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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그리고 반성해야 한다.
 회원_801384
 2023-01-17 14:51:57  |   조회: 1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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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어준 고마운 줄 알아야 한다.

문제는 김어준이 아니라, 김어준에서, 김어준 수준에서, 김어준 스타일에서 한발짝도 나아가지 못한 이쪽 진영 대중 담론이다.

식상하겠지만 '엄혹하던 시절', 김어준의 '쫄지마 씨바'는 큰 용기가 되고, 구심점이 되었다. 딴지일보와 나꼼수, 뉴스공장은 나름 신선하고, 재미있고, 파격적이었다.

문제는, 본조비가 더이상 반항의 상징이 아니듯, 마돈나가 더이상 핀업걸이 아니듯, 김어준은 더이상 신선하고 파격적이지 않다는 거다. 재미는 있을지 모른다. 그 재미를 느끼는 팬층이 날이 갈수록 좁아지고 단단해진다는게 문제이지만.

1998년의 딴지일보, 2011년의 나꼼수는 마이너의 파격으로 분노와 풍자를 담아내었다. 그 에너지는 2016년 뉴스공장 출범으로 이어졌다.

뉴스공장은 동시간대 청취율 압도적 1위를 유지하며 청취자들과 함께 나이들어 갔고, 7년이 지난 지금 김어준은 거대한 영향력을 가진 메이저 1인언론이지, 파격적이고 예상불가한 와일드카드가 아니다. 파격의 신선함으로 중도층을 끌어들이던 김어준이 아니다.

다시 말하지만, 25년간 담론의 큰 축을 담당한 김어준에게 감사해야 한다. 이쪽 진영 담론에 집도 절도 없던 시절 천막을 쳐 준 것이 김어준이다.

그리고 반성해야 한다. 25년을 천막에서 지내면서 우리는 왜 번듯한 집을 짓지 못했나. 왜 '쫄지마 씨바'에서 더 나아가지 못했나. 왜 우리는 '쟤들은 나쁜놈'을 넘어서는 담론을 개발하지 못했나. 더 유연하고 포용력 있는 세계관을 건설하지 못했나.

전정권 말기 여론의 급랭, 이번 정권의 탄생, 날로 좁아지는 민주진보 진영의 입지, 그리고 암울한 미래. 두루두루 생각해 볼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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