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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호창, 짖중권의 '선택적 분노' 비판.. 글에서 보이는 품격의 차이
 회원_610355
 2020-01-10 12:37:03  |   조회: 516
첨부파일 : -

진중권 선생님 보세요

추미애 장관님이 검찰 인사조치한 것을 보고 화가 많이 나셨죠? 공감이 됩니다. 저도 권력형 비리 조사가 끝나지도 않은 시기라, 시기와 방법이 문제가 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리고 아, 정치하는 사람들은 나와는 사고구조가 좀 다르구나 하는 생각도 들었습니다. 선생님의 분노에 일정부분 동의합니다. 이런 저보고 아마도 또 기회주의자라고 하실 지도 모르겠습니다.

그런데 말입니다. 선생님이 희생양이라고 하는 그 분들이 한 짓은 눈에 안보이는 모양입니다. 멀쩡히 집에 있다가 자살한 친구의 유서를 대신 써줬다고 잡아들여 수십년간 옥살이를 시키고도 사과 한마디 없어요. 성폭행을 당했다고 피해자가 직접 말하고 전 국민이 누가 한 짓인지 뻔히 비디오를 봤는데도 증거가 없다고, 자기 편이라고 풀어줘요. 한 여고생의 10년전 생기부 전체를 탈탈 털고 심지어는 그 때 성적을 전 국민 앞에 공개해 조롱해요. 화가 안나십니까? 선택적으로 화가 나시는 분이라 이건 그래도 된다는 생각이신가요? 그래도 된다고 칩시다. 선생님 말씀대로 더 깨끗한 나라 만드는 과정이라 생각하고 분노하지 맙시다. 그런데 그분들을 수십년 옥살이를 시킨 것도 아니고, 성폭행을 한 것도 아니고, 신상털이 한 것도 아니고 그 권력이 너무 막대해서, 고작 인사이동 조치를 한 것에 대해서는 화가 치솟습니까? 그리고 전 국민이 분노해야할 일인가요?

제가 진중권 선생님을 존경한 것은, 힘없고 약한 마이너리티의 입장에 서서 거침없이 그들을 대변해주던 몇 안되는 분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 언제부터 이재용씨 점심 한끼 못 먹은 것에 ‘전국민 굶겨죽인다’고 분노하는 분이 되셨습니까?

저는 이번 일로 이쪽 저쪽에서 하도 욕을 얻어먹어서 한동안 조국문제는 관심 끊고 지냈는데, 선생님이 하도 강하게 ‘11개 혐의’를 이야기해서 엊그제 처음으로 조국교수의 공소장을 봤어요. 입시관련 죄명이 대부분 ‘업무방해’인데, 그게 고2 담임선생님, 고3 담임선생님의 업무를 방해했다는 거예요.(법을 전혀 모르지만 담임선생님 업무방해는 참 신선한 범죄같아요) 교무실에 가서 깽판을 친 것도 아니고, 성적을 조작한 것도 아니고, 생기부에 봉사활동, 인턴활동 제대로 안 적어서 그 선생님들 업무를 방해했다는 거예요. 내가 검사라면 장담컨대 대한민국 학부모 전원을 구속시킬 수 있어요. 이대로라면 서울대학교에 합격한 학생 전원을 구속시키고 (아니 정확히는 그 부모들을) 서울대학교를 ‘서울교도소’로 만들 자신이 있어요. 수십명의 특수부 검사가 5개월동안 조사한 게 고작 이런 것들이예요. 이건 권력형 비리 조사라 당연한 것이고, 그 사람들 파면시킨 것도 아닌, 고작 인사 이동한 것은 ‘죽일놈들’이 한, 전 국민이 분노할 일입니까?

저는 언제나 약자의 편에서, 약자를 지키는 선생님의 모습이 너무 멋있었습니다. 그래서 선생님을 매주 만날 때마다 설레었고, 선생님이 쓰신 책을 들고 가서 싸인을 받고 즐거워했습니다. 서울대 미학과를 지원하려는 학생이 있으면 저는 언제나 선생님을 만난 적이 있는 사람이라고 자랑을 했습니다. 제가 선생님을 처음 만났을 때, 제일 먼저 한 말이 “아마도 까간의 미학강의(선생님의 번역서)를 대한민국에서 가장 많이 읽은 사람일 겁니다”라고 소개를 했던 기억도 납니다. (번역이 좀 덜되어서이기도 합니다. 농담)

