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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하는 게 옳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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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체 정치는 어떤 사람이 하는 게 옳은가?
  • 딴지 USA
  • 승인 2021.04.03 03: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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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원순 전 시장은 여비서 성추행 문제 고소 고발이 들어온 것을 인지한 직후 스스로 유명을 달리했다.

이 사건 이후 이른바 '진보 정치인'은 전부 내로남불이고 자격이 의심스럽다라는 식의 정치적 공격이 난무했다.

예전 자유한국당 홍준표 의원이 대학시절 친구의 약물을 이용한 성범죄 모의에 가담했다고 자전적 에세이를 통해 고백한 사실이 뒤늦게 알려진 적이 있다. 이로 인해 "홍준표 돼지발정제 사건"이란 말이 유행했다.

그런데 트럼프 전 미 대통령은 전직 모델 등 수없이 많은 여성들로부터 sexual assault 고소 고발을 당했고 언론에도 크게 공개됐지만 전혀 대통령직 수행 자체엔 영향을 받지 않았다. 그런 폭로로 인해 젊은 여성 유권자들의 지지도가 좀체 떨어지지도 않았다.

그보다 전, 빌 클린턴 대통령의 백악관 인턴 여사원과의 성관계 추문 이후에 지지도가 떨어지지 않고 도리어 재선에 성공한 것도 마찬가지다. 정치는 정치고, 사생활은 사생활이다라는 개념 때문이다.

미국과 달리 한국은 아직도 정치를 그 '사람'과 동일화해 생각한다. 누구누구가 혼외자가 있는지, 누구누구가 월세를 얼마로 올렸는지, 이런 것들은 그 사람이 사회를 더 개혁, 개선시킬 수 있는가 와는 한참 떨어진 질문들이 아닌가?

더 나아가서 딸이 14년 전 고딩시절 체험활동을 실제로 했는지, 표창장을 받았는지 안 받았는지, 이런 것이 장관을 하는데 적절하다 부적절하다 검증의 척도가 될 수 있을까?

문제는 언론이 실제적 법안과 행정을 분석하기보단 단발성 선정적 보도에 주력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게 한국의 정치 수준을 계속 더 떨어뜨리고 있다. 옛날이나 지금이나 이대로면 우리는 어떤 개혁도 불가능해진다.

혼외 자식 문제를 거론하면서 언론을 동원해 사회적으로 매장시키며 검찰 총장에서 낙마시키는 그런 식의 행위가 대표적이었다. 그게 지금도 끊임없이 반복 재생산되는 중이다.

나는 시민들이 이런 일차원적인 보도에 휘둘리지 않기를 바랄 뿐이다. 이런 식이면 우리 사회에서 어떤 개혁도 불가능하다.

개인적으로 월세를 몇 % 올렸다 하여 자신이 추진하던 법안의 취지와 맞지 않는다는 식의 비판 역시도 생각해 봐야 한다. 국회의원을 영어로 번역하면 Lawmaker이다. 더 좋은 법을 만들라고 시민이 고용한 사람이다.

더 나은 세상을 원하여 법에 대한 전문가를 '고용'했다면, 고용된 자는 그 역할에 충실해야 그 가치를 다하는 것이다. 우리 모두 몸에 흙과 겨를 묻히고 있다. 그게 없는 이는 없다. 그러나 맨날 그거갖고 손가락질하며 그 방향까지 잘못됐다며 개혁을 무산시키는 것은 유감이다. 그 방향이 맞다면, 그저 쉼없이 가도록 지지하는 것이 중요하지 않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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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Joohyuck Le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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