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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
앵무살수, 웹툰으로 돌아온 본격 정통무협
 회원_411887
 2022-12-06 08:35:36  |   조회: 1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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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든 장르가 그렇겠지만 무협소설에도 그 내부적으로 다양한 분류가 존재합니다. 가장 오래된 분류법에 따르면 무협은 다시 '구무협'과 '신무협'으로 나뉘는데, 구와 신이라는 접두사에서 쉽게 짐작할 수 있듯 전자는 다소 부정적인 뉘앙스를 띄고 있습니다. 구무협의 좋지 않은 관습과 전례를 타파하고 나온 것이 바로 신무협인 셈이지요. 그 이후 다시 신무협의 시대가 끝나고 퓨전 판무협 등이 주류를 이뤘다고 보기도 하고, 혹은 넓은 의미로 지금까지 시장에서 볼 수 있는 무협들은 전부 신무협으로 포괄하기도 합니다. 무협 매니아로서 개인적으로는 구무협에 대비하는 의미인 신무협과 아주 넓은 의미의 신무협은 따로 구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하지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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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툰 리뷰에서 갑자기 무협 장르론에 대한 썰을 왜 미주알고주알 늘어놓는가 하면, 이 '앵무살수'라는 작품을 비무협 매니아 독자들에게 설명하려면 기본적인 전제가 필요하기 때문입니다. 무협 베이스가 있는 리뷰어로서 이 웹툰을 '정통무협'이라고 칭하고 싶습니다. 정통무협이란 구무협과 거의 일맥상통하지만 보다 긍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고 보시면 되겠는데요.

'앵무살수'를 굳이 구무협이 아닌 정통무협이라 칭한 건 서사 매체뿐만 아니라 모든 유행이란 원래 돌고도는 법이라, 10년 전에는 구닥다리로 여겨졌던 것들이 오늘날에 와서는 새롭게 힙한 문화로 떠오르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유행의 법칙이 첫번째 이유입니다. 그러니까, 좌백과 설봉이 처음 등장했을 무렵에는 지나치게 우려먹은 흔하디 흔한 내용도 2020년대에는 그 자체로 '정통'이라 불릴 가치가 있는 셈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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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른 한 가지 이유는 옛 무협의 전통을 따르면서도 그 디테일은 훨씬 세련되고 완성도 있게 이야기를 그려냈기 때문입니다. 사실 구무협의 요소들이란 무협의 근본과도 같아서, 그 자체로 문제가 될 리는 없지만 이런저런 사정으로 이야기의 퀄리티가 무너져 버린 덕분에 시대의 뒤안길로 사라져 버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거든요. 그러니까, 순수하게 서사 매체로서 뛰어난 작품인 '앵무살수'에 구무협이라는 낙인을 찍을 필요는 전혀 없는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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앵무살수의 줄거리에 대한 소개는 굳이 하지 않을 생각입니다. 한다고 해도 네이버 웹툰의 오피셜한 소개나 나무위키의 수준에서 그칠 테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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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만 제가 독자들께 드리고 싶은 말은, 이 작품이 굉장히 뛰어난 수작이라는 사실입니다. 정통무협으로서도, 그리고 무협으로서도, 서사 매체로서도, 웹툰으로서도 말이죠. 뒤의 2개는 뛰어난 작품들이 즐비한 대웹툰의 시대이지만 앞의 2개는 꽤나 드문 시대이고, 심지어 이 4가지의 조건을 모두 충족한 웹툰은 특히나 매우 보기 어렵습니다. 꼭 한 번 일독할 가치가 있는 작품이라는 생각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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