그런데 이제는 그 때의 진중권은 보이지 않고 짖중권만 보입니다. (오타아님) 사람 말을 못 알아들으니, 형태만 같으면 다 똑같다고, 도둑이라고 짖는 개와 다름없어 보입니다. 정유라와 조국딸이 같고, 네오나찌와 서초동 국민이 같고, 일베와 좌좀이 같다고, 이번에도 인사이동이 다른 정권이 한 짓과 똑같다고 비난하더군요. 내용에 대한 비판은 없어요. 형태로만 보면 사일구도 네오 나찌고, 프랑스혁명도 집단광기입니다. 사리분별력이 없으니 형태만 보고 그저 똑같다고 짖을 수밖에요.
그 많은 사람들이 비난을 해도 선생님의 속뜻은 그게 아니라는 것을 굳게 믿고 있었지만, 이제는 그 기대를 내려놓겠습니다. 다만 당신의 목에 걸려있는 그 목줄을 쥐게 될 주인이 ‘보수언론’이 아니라 ‘더 깨끗한 주인’이었으면 하는 바람밖에는 없습니다. 비록 지금은 ‘보수 언론’이 그 짓는 모습을 보며 즐거워하고는 있지만.

ps. 저는 이제 더이상 페이스북에 이런 공개적인 글 안 쓸 겁니다. 전화번호 안 바뀌었다는 것을 알게 되었으니 개인적으로 연락주세요. 공개토론도 그때 조용히 다녀오겠습니다. 저는 조국사태에 대해 실체적 진실을 밝혀보자는 것이지, 진중권씨의 ‘화려한 이벤트’에 일조하고 싶은 마음은 전혀 없습니다.

출처: 김호창https://www.facebook.com/caleb.kim.161/posts/2663392843710307:0

2020-01-10 12:37:03
98.149.115.245

회원_129917 2020-01-10 12:37:13
불면증이 확 달아납니다. 편안한 새벽 맞으시길 바랍니다

회원_851068 2020-01-10 12:37:17
선생님 글 읽을때마다 품격의 차이를 느낍니다. 감사합니다.

회원_279931 2020-01-10 12:37:22
인성의 차이가
글에도 느껴지는
좋은글 고맙습니다
스트레스 안받으시면
좋겠어요

회원_824012 2020-01-10 12:37:31
역시 !중권이는 주둥이만

회원_460638 2020-01-10 12:38:16
선생님
존경합니다
짖중권과는 토론상대가 안되니 응하지 말아주세요

회원_420278 2020-01-10 12:38:22
인간이 염치를 알아야 하는데, 진중권이는 그런가 다 갈아마셨나 봅니다. 그런 존재에게 너무 정성을 많이 들이셨네요. 에휴, 고생하셨습니다. 건승하십시오.

회원_935184 2020-01-10 12:38:31
화려한 이벤트
적절한표현이네요
진중권 이자는
밥그릇을 내놓고 땡깡을 부려
더큰 밥그릇을 차지하려고 이벤트중이니
걍 내비둬야합니다
짖든지말든지
더러우니까요
그자가 좋아하는 레거시미디어들이 알아서 밥주겠죠
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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회원_242097 2020-01-10 12:38:37
토론이 되겠나요?
차라리 링에서 주댕이를
잦걸레로 만들어 버려야....
제가볼땬 이 짖중궈 스폰 붙은 겁니다. 돈아죠..돈.

회원_426384 2020-01-10 12:38:43
진중권의 책을 읽고 즐거워 했던 일인으로 선생님의 지당한 말씀에 동의합니다.

회원_538352 2020-01-10 12:38:55
사회의 감춰지는 진실에 대해서 한마디 한마디 해주시는 분들이 계십니다. 덕분에 정보수집력이 약한 사람도 진실에 접근할 수 있게 되었습니다. 힘드시더라도 진실의 글은 지속되길 소망합니다. 한사람 한사람의 작은 수고로움(마음에 받는 상처는 크지만)이 세상을 바꾸어 가기에......

회원_159561 2020-01-10 12:39:04
이런 글이 진짜 사이다같은 글이다. 이런 품격있는 글을 쓰실 줄 아는 분들에게 무한한 존경심과 아울러 시샘도 갖게 된다.
김호창님 감사합니다.

회원_424609 2020-01-10 12:39:13
진실의 글 고맙습니다.
공유 하겠습니다.

회원_285602 2020-01-10 12:39:33
김호창님..쓸데없는일을 하고 계시네요. 진중권에게 이런글이 무슨 소용입니까. 사람은 고쳐 못씁니다. 모든 사람을 대화와 타협으로 고칠수있다는 생각을 버리세요. 시간낭비입니다. 쓰레기는 소각이 답입니다. 우리 어린학생들을 위해 아까운시간 써주세요

회원_500598 2020-01-10 12:39:45
감사. 감사합니다. 공유합니다

비회원_771344 2020-01-11 17:58:47
그 있잖아요 얼토당토 않은 상황을 마주하면 하도 어이가 없어서 머리속으로는 무수히 많은 반박의 문장들이 순서없이 피어오르는데 말문이 탁 막혀 입을 열지 못하는 심정 그거를 요소요소 따박따박 시원하게 말 해주셨네요 읽으면서
내말이요!! 했습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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