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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지소미아와 문재인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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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시사] 지소미아와 문재인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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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9.11.26 14: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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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지소미아 관련한 현재까지의 이슈를 간단하고 알기 쉽게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한국: 일본은 강제징용 배상하라. (대법원 판결)
일본: 우리는 한국에 수출을 규제하겠다.

한국: 강제징용배상은 과거사 문제이고 사법부의 판결에 왜 경제보복을 하냐? 협상하자.
일본: 우리는 과거사 문제 때문에 이러는 것이 아니다. 한국이 우리의 수출규제품목을 북한에 몰래 넘겨서 경제 제제하는 것이다. 협의 안 한다.

한국: 그러면 우리는 지소미아 연장 하지 않겠다. 우리가 북한과 내통한다고 의심해서 경제보복을 하는데 어떻게 너희와 북한에 대한 군사 정보를 공유하겠는가?
일본: (속으로 극 당황) 상관없다. 그래도 우리는 협의 안한다

미국: (잔뜩 짜증이 나서) 너희들 협의해라.
한국: 우리는 협의를 할 생각이 있는데 일본이 협의 하지 않겠다는데?
일본: 협의 안 한다.

2.
지소미아는 한국의 안보문제에 대단히 심각하고 중요한 협정일까? 답은 아니다. 미국과 일본의 필요성에 의한 것이다.

지소미아는 언제 체결되었는가? 2016년 11월23일

촛불시위가 한참이고, 박근혜의 탄핵결의안이 통과되어 업무를 중단한 것이 12월9일이니 사실상 권력을 잃어 가는 상태에서 급하게 이 협정을 맺었다.

공식적으로는 9월에 라오스에서 열린 한일정상회담에서 지소미아가 거론 되었고, 10월에 재추진 하겠다고 했으며, 11월에 협정서에 서명을 했으니 사실상 급하고 날림으로 한 협정에 가깝다.

심지어 이명박 조차 재임시절 지소미아 협정 체결 1시간 전에 전격적인 취소를 한 적도 있었다. 그만큼 한국의 국민 여론은 일본과의 군사정보공유에 부정적이고, 실질적으로 얻는 것도 없었으니 그 동안 협정을 맺을 이유가 없었던 것이다.

그런데 박근혜는 재가가 가능한 시점에 이 협정을 급하게 완료한 것이다. 미국과 일본의 필요에 의해 그리고 그 당시 우리 정부가 일본정부에게 선물을 준 것에 가깝다. 사드배치도 비슷한 맥락이다. 심지어 오바마 정부에서는 한국정부가 중국과의 관계를 완벽하게 무시하고 그렇게 신속하게 받아들일 것이라 예상하지 못했을 정도로 말이다.

실제 직접적 이익을 취한 누군가는 따로 있겠지만 박근혜 대통령, 황교안 총리의 외교적 안목이나 국익에 대한 판단기준은 전혀 없었고 그저 미국과 일본이 하자고 하니 체결한 것이 지소미아라고 생각한다.

3.
에스더 미 국방장관도 직접 언급했지만 미국의 한국에 대한 지소미아 연장에 대한 압력은 대단히 강했던 것 같다. 그 전날까지도 일본정부의 주목할만한 변화가 없다면 종료를 하겠다고 대응하던 우리 정부가 6시간을 남겨두고 입장을 바꾼 것을 보면 말이다.

그런데 과연 미국은 우리에게만 지소미아에 대한 압력을 행사 했을까? 일본에게도 비슷한 압력을 행사 했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일본에게는 한국 행동에 직접적 이유가 되었던 경제제재의 해제라는 압력을 행사 했을 가능성이 높다.

이를 우리 정부의 패배, 문재인의 외교적 굴욕이라고 주장하는 언론이나 야당 정치인들이 있는데 내 생각은 정 반대이다. 우리 정부의 완벽한 외교적 승리다. 명분에서도 앞섰고 실리적 이득은 월등하게 챙겼다.

4.
첫째 그 동안 경제제재 관련해서 일관되게 협상하지 않겠다던 일본을 다시 협상 테이블로 끌어냈다. 당장 한일 무역관련 실무담당국장 회의를 재개최 하기로 했다. 실제 일본 언론에서는 일본이 경제제재를 포기해야 한다는 기사도 나온다. (오늘자 아사히 신문 사설)

둘째 한일 정상회담을 하기로 했다.

세째 중재를 하려는 미국의 체면을 세워 주었다.

네째 일본이 경제제재를 하는 동안 한국의 부품소재 기업들은 자생력을 갖추는 계기가 되었다. 반면 일본 기업들은 수출 대상을 상당 부분 잃어버려 큰 타격을 입었다.

다섯째 민간차원의 일본제품 불매는 앞으로도 진행될 것으로 보인다. 한국 여행객에 의지하던 일본 지방 소도시들은 큰 타격을 받았고, 심지어 공항이 폐쇄된 곳도 있었다.

여섯째 지소미아 연장이 아니다. 그 동안 경제제재 관련해서 협상을 거부하던 일본이 다시 나왔지만 우리 정부의 공식입장은 7월 이전의 한일협력관계 즉 화이트리스트 배제에 대한 취소가 없다면 종료할 수 있다. 12월 말까지 이제 한 달 조금 넘게 남았을 뿐이다. 그 안에 일본 정부의 해당 조처에 대한 준비 그리고 퇴로를 열어준 것이다.

