후보 측은 수사기관이 그렇게 오래 이 잡듯 탈탈 털어도 뚜렷한 혐의점이 나오지 않았는데 당 내 같은 식구가 계속해서 이것을 무기삼아 물고 늘어지는 모습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내고 있습니다만, 어제 8일에는 "박용진·강훈식 두 분의 젊고 능력 있는 민주당의 새로운 리더들과 함께 유능한 민주당을 만들겠다"고 밝히면서 상황을 정리하려고 했습니다.

그리고, 대변인의 입을 빌어, 민주당이 앞장서서 윤석열 대통령의 실정과 정부여당의 퇴행을 바로 잡아 달라 요구하고 있고, 그 어느 때보다 유능한 민주당, 이기는 민주당을 원하는 기대에서 본인에게 압도적인 지지를 보내주셨다고 말하기도 했죠.

국민의 힘 내홍도 문제지만, 민주당 전당대회를 거치면서 표면화된 갈등 양상도 무시할 것은 아닙니다. 지난 대선 후보 경선 때 촉발되었던 이낙연 후보와 이재명 후보 사이에 있었던 날선 공방이 결국 올 3월 대선에서 민주당이 정권을 뺏기게 만든 결정적 원인이었으니까요.

모쪼록 적당한 선에서 멈추고, 선당 후사의 정신을 보여주는 것이 필요하지 않나 싶네요.

이상 영희생각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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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가기

By 노영희 변호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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