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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우... 한겨레는 이때부터 길을 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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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재우... 한겨레는 이때부터 길을 잃었다
  • 딴지 USA
  • 승인 2022.06.12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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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겨레 사이트 화면 탑 기사.

"’조국 사태’…민주당은 이때부터 길을 잃었다"

먼저 거두절미하고 한 마디로 평가하자면 이렇다.

"임재우... 한겨레는 이때부터 길을 잃었다"

닥치고 배경 설명. 이 기사를 쓴 '임재우' 기자는 2019년 가을 '조국사태' 당시 한겨레에서 가장 주도적으로 검찰발 카더라를 받아쓰던 법조기자였다. 조국사태에 즈음해서 한겨레에서 친검 보도의 선봉으로 나섰던 강희철 법조팀장의 뒤를 이어 '검찰 카더라' 대잔치를 벌였던 바로 그자로서, '강희철의 적자'라고 할 만하다.

다른 친검 법조기자들과 마찬가지로, 임재우가 당시 검찰로부터 받아썼던 기사들 중에는 전혀 사실이 아니거나 혐의사실과 무관했던 무차별 보도들이 줄줄이였다. 그럼에도 임재우는 그 숱한 잘못들 중 단 하나도 사과하지도 인정하지도 않았다.

그리고 바로 그 임재우가, 예전의 검찰 카더라 전문기자 노릇에서 단 한 치도 달라지지 않은 구역질 나는 어조로, 민주당이 길을 잃은 것은 조국사태 때문이란다. 아니, 그런 식으로 말하자면, 바로 임재우 당신 때문이다.

조국사태 당시와 그 이후에 걸쳐, 한겨레는 두 번의 큰 내홍을 겪었다. 소위 "젊은 기자"들이 편집국을 공개적으로 수차 치받은 것이다. 한겨레 간부들이 친정부적이라는 것이다. 이 임재우도 그 치받기 성명에 매번 이름을 올렸다. 단 한번도 자신의 엉터리 보도에 자성의 빛조차 보이지 않았던 인간이.

"정치·사회학자와 평론가, 시민사회와 법조계 인사 20명"에게 물어봤단다. 임재우 본인의 입맛에 맞춘 인사 20명을 선발하는 게 무어 어려울까. 마음만 먹으면 나도 어렵지 않게 한 200명쯤은 의견을 제시할 수 있겠다. 이 기사가 유의미해지는 유일한 이유는, 임재우가 들먹거린 인사들의 숫자가 아니라 이런 쓰레기 기사를 실은 한겨레 지면의 힘 때문이다.

어디 들여다볼 가치도 없는 쓰레기 같은 주장이 오직 한겨레 지면 덕분에 유의미해졌다는 거다. 이쯤 되면 한겨레가 빛깔나는 쓰레기통이 된 꼴 아닌가?

공정성이 담보되지 않은 자의적인 인용 채택은 그 자체로서 '여론조작' 시도다. 소위 진보언론이 탑기사로까지 올린 기사가 여론조작질을 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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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런데 임재우는, 또 한겨레는 왜 뜬금없이 지금 와서 '조국사태'를 들먹이는가. 이유가 있다. 영화 '그대가 조국' 때문이다.

임재우의 최근 기사들을 보면, 법조팀을 떠나 정치부로 옮긴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오직 민주당을 폄훼하거나 분열을 조장하는 기사들 일색이다.

법조기자들의 검찰발 기사들은 어디 하늘에서 뚝 떨어지는 게 아니다. 기자 개인이 검사들과 엮인 비공식 채널에서 나온 것이다. 불과 얼마전까지 법조기자로서 검사들과의 끈끈한 연을 구축했던 임재우의 손에서 나온 이런 뜬금 없는 보도, 정부 전반을 장악한 전현직 검사들과 과연 무관할까?

아니, 나는 임재우와 한겨레의 이런 보도가, 사실은 영화 '그대가 조국'의 흥행을 방해하려는 현 정권의 의도와 직간접적으로 연관되어 있다고 강력하게 추정한다.

다분히 의도적으로 무시되고 있는 사실, 조국사태 이후로 민주당 지지층은 조국 전 장관에 대한 스탠스를 경계로 둘로 갈라져 있다. 영화 '그대가 조국'은 이 '조국의 강' 건너편에 있는, 민주당 지지층 내의 조국 비토 인사들에게 손을 내미는 영화다. 그 강을 좁히고 메워서 진보 진영이 다시 하나로 힘을 합칠 계기가 될 수 있는 영화다.

그런 만큼, 현 정권으로선 이 영화의 흥행은 중대한 위협이 된다. 하지만 지금까지 봐왔듯이, 이 영화가 지금까지도 박스오피스 4위, 관객 30만을 돌파하는 흥행 기염을 토하는 동안, 조중동도 정권도 아무런 외견상의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도무지 이해가 되지 않을 정도로. 의도적인 침묵이다. 상대편의 적극적 공격은 우리 진영 내에서 이 영화에 대한 관심을 유발하므로.

그래서 나는 바로 이 임재우의 기사가, '그대가 조국'에 대한 현 정권의 사실상의 첫 대응이라고 추측한다. 정권의 입이 아닌, 보수언론의 입이 아닌, 외견상 '진보언론'의 입으로, 조국이 여전히 민주당의 최대 위기라는 것이다. 민주당이 살려면 조국으로부터, 그리고 정의와 진실로부터 거리를 두라는 것이다.

그래서 민주당과 민주당 지지층은, 이런 한겨레의 친절한 권고를 받아들여야 할 것인가? '왕년의 대표 진보언론'이 탑 기사로 걸고 열심히 권고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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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박지훈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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