5.
외교적 수사라는 것은 말장난이 정말 심하다. 어제 우리 정부는 지소미아 관련한 발표에서 ‘종료효력정지’라는 워딩을 썼다. 말장난이지만 나는 대단히 감탄했다.

12월말까지 ‘한시적 연장’이 아닌 ‘종료효력정지’라는 표현을 사용한 것은 우리 정부가 일관되게 주장해 온 ‘일본의 변화가 없다면 지소미아 연장은 없다’는 기본원칙에 충실했을 뿐만 아니라 미국의 중재(압력)에 대해 적절하게 빠져나가면서 그 공을 일본측으로 넘긴 것이다.

미국의 압력에 굴복한 것이라면 그냥 ‘연장’을 했을 것이다. 그런데 우리는 연장이 아닌 '일시 연기'인 것이고 일본은 별 효력이 없는 경제제재를 풀어야 하는 압력에 직면하게 되었다.

6.
“한국이 양보했다” (기시다 후미오 자민당 정조회장)
“청와대가 이제야 지소미아의 중요성을 인식했다” (일본 정부 고관)
“거의 이쪽의 퍼펙트 게임이다” (또 다른 일본 정부 고관)
“일본은 카드를 거의 꺼내지 않으면서 지소미아를 유지시켰고 수출규제문제를 WTO의 분쟁에서 양국간 협의로 돌리는 성과를 거뒀다” (일본 외무성 관계자)

일본 특유의 정신승리는 여전한데 그 소식을 그대로 전하면서 덩달아 신나는 한국언론을 보면 사실 한숨이 나오긴 한다. 아베는 좋겠다. 한일 양쪽 언론의 응원을 받고 황교안의 단식 응원까지 받고 있으니 말이다.

7.
이 이슈 관련해서 향후 전망을 추측하면 나는 다음과 같이 예상한다.

우리는 이번 지소미아의 종료효력정지를 통해 미국이 한국을 더 압박할 명분을 없앴다. 우리에게 지소미아는 수단이지 목적이 아니다. 우리는 해도 그만이고 안해도 그만인데 미국과 일본은 해야만 한다. 일본이 경제보복을 철회하면 지소미아를 연장하면 되고, 철회하지 않으면 한번 명분을 쌓았으니 연초에 계약대로 종료하면 된다.

일본의 입장에서는 자신들이 이겼다고 정신승리하면서 지소미아연장과 경제보복철회를 맞교환하고, 그 원인이었던 강제징용배상문제는 언급을 하지 않는 것이 유일한 출구전략이다. 북한수출문제는 조사해 보니 ‘없었다’고 발표하면 그 뿐이다.

미국은 이 정도 중재안을 아베가 받지 않으면 아베 조인트를 까던가 혹은 한국에 더 큰 선물을 주는 수 밖에 없다. 이제는 한일 관계를 무시하고 무작정 한국에게만 양보하라고 압력을 넣기에 명분이 애매해 졌다.

8.
사드도 지소미아도 모두 박근혜 정부의 외교적 실패의 산물이다. 그것을 지금 문재인 정부에서 수습하고 있다.

그런데 자유한국당에서는 지소미아 연장이 마치 안보적으로 중요한 문제인 것처럼 거짓선동을 하고 있다. 자신들의 실패를 숨기면서 일본정부를 위하는 행동을 서슴치 않고 하는 것이다. 마치 구한말 친일세력들처럼 말이다.

반면 문재인 대통령은 황제 단식중인 황교안에게 “지소미아 문제도 해결되었으니 단식을 중단하라”고 권유했다고 한다. 정치를 넘어 두 사람의 인간적 품격이 극명하게 대비되는 모습이 아닐 수 없다.

++내용추가++

9.
방금 MBC뉴스데스크를 보니 일본측에서 먼저 '수출규제 재검토' 의사를 밝혀왔고 그래서 지소미아 종료가 연기된 것이라고 한다. 이는 일본이 사실상 백기를 든 것이나 다름없다. 미국의 일본을 향한 압력도 매우 강했다고 생각된다.

이 일련의 상황을 보면 한국정부는 모든 것을 매뉴얼대로 실행하고 있고 진행 결과도 한국정부의 의도대로 가고 있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그것을 인정하지 않는 사람들은 그저 반대를 위한 반대론자라고 생각한다.

10.
오늘 협상을 시작한 한일 외교부 장관의 모습이 담긴 사진을 첨부한다. 때로는 구구한 설명보다 한 장에 사진에서 더 많은 것을 볼 수 있다.

두 장관의 대비되는 표정이 현 상황을 보여 준다고 생각한다. 누가 승리한 자의 표정인가??

ps. 어떤 능력자(류용호 님)께서 제 글을 바탕으로 지소미아관련 시사맵을 만들어 주셨습니다. 아마 컨설팅쪽 일을 하시는 분이 아닐까 조심스럽게 추측합니다. 지소미아 관련해서 이 시사맵을 통해 많은 분들 이해에 도움이 되기를 바랍니다. 아울러 훌륭한 맵을 만들어 주신 류용호 님께 감사의 인사 전해 드립니다.

 

게시판 참여 클릭: 11/23 지소미아와 문재인의 외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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