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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염려들은 지금 현실화되는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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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염려들은 지금 현실화되는 중
  • 딴지 USA
  • 승인 2022.06.12 13: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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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것은 시작에 불과하다 --

모든 염려들은 지금 현실화되는 중이다.

정치란 단지 법전에 써져 있는 형사 소송법 민사 소송법을 그대로 구현하는 걸 뜻하는 게 아닐 것이다. 하다못해 형제들 간에 선친묘를 어떻게 쓸 것이냐를 놓고 이견이 생겨 부딪친다 했을 때 누가 과연 "무조건 원칙대로 해" 이렇게 밀어부친단 말인가? 비용도 생각하고, 서로의 의견을 두루 듣고 모아 협의해서 결론을 내게 되지 않는가? 이렇게 협의하는 과정을 주도하는 게 정치가 아닌가.

정치의 가장 중요한 본질은, 사회의 복잡하게 얽히고 섥힌 이해 관계로써 생성되는 갈등 한중간에 뛰어들어, 듣고 설득하고 당근도 주고, 하여간에 가용한 모든 수단을 동원해 가장 많은 사람이 만족할 만한 길을 찾아나가는 것이라 생각한다. 그러나......

오로지 검찰노릇만 하던 대통령이 행정부의 수반이 된 데 대해 걱정하던 것의 출발이 정확히 이런 것이었다. 지금 가뜩이나 석유류, 농산물 가격상승 등 고물가로 경제 상황이 악화됐는데 리터당 2천원이 넘는 사상 최대 유가 하에 "일할수록 적자가 난다"는 화물차 운송자들이 집단 행동에 들어설 거라는 건 누구나 예측한 일이었다.

한계상황에 내몰린 자들에 대해 나서서 뭔가 해야 하는데 아무것도 안 하는 건 정부로서는 책임의 방기에 가깝다. 지금같은 물가 상황에서 물류 대란이 일어나고 이게 장기화된다면 내수 경제가 올스톱이다. 특히 시멘트나 레미콘 등이 맨날 들어가야 하는 건축 건설 현장은 난리가 난다. 지금같은 이런 일이 일어나기 전에 벌써 정부 부처가 나서서 뭔가 하고 있어야 했다.

그런데 노동부 장관은 자기네 소관이 아니라며 출장을 나가고, 국토교통부 장관은 대화를 할 생각도 않고 있다. 행정부 수반인 윤석열 대통령은 "법과 원칙에 따라 엄정히 대응하겠다"는 소리만 하고 있다. 아니 그럼, 누가 "불법으로 대응하겠다"고 하겠나? 저런 소리는 하나마나한 것이다. 정치는 책임지고 갈등 속으로 뛰어들어가는 사람이 필요하다.

이건 검찰들이 정부 요직을 모두 독식한 정부가 어떻게 돌아갈 지 예측하던 바 그대로다.. 대통령 직속 법무부장관이 사실상 인사권을 쥐고 눈밖에 나면 누구든 잡아넣으려 눈을 부라리고 있는, 이런 정부 속의 누가 과연 책임질 일을 하겠나? 하여 권위주의 정부는 모두, 자기보다 높은 사람 눈치만 보게 된다. 힘없는 사람들, 아랫쪽을 살피는 벼슬아치가 있을 턱이 없다.

이 화물연대 파업은 윤석열 정부가 첫 빠로 받아드는, 그 행정력을 테스트받는 시험이라 할 수 있다. 근데 이게 단지 시작에 불과하다. 유가가 이렇게 높아지고 앞으로 전기, 가스, 수도 등의 가격이 모두 줄줄이 올라갈 상황에 나라 전체의 경제가 엄청난 시련을 예고하고 있다. 이런 상황에 대통령이 검찰총장 때처럼 "법과 원칙대로" 소리만 앵무새처럼 반복하면 박수받고 지지율이 유지될 것이라 믿는가보다. 큰 오산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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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혁 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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