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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암살과 한일관계의 미래 : 우리가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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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베 신조(安倍晋三) 암살과 한일관계의 미래 : 우리가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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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7.13 08: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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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논평] 아베 신조(安倍晋三) 암살과 한일관계의 미래 : 우리가 민감하게 생각해야 할 것은

전후(戰後) 출생 정치인으로 최초의 총리, 그것도 두 번이나 역임했던 일본의 아베 신조가 한 40대 해상 자위대 출신이 쏜 사제(私製) 총에 저격당한 뒤 사망했습니다. 충격일 뿐만 아니라 저간의 사정이 어떻든 사람의 목숨을 뺏는 사건이 일어난 것은 무슨 이유로도 용납하기 어렵습니다.

한편, 참의원 선거 중인 상황에서 그의 죽음이 ‘애도의 정치화’를 통한 자민당에 대한 지지와 극우 정치의 회귀가 대중적인 정서로 확산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그러나 다른 한편으로 암살자가 일본 해상 자위대 출신이라는 점은 일본 극우세력에게 딜레마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암살사건에 연루된 ‘자위대’라는 이미지가 만들어져 ‘자위대의 위상’을 높이기 어렵게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 까닭인지 암살 동기는 종교, 사건은 개인적 차원으로 정리되어가는 분위기입니다. 한 정신이상자의 난동이 되는 셈입니다. 그러나 암살 동기 관련 증언이 계속 번복되고 있어 의혹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입니다.

일본 정치에서 암살은 여러 차례 있었는데 유명한 사건 가운데 하나는 1960년 사회당 소속의 정치인 아사누마 이네지로(浅沼稲次郎)가 TV연설 현장에서 17세의 극우 청소년 야마구치 오토야(山口二矢)가 휘두른 칼에 절명(絶命)한 사건입니다. 1970년, 자위대 요원들에 대한 테러를 벌이다 할복자살했던 미시마 유키오(三島由紀夫)의 메시지는 자위대를 황군(皇軍)으로 키워야 한다는 것이었고 이것은 아베로 이어졌습니다. 일본 극우의 형성사는 우리에게 중요한 관심사일 수밖에 없습니다.

아베 신조의 정치적 가계(家系)는 아시아-태평양 전쟁 이후 동경 전범(戰犯) 재판에 넘겨졌다가 미군정에 의해 석방되고 후에는 총리가 되었던 외조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로부터 출발합니다. 아베 신조는 일제 식민지 역사가 우리 민족에게 가한 고통을 제대로 인정하지 않았고 위안부 문제 등을 포함해 과거 침략주의의 기조에서 한발짝도 벗어나지 않았습니다. 이 모든 행보는 평화헌법 제9조의 개정을 위한 정치기획과 맞닿아 있습니다. ‘영구히 전쟁할 수 없는 나라’에서 ‘전쟁을 할 수 있는 나라’가 되는 것이 이들이 주장하는 “정상국가론”입니다. 그러나 그것은 ‘위험하기 짝이 없는 국가’의 등장입니다. 자위대가 일본의 정식 군대가 되고 활동범위를 세계로 확대하겠다는 것이 이들의 기도(企圖)입니다. 최근 미국은 이러한 일본의 움직임을 적극 지원할 것을 천명했고 윤석열 정권은 이런 흐름에 함께 했습니다.

아베 신조의 죽음에 대한 “애도의 정치”가 바로 이런 흐름을 확고히 다지는 계기로 활용되지 않도록 해야 합니다. 애도는 존중하나 일본의 극우 침략주의는 이것으로 종료되어야 하며 그렇게 해야 한다는 경고 메시지로 받아들여져야 합니다. “자위대 출신의 저격”은 그 자체로 여러 의미를 던지고 있습니다. ‘아베 없는 아베 정치의 망령’이 한일관계를 지배하게 놓아둘 수는 없습니다.

2022년 7월 9일

[촛불행동 <촛불승리! 전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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