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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N현장] "재난의 시대"…'프랑스 여자', 코로나19 시대 개봉의 의미(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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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0-06-02 02:54:39  |   조회: 1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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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 '프랑스 여자'가 개봉을 앞두고 언론배급시사회를 통해 처음 공개됐다. 오랫동안 경계인의 삶을 살아온 한 여자가 느끼는 회한과 외로움 등 여러 감정들을 섬세하게 그려낸 영화는 중간중간 판타지와 호러 등의 장르도 섞여 있는 흥미로운 작품이었다. 또한 스쳐지나가듯 등장한 세월호와 파리 테러 등 소재는 신종 코로나 바이러스(코로나19)가 창궐한 현실과 맞물리며 남다른 의미를 형성했다. 
 

1일 오후 서울 광진구 건대입구 롯데시네마에서 영화 '프랑스 여자'(감독 김희정)의 언론배급시사회 및 기자간담회가 열렸다. 이 자리에는 김희정 감독과 주인공 김호정,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이 참석했다.

'프랑스 여자'는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다. '열세 살, 수아' '청포도 사탕: 17년 전의 약속' '설행 눈길을 걷다' 등을 선보였던 김희정 감독의 신작이다.

이날 김희정 감독은 영화의 제목을 '프랑스 여자'로 정한 것에 대해 "시나리오를 생각하면 '열 세살 수아' '청포도 사탕'이 그냥 나왔고 '설행-눈길을 걷다'도 그랬다"며 특별한 이유가 없다고 했다.

이어 "이 여자(주인공)가 어떤 재난 상황에서 발견되면 그 사람의 국적은 프랑스 여자가 될 것이다. 그런 부분을 생각했다"며 설명을 더했다.

김 감독이 오랫동안 해외 생활을 한, 경계인의 캐릭터를 다룬 '프랑스 여자'의 이야기를 쓰게 된 것은 감독 자신이 오랫동안 유학생활을 하고 그곳에서 만났던 여성들로부터 받은 영향이 컸다. 실제 김 감독은 폴란드에서 7년간 영화를 공부했다.

김 감독은 "해외에서 한국 여성들에 대한 관심이 많았다. 만나보면 복잡한 감정을 느끼게 하는 상태에 있는 분들"이라며 "자기 나라를 떠나서 사는 게 녹록지 않고 한국에서 살기에는 너무나 그 나라화돼 있다. 그 사이에 있는 분들을 보면서 여러 감정을 느껴서 언젠가 이 얘기를 해봐야겠다 싶었다"고 설명했다.

영화의 주인공은 배우 김호정 맡았다. 김호정은 극중 배우의 꿈을 접고 프랑스 파리에서 통역가로 살고 있는 경계인 미라를 연기한다. 또 김지영이 미라의 오랜 친구이자 영화 감독인 영은, 김영민이 20년 전 미라를 짝사랑한 연극 연출가 성우, 류아벨이 미라와 함께 배우의 꿈을 키웠던 해란을 연기했다.

김 감독은 김호정의 캐스팅 이유에 대해 "이 역할이 김호정밖에 없었다. 김호정은 연극을 많이 했고 해석력이 좋은 배우라고 생각했다"며 "여러 감독과 얘기해도 '프랑스 여자 같잖아' 그런 얘기를 한다"고 했다. 실제 봉준호 감독 역시 김호정이 프랑스에서 오래 머물렀었다고 생각할 정도였다고.

김호정은 극중 프랑스에서 오래 살았던 캐릭터를 소화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는 "미라라는 인물을 만들기 앞서서 시나리오를 주셨을 때, 내가 겁을 냈다"고 솔직하게 말했다.

김호정은 극중 배우의 꿈을 접고 프랑스 파리에서 통역가로 살고 있는 경계인 미라 역을 맡았다. 그는 "배우는 아는 것 만큼 표현한다. 불어도 그렇고 거기서 연극 배우가 안 돼서 통역가를 한다는 게 큰 부담이었다"며 촬영 반년 전부터 영화사에서 붙여준 프랑스 선생님에게 불어를 배웠다고 했다.

또한 김호정은 자신의 역할의 모델이 된 인물이 인물과도 만났다고 했다. 그러면서 "이번에도 불어가 쉽지 않다. 가장 힘들었던 게 촬영에서 불어로 감정 장면 하는 것과 재작년에 제일 더웠을 때, 40도일 때 찍은 장면이다. 그 장면은 첫 장면이었는데 카페에 앉아서 '폴라'를 입고 찍었는데 기억이 안 날 정도로 힘들었다"고 회상했다.

