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선거참패의 원인, '단 한 사람 때문이다, 역사를 보라'
상태바
선거참패의 원인, '단 한 사람 때문이다, 역사를 보라'
  • 딴지 USA
  • 승인 2021.04.18 05:47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것으로 4.7보선 패배에 관한 내 견해를 마지막으로 밝히고 끝내겠다. 자꾸 얘기해봐야 못 알아듣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 단 한 사람 때문이다. 이 사실을 외면하면 절대로 안 된다.

정치평론이나 여론분석을 중심으로 떠드는 사람들의 견해에 나는 대부분 동의하지 않는다. 자신들의 해설이 엉터리였다는 사실을 덮으려고 또 엉뚱한 소리를 한다. 패배 후에도 자신들이 선거 전에 떠들었던 말이 얼마나 잘못되었는지에 대한 반성은커녕 부동산 이슈가 어쩌니 LH사태가 어쩌니 한다. 민주진영의 선거전 흥행이 안 됐다느니, 2월말까지 좋았는데 3월이 되면서 대세가 반전 되었다느니 여러 변명으로 일관하고 있다. 그것은 원인이 아니고 나타난 현상일 뿐이다. 모든 사회적 현상의 원인은 사람에게 귀속되는 데도 사람이 원인이라는 사실을 회피하고 있다.

선거패배 후, 정치평론가와 여론분석가들이 왜 이렇게 현실을 반영하지 못하는 변명으로 일관하는지를 생각해봤다. 정치평론이랍시고 왜 이렇게 엉망으로 떠들면서 또다시 정치몰이를 할까? 물론 이런 일로 밥 벌어먹고 살아야 하니까 어쩔 수 없다고 쳐도 너무 심하다는 느낌이다.

라디오와 유튜브에 나와서 평론하는 이들에 대한 내 잠정적인 결론은 이렇다. 한마디로 역사의식과 시대정신이 부족한 사람들이라는 것이다. 모든 사회현상은 사람에 의해 만들어진다. 부동산 문제 또한 부동산을 담당했던 책임자 때문에 만들어진 현상이다. 그 사람이 누군가? 단 한 사람. 바로 단 한 사람에 의해 어떤 현상이 벌어진다. 그 사람을 비판하고 그 사람에게 책임을 물어야 한다. 그래야 사회가 발전한다.

정치선진국의 정치판을 보라. 정치인에게 기회가 주어졌을 때, 그 기회를 제대로 활용하지 못하고 선거에 참패를 하는 등 조직을 망가뜨렸다면 그에게 다시 기회를 주지 않는다.

▶ 역사를 보라

한 사람에 의해 모든 것이 이루어진다. 그 한 사람을 무시하면 결코 안 된다. 조직이 망가지거나 흥하는 사례는 한 사람 때문이다. 가정이 왜 파괴되는가? 한 사람 때문이다. 스타트업이나 대기업이 왜 망하는가? 한 사람 때문이다. 왜 국가가 엉망진창이 되는가? 단 한 사람 때문이다.

세계 최강국 미국이 트럼프라는 한 사람 때문에 어떻게 되었는가? 데이비드 카메론이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영국이 브렉시트(BREXIT)라는 국난을 당했다. 박정희라는 단 한 사람 때문에 민주인사들이 수없이 고통을 당해야 했다. 전두환 때문에 얼마나 많은 사람이 죽었는가? 미얀마를 보라. 한 사람 때문이다.

한국에서 미얀마 같은 군사쿠데타가 다시는 발생하지 않도록 한 것은 누구인가? 한 사람 김영삼 덕분이다. 당시 상황을 소개하겠다. 1993년2월23일 김영삼은 대통령에 취임했다. 취임한지 13일만인 3월8일 권영해 국방장관을 청와대로 불렀다. 독대였다.

(김영삼) 군인들은 그만둘 때 사표를 제출합니까?

(권영해) 군대에서는 사표를 내지 않습니다. 명령 하나면 됩니다.

(김영삼) 그래요? 그럼 됐구만. 내가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을 오늘 바로 바꾸겠습니다. 당장 예편하라고 하세요.

