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덕후가 덕후를 만났다, <유일무이 로맨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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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022-10-04 13:40:11  |   조회: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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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생을 산다는 것은 쉽지 않다. 세상에 수많은 사람이 다양한 내용의 현생을 살고 있겠지. 여섯 시, 퇴근하자마자 지옥철에 올라타 알지도 못하는 사람들과 몸을 맞대고 흔들리는 회사원들도 힘들고, 매일 끊이지 않는 수행평가들과 모의고사는 기본이요. 내신과 정시까지. 게다가 예체능이라도 한다면 전공까지 챙겨야 하는 학생들도 만만치 않다. 그렇다면 주부는 어떨까. 집안일은 시간표도 없이 계속해서 이어진다. 일터와 쉴 수 있는 집이 구분되지 않으니 그 누구보다 지칠 것이다. 쉬어도 쉬는 것 같지 않을 테니까. 여기서 언급된 직업 이외에도 현생을 사는 우리가 모두 힘들다. 힘들어도, 너무, 너무! 힘들다. <유일무이 로맨스>의 여자 주인공 공유일. 모든 이십 대가 그렇듯 대학만 가면 모든 다 할 수 있을 것 같이 어른들에게 세뇌를 당했겠지만, 현실은 달랐다. 어릴 때는 공부를 해야 했고, 대학에 가니 취업을 해야 했기 때문. 유일은 편의점에서 아르바이트하면서 취업 준비를 하고 있었다. 취업 준비도 잘 안 되어 속상해 죽겠는 상황인데 편의점에 들어온 술 취한 남자는 정신도 못 차리고 성희롱이나 내뱉고 있다. 어째서 선량한 유일이 이렇게나 힘들어야 하는 것일까. 다행히 모자를 꾹 눌러쓴 남자 손님의 도움으로 위험에서 벗어난 유일. 그렇다고 해도 기분이 좋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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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를 꾹 눌러쓴 남자 손님의 정체는 사실 유명 배우 탁무이다. 무이는 아역 배우 때부터 스물 중반이 된 지금까지 인기도에 굴곡 없이 꾸준히 잘나가고 있다. 편의점에는 자신의 정체를 숨기기 위해 얼굴을 가리고 갔을 뿐. 그렇다면 무이의 현생은 조금 나을까? 아니다. 무이에게도 현생은 쉽지 않다. 천생 배우라는 말을 들을 정도로 배우 일을 잘 해나가고 있지만, 매번 무이의 집 앞에 음식을 걸어놓고 사라지는 스토커 때문에 골머리를 앓고 있다. 게다가 스토커는 어떻게 알았는지 무이가 지나가면서 하는 말까지 기억해두었다가 그 음식을 사서 집 앞에 걸어놓는 괴기를 보여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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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듯 힘든 현생을 겪고 있는 유일과 무이는 서로를 싫어한다. 모든 것은 무이의 오해 때문이었다. 무이는 유일의 최애 아이돌인 류민과 드라마 촬영을 하고 있었다. 운 좋게 유일의 드라마 스텝인 친구가 옥탑방을 드라마 촬영을 위해 구하고 있는데 유일의 집에서 촬영하는 것이 어떻겠냐고 제안을 해주었고 현생의 유일한 빛인 아이돌 류민을 조금이라도 보기 위해 허락을 하는 유일. 무이는 촬영장에서도 보이고, 자주 가는 편의점에서도 보이는 유일이 자신의 스토커라고 큰 오해를 하고 만다. 지치기도 제대로 지쳤던 터라 브레이크 하나 밟지 않고 유일을 스토커로 모는 무이. 이렇게 오해는 둘의 관계를 낭떨어지 끝으로 데려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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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과 무이는 운명인 걸까. 면접에서 떨어져서 우울한 기분으로 집으로 돌아가는 유일과 무이가 다시금 만났다. 유일은 무이를 알아보고 조용히 지나치려고 하지만 쉽지 않았다. 그 현장이 드라마 홍보를 위한 예능 촬영장이었기 때문. 