이어 "불어 선생님이 있고 실제로 상대 배우가 저랑 훈련을 많이 해서 현장에서는 잘 넘어갔는데 지금도 너무 부끄럽고 창피하다"고 쑥스러워했다.

김호정은 영화 속 캐릭터에 많은 공감을 느꼈다고 했다. 그는 "굉장히 강렬하고 섬세한 시나리오였다. 한 번 훅 읽고 고민할 여지없이 해야겠다고 결정했다"며 "(캐릭터가) 어디에 속하지 않는 인물인데 내가 마침 이 시나리오를 제안 받았을 때 나도 나이가 반백살이 됐고, 앞으로 제가 어떤 배우가 돼야할까, 어떤 연기를 해야할까 고민하던 중에 시나리오를 받아서 열정적이고 공감하는 부분이 컸다"고 말했다.  

김지영은 김호정이 주인공이라 이 영화에 출연을 더 하고 싶었다고 했다. 그는 "김호정과는 이 작품에서 호흡을 처음 맞춰본다. 김희정 감독님이 얘기하셨듯이 프랑스 여자다. 호정 언니 아니었어도 했을 수는 있지만, 프랑스 여자가 김호정이라는 걸 듣고, 단박에 했다"며 "예전부터 연기를 꼭 해보고 싶었던 선배님이었다. 언니가 시킨 게 아니라 진짜다"라고 해 웃음을 줬다.

극중 1인2역을 소화한 류아벨은 "선배들과 연기한 것은 처음이다. 좋았던 적은 너무 많고, 조금 무서웠던 적은 긴장을 너무 해서 긴장을 했다"고 현장 배우 중 막내로서의 솔직한 소감을 밝혔다.

김호정은 배우들이 서로 호흡이 잘 맞았다고 했다. 그는 "여기 있는 배우들 뿐 아니라 김영민, 백수장 등 많은 배우들이 호흡이 잘 맞았다. 이게 사실은 많은 큰 상업영화가 아니어서 굉장히 시간을 촘촘하게 준비해서 빨리 찍어야 하는데 무리 없이 촬영 순간에 즐겁게 잘 찍었다"고 했다.

그러면서 "여기 배우들은 김지영 배우는 지금 보시는 것처럼 연기나 본 모습이 너무 똑같다. 화통하고 현장 분위기를 좋게 해서 너무 즐거웠다. 류아벨도 마찬가지로 파워풀한 에너지를 갖고 있어서 특별히 여러가지를 하는 것보다 호흡이 잘 맞았다"고 덧붙였다.

이번 영화 속에는 세월호와 파리 테러 등의 사건들이 언급된다. 김희정 감독은 영화 속에 이 같은 재난을 넣은 이유를 밝히며 영화의 의미를 설명했다. 그는 "세월호는 2020년에 개봉하지만, 영화의 진행 시간은 2015년이다. 그러니까 세월호가 작년에 있었던 사건일 때의 이야기다"라며 "(영화상으로)작년에 영화인 텐트에서 잤었고, 영화인들이 단식 농성과 동조 단식도 했었다. 그때 했던 경험이 들어간 것이고, 이런 질문을 하고 싶었다"고 밝혔다.

이어 "지금도 재난 시대다. 기자들이 마스크를 하고 코로나19 때문에 앉아있는 모습이 굉장히 디스토피아적이고, 미래적이고 놀랍다. 이런 풍경과 분위기가 이전의 기자 시사 때와 다르다는 걸 몸소 느낀다. 우리는 운이 좋아서 살아남았구나 생각한다"면서 "추모를 하고 싶었는데 자신이 추모의 대상이 될 수 있다. 우리는 그런 시대를 살고 있다"고 두 소재를 연결시킨 이유를 설명했다.

김 감독은 '설행-눈길을 걷다' 이후 약4년만에 영화를 선보이는 감회를 밝히기도 했다. 그는 "감개무량하다. '설행-눈길을 걷다' 시사회 때 다음 영화는 '프랑스 여자'를 준비하고 있다고 했는데 그게 이뤄져서 기자들과 만나게 돼서 기분이 묘하다"고 했다.

한편 '프랑스 여자'는 오는 6월4일 개봉한다.

 

출저: news1.kr

2020-06-02 02:54: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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