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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바뀌고 무참히 털리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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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통령 바뀌고 무참히 털리는 대한민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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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22.05.28 07: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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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오성과 장혁이 주연한 영화 <강릉>은 강릉의 이권을 놓고 깡패들 간에 살인을 마다하지 않는 다툼을 벌이는 작품이다.

이 영화에서 가장 인상적인 대사는 "낭만은 갔다" 혹은 '이제 낭만은 없다"이다.

생존이 걸린 이권 앞에서 낭만 따위는 사치란 뜻이다.

'국제 무대'는 그야말로 '힘'의 각축장이다.

국제 무대에서 낭만을 기대하는 것은 바보나 할 짓이다.

전쟁은 그 힘을 대놓고 쓰는 것이고,

외교는 힘을 교묘하게 쓰는 것이다.

그러나 전쟁이든 외교든, 국제 무대가 힘의 전장터라는 사실은 변함이 없다.

큰 나라가 작은 나라를 찾을 때는,

센 나라가 덜 센 나라를 방문할 때는,

다 이유가 있어서다.

즉 자국의 '이권'을 위해 힘을 관철하기 위해서다.

이번 바이든의 방문이 그랬다.

자국의 이익을 위해, 더 구체적으로 바이든의 이익을 위해, 대한민국 대기업으로부터 '투자' 명목으로 '삥'을 듣기 위해서 온 것이다.

나아가, 중국과 러시아를 압박하고 필요하면 전쟁도 불사할 수 있는 판에 노골적으로 한국을 끌어들이기 위해서 온 것이다.

이준석은 미국 대통령이 일본보다 한국을 먼저 방문한 것을 대통령 하나 바꿨더니 국격이 상승한 증거라고 허풍을 떨었지만,

미국 입장에서는 멍청한 굥을 상대해서 충분한 전리품을 챙긴 다음 일본으로 발걸음을 옮기는 게 훨씬 실리적이라고 판단했을 것이고, 한국 정부가 속수무책으로 털린 것을 본 일본은 그들 나름대로 미국에게 줄 선물 때문에 고심이 깊을 것이다.

바이든의 방문으로,

미국은 그들이 의도했던 전리품을 챙겼는데,

우리는 대체 뭐가 남는가?

본시 '동맹국' 간에는 '힘의 균형'까지는 아니어도,

그래도 최소한 '개평'이란 것은 있어야 하는데...대체 이번 정상회담으로 우리에게는 무엇이 쥐어졌단 말인가?

혹시라도,

앞으로 한국의 손에 쥐어질 현실이,

북한, 중국, 러시아와의 살벌한 대결 국면이라면,

그 책임은 누가 질 것인가?

요상한 병명으로 군대도 안 갔다 온,

국방부와 합참을 여기 저기 흩어놓으면서 국가 안보 시스템을 붕괴시킨 국군 통수권자가 질 것인가?

정말 그렇게 믿는가?

한 세대 전에는,

가끔씩 북한이 보낸 무장공비나 잠수정이 남쪽 해안에 침투하는 것을 정확히 파악하고 미리 대기하고 있다가 생포 내지 소탕해서 큰 뉴스거리가 된 적 일들이 있었다.

햐? 어떻게 북한 간첩들이 그 시간에 그 장소로 올 것을 정확히 알고 있었지?

알고 보니, 그런 고급 정보는 전부 미국이 준 것이었다.

그런데 미국이 그냥 공짜로 그런 정보를 줄 리 만무하다.

정확히 말하면, 그 사건이 터지기 얼마 전 한국 정부가 미국에게 시장을 개방하거나, 전략물자를 대량 구매해주는 조건으로 이른바 '개평'을 하나씩 받아낸 것이었다.

그 시절에는 미국과 한국 사이의 힘의 균형이란 게 고작 그 정도로 밖에 맞출 수가 없었다.

하지만 불과 얼마전까지만 해도 많이 달라졌었다.

한국이 마음만 먹으면 미국에게 일방적으로 '털리지 않을 만큼' 꽤 힘이 세졌기 때문이다.

그래서 전략을 잘 세우고, 요령만 잘 피우면, 미국의 비위를 건들지 않으면서도 한국의 이익을 충분히 지켜낼 방도가 있었다.

그런데,

그런데 말이다.

고작 대통령 하나 바꼈는데,

어떻게 이리 무참하게 털리는가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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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요한 목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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