김영삼은 가장 강력한 무력집단인 군대의 수뇌부를 해체하기 시작했다. 육참총장과 기무사령관에 이어 수방사령관, 특전사령관, 야전군사령관들을 교체했다. 한 달 내에 군단장과 사단장급까지 후속인사를 통해 대부분을 날려버렸다. 수십 개의 별들이 우수수 나가떨어졌다. 그해 말까지 백수십 명의 별들과 영관급 장교들이 옷을 벗어야 했다. 남한에서 미얀마 같은 사태를 염려하지 않게 된 이유는 그 한 사람 김영삼 덕분이다.

나아가 김영삼은 쿠데타 주동자 전두환과 그 일당의 기소여부에 대해 "성공한 쿠데타는 처벌할 수 없다"는 검찰의 해괴한 논리에 분노했다. 그 후 사태를 반전시켜 5.18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 일당을 재판에 넘겨 사형선고를 받도록 했다. 이런 현상이 벌어진 것은 바로 그 한 사람 김영삼 때문이다.

군대에 대한 문민통제가 아직 덜 되었지만, 적어도 군사쿠데타에 대한 염려는 거의 사라졌다고 봐야 한다. 촛불시위 당시 계엄령을 사전 모의하고 준비했던 조연천 전 기무사령관은 미국으로 도망간 상태에 있다. 현재 검찰에서 이들에 대한 수사와 기소를 중지했는데, 어떻게든 불러들여 처벌해야 할 것이다.

거듭 강조하거니와, 전두환이 만든 군대 내에 사조직을 숙청하고, 특별법을 만들어 전두환 일당에게 사형선고를 받도록 만들었다. 군대가 불법적으로 준동하면 어떻게 된다는 것을 학습한 것이다. 오늘날 군대가 쿠데타를 일으키지 못하는 것은 김영삼 덕분이다. 김영삼이 아니었으면 엄두도 낼 수 없는 사안이었다.

불법을 관용하면 안 된다. 불법을 학습하기 때문이다. 윤석열과 그 가족의 불법적 행동에 대한 행정적, 사법적 관용이 윤석열을 이렇게까지 만들었다.

부동산투기로 수십억을 번 사람들에 대한 불로소득을 그대로 두었기 때문에 부동산 문제가 발생한 것이다. 이런 불로소득을 학습해왔다. 불로소득에 대한 학습효과는 불법을 학습하는 것보다 더 치명적이다. 반사회적 부동산투기에 대한 도덕불감증에 쉽게 걸리기 때문이다.

그러나 이 문제의 해결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불로소득을 세금으로 거두어들이도록 조세제도를 고치면 된다. 그럼에도 이낙연은 홍남기의 눈치만 보고 있었고, 시민들이 부동산으로 애간장을 태우고 있을 때 국회는 잠자고 있었다. 이낙연의 180석은 그렇게 세월을 보내고 말았다. 선거에서 참패하지 않는다면 오히려 이상한 일이다.

▶ 자, 이제 정치평론하는 이들에게 묻겠다

4.7보선의 참패는 누구 때문인가? 아직도 부동산 가격폭등이나 LH사건 때문이라고 말할 텐가? 민주당의 멍청한 애들처럼 조국이나 추미애 때문이라고 떠들 텐가? 그냥 대세가 국힘당으로 넘어가게 되어서 그렇게 되었다고 말할 텐가?

정치평론이랍시고 떠드는 애들을 보면 정말 한심하다. 모든 사회현상은 사람이 일으킨다. 더구나 정치는 사람만이 할 수 있는 영역이다. 선거참패라는 현상을 일으킨 사람이 누구인지 찾아야 한다.

나는 분명히 말해왔다. 4.7보선 패배의 원인은 이낙연이다. 선거 전부터 이낙연이 민주당을 망칠 것이라고 말해왔다. 그것이 전부다. 그 이외의 다른 근본적인 원인은 없다. 다른 모든 원인은 다 부차적이거나 이낙연으로부터 파생된 것들이다. 이제 알겠는가?

