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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
가장 돌아가고 싶은, <나의 계절>
 회원_846028
 2023-04-18 15:32:38  |   조회: 8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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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주 가는 카페 아르바이트생이 이상형이라 평소보다 자주 갔고, 그런 식으로 친분을 쌓아 연인이 되었다는 이야기. 한 번쯤 들어보셨을 거예요. 굳이 카페가 아니더라도 일상생활에서 자주가는 곳에서 평소 꿈에만 그리던 존재를 만나게 되었다면 어떻게든 가까워지고 싶을 겁니다. 여기 이 여학생도 카페에서 아르바이트하는 승재와 가까워지고 싶은 모양이에요. 하지만 승재는 모르는 것인지, 모르는 척하는 것인지. 무덤덤하게 대합니다. 본인보다 더 마음이 답답했던 사장님. 저 여학생이 원래 이 시간에 오지 않았는데, 온 것이라고 귀뜸을 해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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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의 큐피드를 자청한 사장님의 노력이 도움이 된 모양입니다. 승재가 가까이 다가가요. 하지만 갑자기 시야가 흐려지면서 초록 머리의 여자아이 모습이 보입니다. 이 여자아이는 누구길래 갑자기 나타나는 걸까요. 눈을 지끈 감고다시 떠보자 현실로 금방 돌아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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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장님의 말이 맞는 모양이에요. 여학생이 먼저 용기를 내 끝내고 할 일이 있냐고 물어요. 당황한 승재. 하지만 아르바이트 이후 둘은 함께 맥주를 마시러 나섭니다. 여학생은 그동안 오고 싶었던 곳인데, 마땅히 함께할 사람이 없었다고 자신의 이야기를 털어놓아요. 평소에 친하게 지냈던 친구들은 취직이다, 뭐다 시간을 내주지 않았다네요. 여학생이 승재에게 느끼는 호감의 크기가 보통이 아닌 것 같습니다. 처음 사적인 대화를 나누는 자리에서 이렇게 속마음을 털어놓기가 쉬운 일은 아니니까요. 가만히 이야기를 들어주는 승재. 훈훈한 지금의 분위기처럼 둘은 더 가까운 사이가 될 수 있을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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좋은 분위기를 깨버린 쪽은 승재였습니다. 가만히 이야기를 잘만 듣더니 갑자기 왜 그러는 거죠? 대뜸 실없는 이야기는 그만두고 목적을 이야기하래요. 사람과 사람이 알아가는 데에 있어서 확실한 목적이 어디 있을까요. 여학생은 당황한 것을 넘어서 기분이 나쁘다는 것을 드러냅니다. 승재는 자신이 크게 잘 못 한 줄도 모르고 더 큰 소리를 냅니다. 분위기 잘 맞춰주는 사람이 필요하면 다른 아르바이트를 소개해준대요. 자기보다 모든 면에서 낫다면서요. 자신보다 좋은 사람이건, 아니건. 이렇게 무례한 대처가 어디 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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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제 이야기는 승재의 과거로 넘어갑니다. 우리는 왜 승재가 여학생에게 이상한 태도를 보였는지 알 수 있을까요? 사실 학창 시절 이야기도 평범하지는 않습니다. 질이 안 좋은 친구들과 몰려 다니면서 여자아이 하나를 정해 괴롭히거든요. 승재를 좋아하는 여자아이에게 고백하여 마음을 주었을 때 쯤 배신을 하는 겁니다. 그동안 좋아한 적 없고, 장난으로 그런 거라고요. 신체적으로 주는 상처의 크기도 함부로 예측할 수 없겠지만, 이런 식으로 마음을 아프게 한다면 평생 잊지 못할 지도 모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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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재는 누군가 한 명을 정해 집중적으로 괴롭힌다는 것이 내키지는 않지만, 친구들의 제안에 응해요. 