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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 한국 교회 상황은 현상이 아닌 '사태',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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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1-13 11:05:25  |   조회: 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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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교회가 참 나빴습니다 >

트럼프가 대통령에 당선됐을 때 세계의 많은 지성은 충격을 받았습니다. 지적으로 성숙하고 발달한 민주주의 국가, 미국에서 트럼프 같은 인물이 대통령에 당선됐다는 사실이 믿기지 않았습니다. 그런데 트럼프가 당선된 결정적 배경은 저학력과 저소득 계층의 기독교 복음주의 백인들이었습니다. 이러한 미국의 사태에 대해 리처드 호프스태터 교수는 ‘반지성주의’라고 하였습니다. 미국은 처음부터 인간이 가져야 할 성숙하고 올바른 가치판단이 부재하는 사회라고 그는 일갈합니다.

그는 <미국의 반지성주의>에서 미국이 무지와 폭력을 동반한 반지성주의로 흐르게 된 원인에 대해 종교, 정치, 문화, 교육 등 네 분야에서 그 원인을 찾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문제의 원인을 미국 개신교 복음주의에 있다고 말합니다. 이성을 배제하고 직관과 감정에 호소함으로써 대중을 열광에 빠뜨리는 근본주의 기독교가 모든 문제의 근원이라는 것입니다.

우리나라에 비극적 참사가 일어나는 배경을 보면 보수 세력이 권력을 잡을 때입니다. 이승만과 박정희, 전두환, 이명박, 박근혜, 그리고 윤석열 들은 보수의 가치를 모르는 상품화된 보수주의자들입니다. 그런데 이들이 권력을 잡을 수 있게 해 준 지지세력이 있는데, 그게 바로 한국 개신교회입니다. 미국의 근본주의가 반성 없이 유입되어 한국 교회를 반지성주의 집단으로 만든 것입니다.

세월호 참사에 대해, 이태원 참사에 대해 많은 분들이 분개하며 슬퍼하고 있습니다. 박근혜에 대해, 윤석열에 대해 비난과 비판을 합니다. 맞습니다, 이들은 무지하고 무능합니다. 무지하고 무능한 자들에게 권력을 쥐어주면 이런 일이 일어납니다.

이들을 낳은 세력이 한국의 반지성적인 근본주의 기독교라는 사실을 잊지 말아야 합니다. 이들은 학살자 이승만을 국부로 추앙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조찬기도회를 통해 쿠데타 세력과 학살자를 축복했습니다. 신앙이 지성을 멀리하고 감정적으로 열광할 때 나타나는 사태입니다. 지금 한국 교회 상황은 현상이 아니라 사태입니다.

이 아침에 <미국의 반지성주의>를 다시 펼치며, 우리 안의 반지성주의를 뼈아프게 돌아봅니다. 교회가 참 나빴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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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1-13 11:0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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