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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힐링] 고생 없이 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결점과 한계를 잘 모르며, 고난을 견뎌 내지 못하고, 핑크 빛 꿈을 꾸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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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로와 힐링] 고생 없이 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결점과 한계를 잘 모르며, 고난을 견뎌 내지 못하고, 핑크 빛 꿈을 꾸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
  • 딴지 USA
  • 승인 2019.12.06 03: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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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생 없이 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결점과 한계를 잘 모르며, 고난을 견뎌 내지 못하고, 핑크 빛 꿈을 꾸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팀 켈러, 내가 만든 신, 1장 내용중에서)

1. 좋은 지적이다. 바로 여기에서 문제를 발견하게 된다.

2. 사실 고생은 상대적이기도 하고, 개인마다 차이가 나는 부분이어서 절대적 수치(?)로 이야기 하기는 곤란한 측면이 많다. 그럼에도 불구하고...한국교회 안에서 명성을 좀 얻고 영향력을 발휘하는 인물들 중에서 현재적으로 고생(다양한 측면에서)을 하고 있는 분들은 별로 없다. 특히 재정적인 측면에서 그렇다.

3. 그런데 보통 그런 인물들이 야성을 이야기 하고, 헌신을 이야기 하는 경우들이 많다.

4. 그들은 팀 켈러, 제임스 패커, 톰 라이트, 존 파이퍼, 여러 국제적인 모임들, 주석들, 논문들, 신학적 흐름을 이야기 한다. 좀 진보적인 신학을 하는 분들도 마찬가지다.

5. 문제는, 문제는 - 자신들이 놓여져 있는 삶의 정황속에서 자신들의 관점 혹은 통찰이라고 하는 것에 한계가 있고, 그것이 어떤 사안을 제대로 보지 못하게 하는 장애가 될 수도 있다는 점을 쉬이 놓친다는 것이다. 개인적으로 알고 지내는 목회자들 중에는, 늘 자신과 비슷한 환경 혹은 생각을 가진 분들과만 교제하며 지내는 분들이 있다. 그렇게 교제하며 지내는 것이 일면 당연한 일이기도 하지만, 난 그것이 오히려 그 개인과 그가 섬기는 공동체에 상당히 심각한 문제를 일으키는 기반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한다.

6. 알만한 교단의 상당히 영향력을 가지고 있는 목회자들이, '목회자들과 후보생들이 공부를 안한다', '성실하게 목회 못하겠으면 나가서 일이나 해라'등의 이야기를 매우 공적인 자리에서 꺼내놓는 것을 몇차례 보았다. 그 말을 하게 된 배경은 나름 공감하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기 얼굴에 침 뱉는 것과 같다고 생각했다. 교단이 원리대로 움직이지 않고, 마땅히 자신들이 해야 할 일들은 제대로 하고 있지도 않으면서...일선에서 어쩔 줄 모르고 있는 후배들을 향해서 그런 말을 서슴없이 하는 것은 팀 켈러의 지적과 다르지 않다.

7. 복음도, 성경도, 삶도, 사회도 그러한 자신들의 좁은 시각에 가둬두고...전지적 작가 시점에서 훈수를 두려고 하는 일들. 그리고 그러한 시각들로 큰 모임과 만남들이 좌지우지 되는 일들. 그러한 좁은 시각에 이리저리 휘둘리는 교회와 목회자들. 그것이 참 아프게 남는다.

8. 청지기로 산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나그네로 살아간다는 것도 잊지 말아야 한다. 늙어간다는 것을 잊지 말아야 하고, 삶의 깊이 앞에 겸손해야 한다. 앤드류 머레이는 자신의 책 "겸손"에서 우리는 피조물이기에, 죄인이기에, 은혜를 받았기에 겸손할 수 밖에 없다고 이야기 한다. 그러나 하나님을 이야기 하면서 믿을 만한 배경을 기대고, 책 좀 읽었다고 기대고, 인맥 좀 있다고 기대고, 이리 저리 기대며 - 목에 힘주는 우리들이 얼마나 어리석은가.

9. 어리석은 사회는, 다수를 바보 취급하며 소수의 사람들로 뭔가를 하려는 사회다. 하나님께서 각 사람에게 얼마나 귀한 것들을 많이 허락하셨는지 알아야 한다. 대학 타이틀과, 직업, 돈이 - 사람을 재는 기준이 된 한국 사회 속에서, 교회도 별반 다르지 않다. 그러나 복음은 우리에게 그러한 허망한 그림들을 가르쳐 주지 않는다.

 

게시판 원글: 고생 없이 산 사람들은 다른 사람이 무엇으로 힘들어 하는지 잘 이해하지 못하고, 자기 결점과 한계를 잘 모르며, 고난을 견뎌 내지 못하고, 핑크 빛 꿈을 꾸며 현실과 동떨어진 삶을 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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