그럼 나는 왜 이낙연이 원인의 핵심이라고 비판해왔는가? 세월호특별법, 중대재해기업처벌법, 언론개혁법 등 무수한 개혁법안을 거들떠보지도 않거나 후퇴시켰기 때문이다. 또한 검찰청법을 개정함으로써 윤석열의 난동을 제압할 수 있었는데도 전혀 관심이 없었다. 심지어 조국 사태에 대해 사과하기도 했다. 이낙연은 논점의 핵심이 뭔지 전혀 이해하지도 못하고 있었다.

이낙연은 국정개혁과제가 어떤 것이 있는지조차 모르고 있었다. 사법개혁, 재정개혁, 종교개혁, 금융개혁, 노동개혁, 행정개혁, 군대개혁 등 셀 수 없이 많은 개혁과제를 하나도 건드리지 않았다. 이것이 180석을 지휘한 이낙연의 책임이 아니면 뭔가?

잘한 것도, 잘못한 것도 사람이 원인이다. 4.7보선의 원인에서 이낙연을 빼고 설명하는 것은 단팥 없는 단팥빵에 불과하다. 아니 사태의 진실을 호도하는 것이다.

▶ 왜 이렇게 되었는가? 그러면 어떻게 해야 하는가?

그렇다면, 어쩌다 이낙연 같은 사람이 당대표 자리에까지 나아갈 수 있었는가? 그것은 문재인의 인사실패 때문이었다. 이낙연을 잘못 평가한 것이다. 일꾼을 평가할 때 과학적으로 진단하는 방법을 전혀 몰랐기 때문이다. 이낙연을 총리로 지명할 때부터 심각한 문제였다. 다시 분명하게 말하지만, 이것은 문재인의 인사실패였다.

자고로 관존민비(官尊民卑) 사상이 우리민족의 저변에 깔려있기 때문에 이낙연이 높은 관직에 있었으니까 당연히 유능한 사람으로 먹고 들어갔을 것이다. 지금 정세균도 똑같은 현상이 나타나고 있다. 국무총리 직무담당자로서 정세균은 무슨 성과를 냈는지 나는 알지 못한다.

나아가 민주시민들이 이낙연의 시원한 국회발언 때문에 훌륭한 일꾼이라고 착각한 것처럼, 윤석열 또한 '사람에 충성하지 않는다'는 발언 한마디에 많은 시민들이 착각한 것이다. 이것 또한 문재인의 인사실패였다.

문재인의 거듭되는 인사실패를 설명하자면 끝이 없다. 이 작업은 성취예측모형에 의한 역량진단과 문재인의 정치철학이나 성품까지 과학적으로 분석해야 하는 방대한 작업이다. 인사실패의 원인을 간단히 설명하자면 세 가지 경우가 있다.

첫째는 인사대상자의 역량검증을 제대로 하지 않은 채 인상비평 수준에서 평가하고 임용하는 경우다. 이런 인사실패가 바로 이낙연 케이스다.

둘째는 인사대상자의 페인트모션에 속아 넘어가는 경우가 많다. 앞으로 적폐세력을 청산하기 위해 수사와 기소를 해야 할 일들이 많이 남았는데, 계속해서 일관성 있게 하려면 자신이 적임자라는 자기PR에 속는 경우가 있다. 이런 인사실패가 바로 윤석열 케이스다.

셋째는 과학적인 역량진단을 통해 적임자로 평가되었음에도 기대했던 성과를 제대로 내지 못하는 경우가 발생할 수 있다. 진단에 필요한 충분한 자료와 정보가 부족해서 진단오류가 발생하는 경우다. 의사들이 환자의 질환을 잘못 진단하는 것과 유사하다.

▶ 〈성과계약서 performance agreement〉를 작성하라

이러한 인사실패는 문재인을 사랑하는 민주시민들에게 뼈아픈 경험이다. 이런 인사실패의 확률을 줄이기 위해서 임용대상자와 사전에 〈성과계약서 performance agreement〉를 작성한 후 임용하도록 한다면 자신의 직무에서 윤석열처럼 크게 일탈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다.

성과계약서에는 어떤 개혁과제를 언제까지 어떻게 실행에 옮겨 최종적으로 어떤 성과를 창출해야 한다는 내용을 담으면 된다.

 

 

 

함께 만드는 언론, 시민들의 확성기 [딴지 USA]

출처가기

By 최동석 소장
By 최동석 소장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
0 / 1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