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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릴레이, 당신은 공감하고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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턱걸이 릴레이, 당신은 공감하고 있나요?
  • 딴지 USA
  • 승인 2021.07.21 02:5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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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여옥은 이런 논평을 냈었다.

"참 대단한 정신승리다" "저 앙상한 몸매를 드러내는 용기" "뒷모습만 보면 강경화인줄" 그저 독설이었다.

김근식은 "관종"이라며 "처가 7년 구형 받는 날 저런 영상이나 올리냐"며 비아냥거렸다.

이후 조 전장관의 페이스북 친구들이 "조국 힘내라"라며 릴레이 영상들을 올리자 조선일보는 "비난이 쏟아지자 지지자들이 그를 두둔하기 위해 턱걸이 인증 영상을 릴레이로 올리고 있다"고 표현한다.

"두둔하다"라는 표현은 조 전장관이 뭔가 잘못을 저질렀다는 걸 전제로 하지만 그는 잘못한 일이 전혀 없었다. 그저 운동하는 영상을 친구들과 공유한 것뿐이었다.

이런 '릴레이' 영상은 수많은 사람들이 업로드하고 있었으므로 매우 다양한 모양새로 재생산되었다. '릴레이'라는 게 정해진 어떤 와꾸와 원칙에 따라서만 가란 법이 없는 것이다. 어떤 사람은 푸쉬업을 했고 어떤 할머니는 훌라후프 영상을 올렸다. "원산폭격"은 부정적으로 해석될 여지가 있는 것이지만 그것을 누구에게 시킨 것이 아니라 본인이 운동을 위해서 스스로 한다고 하면 그걸 갖고 쌍욕을 하며 과도하게 비난하는 것도 이상하다.

'기마 자세'나 오리걸음같은 것도 운동삼아 하는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조선일보 등은 이런 걸 가만 놔두지 않았다. 인증 릴레이, "과열되고 있다", 라는 식이었다. 조 전 장관은 오늘 "이제 릴레이 영상은 여기까지만 합시다"라는 뜻의 글을 올렸다.

사실 보는 사람을 울컥하게 만든 영상들이 여럿 있었다.

김현권 의원이 "십년도 넘은 것같다"며 한밤중에 턱걸이 영상을 올리며 "(해쉬태그)힘내라 조국아"라고 쓴 글은 가슴이 뭉클했다.

여성운동가 고은광순씨는 훌라후프를 하면서 등에 "조국 응원"이라는 글씨를 붙인 채 영상을 올렸다.

강기석 뉴스진흥회 이사장은 투병 중임에도 '푸쉬업' 영상을 올리며 조국 교수와의 연대의 표시로 한다고 썼다.

김진호씨는 비닐하우스에서 풀업하는 영상을 올리며 연대를 표시했고 정이수 변호사는 아들들이 철봉에 매달려 운동하는 모습을 사진으로 올렸다. 그리고 기타 수많은 사람들이 함께 했다.

그들이 만들어낸 일련의 "턱걸이 릴레이"는 참 가슴을 뭉클하게 만드는 것들이었다.

세상에서 무엇보다도 값진 것은 바로 남에게 공감을 표현하는 마음이다. 인간은 누군가가 내민 손에 대해 감동하고 감사하면서, 또 다른 이에게 손을 내밀고 그렇게 살아가도록 만들어져 있다. 그게 '사랑'이라고 생각한다.

'공감'이란 마음을 함께 하는 것이다. 손에 손을 맞잡고 함께 서는 것처럼, 마음을 내주고 포개어 누군가와 함께 한다는 것은 정말로 값진 경험인 것이다. "공감"을 전혀 하지 못하는 사람들은 사회와 공동체를 이해하지 못한다. 단지 이기적으로 자기 이익만을 위해 엮여져 있는 집단으로만 사회를 인지할 뿐인 것이다. '자폐스펙트럼' (autism)인 사람들은 여러 가지 어려움이 있지만, 가장 문제는 사회적 '공감'이 힘들다는 점이다.

일부 야권 인사들, 그리고 "조선일보"를 비롯해, 우리나라의 계란판 재료 신문들은 어째서 이토록 "공감"하는 능력을 잃어 버린 것일까?

그들이 조 전 장관이 특정한 어떤 '죄'를 저질렀다고 믿고 있다 하더라도, 집에서 혼자 운동을 하고 있는 조 장관은 그저 한 명의 사람일 뿐이 아닌가.

사람으로서 마음을 나누려는 노력에 대해 "두둔한다"는 식으로밖에 해석하지 못한다면, 이들은 인간에 대해 공감하는 능력을 이해하지 못하는 자들이라고밖에 할 수 없을 듯하다. 안타까운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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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이주혁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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