몰려 다니는 무리 중에서도 높고 낮음이 정해져 있는 요즘이니까요. 하지만 여자아이와 가까이 지내면 지낼수록 좋은 사람이라는 인상을 얻게 됩니다. 호감을 느낄수록 죄책감을 느끼는 승재. 결국 친구들이 여자아이에게 상처를 주려 할 때 나서서 막아주게 되는데요. 문제는 여기서 끝이 나지 않았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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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신들을 배신하고 반에서 낮은 계급인 여자아이 편에 섰다는 말도 안 되는 이유를 들며 승재를 재판하기 시작한거에요. 폭행하고, 먹던 껌을 뱉어 주워 먹으라는 요구를 합니다. 그 폭력 속에서 승재는 홀로 버틸 수 밖에 없었습니다. 결국 자신이 살아남기 위해서 구해주었던 여자아이를 다시 절망 속으로 밀어 넣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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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지옥의 중학생 시절을 보낸 승재는 일부러 아는 얼굴이 없는 지역에 있는 고등학교로 진학합니다. 하지만 너무 친구들에게 치인 탓일까요. 애초에 아무와도 친해지려 하지 않습니다. 그렇게 스스로가 자신을 고립시키는 지경에 이르죠. 물론 질 나쁜 친구들과 몰려 다니면서 좋지 못한 행동을 한 것은 승재의 선택입니다. 도를 넘어선 장난에 멈추자고 브레이크를 걸었던 것 역시 승재의 선택이었어요. 계급을 정해두고 우위를 선점하려는 것이 정말 올바른 친구 관계일까요. 우리 어른들은 이런 구조를 어쩔 수 없다는 이유로 지켜만 봐도 되는 것인지 의문이 드는 일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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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는 빛이 비치지 않은 것만 같던 승재의 인생. 그런 어둠 속에서도 희망은 다가왔습니다. 학원에서 만난 질 나쁜 선배들에게 또다시 괴롭힘을 당하던 승재 앞에 한 누나가 나타납니다. 누나는 승재와 같은 학원에 다니고 있었는데요. 질 나쁜 소문이 뒤를 따라다녀요. 범죄를 저지른 적도 있다는데. 사실일까요. 무섭기만 했던 누나는 승재 앞에서는 좋은 사람입니다. 위험에 처했을 때 구해주고, 이런저런 것들을 챙겨주거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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점점 누나에게 호감이 가고, 결국에는 굳게 닫았던 마음의 문을 활짝 열게 됩니다. 중학교 때 있었던 이야기를 꺼내거든요. 속마음을 털어놓기는커녕 반 친구 하나 만들지 않았던 그 승재가요. 승재는 봄이를 향한 미안함을 털어놓습니다. 누나는 단호하게 말을 해요.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아무리 후회를 한다고 해도 고칠 수도, 되돌릴 수도 없다고요. 차갑게 들릴 수도 있지만 틀린 말은 아닐 겁니다. 다만, 계속 그렇게 미안함을 느끼고 살아가다 보면 장본인에게 닿을 수 있을 거라는 희망적인 내용도 덧붙여요.

 

미리 보기까지 7화 분량의 이야기가 나온 네이버 웹툰 <나의 계절>. 저의 감상은 ‘알 수 없는 이야기다.’라고 정리하여 말할 수 있을 것 같은데요. 미스터리한 분위기가 시종일관 따라다닙니다. 이 웹툰에서 나오는 인물들은 하나같이 이해하기가 힘들어요. 자신의 이야기를 다 털어놓는 것이 아니라 숨기고 있거든요. 그렇기 때문에 조각난 단서를 가지고 있는 독자 입장에서는 ‘왜 그럴까?’ 하는 마음이 들면서 계속 뒷이야기를 궁금해 하게 됩니다. 숨겨진 내용이 많으면 독자들이 지칠 수도 있지만 계속해서 뒷이야기를 궁금하게 만드는 힘이 있어요. 더운 날씨. 서늘한 내용의 웹툰이 보고 싶다면 <나의 계절>'만 한 것이 없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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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3-04-18 15:3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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