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최종적으로 이지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상태바
최종적으로 이지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 딴지 USA
  • 승인 2021.09.28 02:42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그래도 최종적으로 이지사의 책임이라는 주장에 대한 반론

평소 애정하는 김준일 기자가 대표적으로 주장하고 있다. 김기자의 이재명 책임론에 대한 주장의 요지는 "이지사가 남욱-김만배가 주도하는 컨소시엄 구조를 못랐을 리 없고 이전에 문제를 일으킨 남욱에게 결국 사업이 낙찰되었고 그 결과 이 사단이 벌어졌다." 그리고 최종적으로 이렇게 책임을 묻는다. "이런 아수라판이 벌어진 것에 대해 이재명 지사는 도의적 책임이 없을까요. 최소한 인정할 건 해야죠. 사과나 유감 표명하고 유권자들의 판단을 기다리는게 정도입니다." 일리있고 수긍이 되는 주장이다. 그러나,

2. 결과론적인 책임론인데, 그럼 15년으로 돌아가 이재명은 어떤 방식으로 추진했어야 지금 어떤 문제도 없었을까? 일부 진보에서 잘 모르면서 주장하듯 "100% 공영개발"은 불가능했다는 게 확인되었다. 그럼 공공/민간 합작을 하긴 하되, "4600억 우선 배당 후에 일정 이익을 넘어서는 부분은 공동배당" 형식 밖에 없다. 그럼 당시 불투명한 부동산 경기 상황에서 입찰에 응할 민간 컨소시엄이 있었겠나? 이런 까다로운 조건까지 아니고 "4600+900억(터널)" 조건만 미리 내걸렸더라도 남욱-김만배가 금융 컨소시엄을 주도적으로 구성하고 SK에서 450억 초기 투자금 땡겨서 응찰했을까? 나 같으면 다음선거 때 시장 바뀔 때 까지 기다렸겠다.

3. 문제인사 남욱이 주도한다고 해서 입찰에 못 들어오게 할 수 없다. 직권남용이고 위법이다. 그리고 남욱-김만배 주도 컨설팅이 대장동 사업에 대해 가장 오래연구 했고 부동산 경기를 예측해서 성남시에 가장 많은 혜택을 써냈다. 문제인사라고 안 줄 수가 없었다. 그리고 이후 전관예우나 곽상도 아들 50억 주지 말라고 성남시가 민간기업에게 할 수 없다. 그건 관이 민간 기업 영업에 관여하는 불법 지배개입이기 때문이다.

4. 대장동 개발은 서울시민이었던 나도 제법 기억이 난다. 워낙 비리 후에 또 전국적으로 진보의 스타 시장이 추진하는 일이라 꽤 관심을 불러일으키면서 진행되었고 그 과정과 결과는 아시다시피 당시에는 "대단히 성공적"이란 평가였다. 김준일 기자도 당시로 돌아간다면 칭찬에 동참했을 것이다.

5. 왜 이런 사단이 벌어졌고 그 책임은 누가 제일 크게 져야 하는가? 굳이 결국 큰 틀에서 책임을 져야한다면 이재명 보다는 부동산 정책 실패로 사업기간 중에 대장동 주변 아파트 값이 두배로 뛰게 한 문재인 대통령이 지는게 더 타당하다. 모든 사달은 아파트 폭등으로 인한 억 소리나는 초과이익에서 발생했으니깐...

6. 그래도 이재명이 "결과적으로 이런 사달이 벌어진 데 대해 도의적 책임이 있고 송구하다"고 사과하는 건 좋은 일이지만, 대선을 앞둔 정국에서는 순진한 발상이다. 당장 국힘과 보수언론이 "이재명이 화천대유 실소유자고 수천억 비리 주범"이라고 공격하고 있다. 이 때 이재명이 "최종적으로 저의 부덕의 소치"라고 한다면 착한 사람이겠으나 어리석은 정치인이다. "국힘게이트"고 "떳떳하다"라고 받아치는 건 정당방위이다.

7. 야당과 보수언론이 상식적이고 합리적이라면 지금 이재명의 대응은 나도 탐탁치않다. 도의적 책임을 인정하고 향후 부동산 개발 이익환수제 같은 제도개선에 집중하자고 하는게 가장 정답이다. 그러나 우리는 견고하고 광할한 악한 상대방과 싸우면서 일을 해나가야 하는 한계가 이해해야 한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김형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