게다가 일반인을 상대로 인터뷰하고 같이 일반인의 집으로 가 밥을 얻어먹는 예능인 탓에 유일은 어쩌다가 자신의 집에서 예능까지 찍게 된다. 그것도 면접 망친 날에 불편한 무이와 함께. 무이는 유일의 집에서 자기가 좋아하던 작가의 책을 꺼내 보게 되고, 어떤 것을 잡아서든 분량을 뽑아야 하는 예능 프로그램 MC는 그 책을 물고 늘어진다. 왠지 말하기 싫어 보이는 유일. 무이는 유일이 엄청나게 불편해하는 표정을 보고 마음 한쪽에 미안함이 스멀스멀 기어 올라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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게다가 중년 개그맨은 취업 준비생인 유일이 글을 쓰는 일이 큰 문제라도 되는 것처럼 이런저런 조언을 던진다. 말이 좋아 조언이지 언어폭력에 가까운 참견들. 꽤 많은 사람이 이 장면에서 공감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어른들은 자신들이 젊은 사람들보다 많이 살았다는 이유로 그들 모든 것을 일일이 평가하려는 경향이 있다. 자신이 가보지 않은 길이라 할지라도 더 잘 안다는 듯이. 그렇지 않아도 외롭고 어려운 이십 대 생활은 주변에 도사리고 있는 무례한 사람들의 한 마리, 한 마디 때문에 더 무거워진다. 정말 아프니까 청춘이라는 말로 청춘들을 도와주기는커녕 짓밟는 세상이 옳은 걸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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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일을 대하는 무이의 태도는 확연히 달라진다. 무이는 유일이 자신이 어릴 적 좋아했던 소설의 작가라는 사실을 알게 되어서 유일에게 예를 갖춰 대한다. 단순히 유일이 소설가기 때문은 아니었다. 유일이 쓴 소설 때문에 외로웠던 아역배우 시절 무이가 힘을 낼 수 있던 것. 무이는 유일에게 힘을 얻었었고, 이제 글 쓰는 것이 부끄러워져 버린 유일에게 힘을 준다. 오해가 녹아버린 관계 위에는 호감이 내려앉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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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관계가 완벽하게 좋아지려면 무이뿐만 아니라 다른 한쪽인 유일 역시 엉망이 된 이미지가 돌아와야 할 텐데 유일은 아직인 듯싶었다. 취업하지 못했다는 이유로 자신이 좋아하는 일이자 꿈을 다시금 이어나가는 것도 죄처럼 느껴졌던 소설 창작이 힘이 되었다는, 팬이라는 무이의 말에 조금은 다르게 보이기는 했다. 하지만 여전히 유일의 현실은 달라지지 않았다는 것이 문제. 독자 한 명이 생겼다고 해도 현생의 문제가 해결되는 것은 아니니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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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전히 유일은 촬영을 위해 자신의 옥탑방을 내주고 있기 때문에 무이와 오고 가며 마주치게 된다. 하지만 유일이 신경 쓰이는 무이와 다르게 유일은 무이가 자신을 오해해서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생각 정도만 사라졌을 뿐, 여전히 무이는 자신과 다른 삶을 사는 연예인 그 이상도 이하도 아니다. 연애하는 것은 쉽지 않다. 로맨스 소설에서는 둘의 마음만 맞는다면 모든 문제가 해결되는 것처럼 그리기도 하지만 돈이 없다면, 내가 직업이 없다면 마음대로 하지 못하는 것이 연애일지도 모른다는 생각이 든다. 둘은 서로 각자 가지고 있는 현생의 문제들을 해결하고 연애를 시작할 수 있을까? 너무나 먼 이야기 같지 않아서 이해되는 취준생 유일의 이야기를 지금 네이버 웹툰에서 만나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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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10-04 13:40: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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