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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 목사, 그리고 그들의 퍼포먼스
 회원_756014
 2022-09-27 08:39:06  |   조회: 14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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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석열과 한국의 일부 대형교회 목사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둘 다 제왕적 권위를 누려온 사람들이라는 점이다. 나는 김삼환, 오정현, 김장환, 장경동, 김홍도 같은 목사 나부랭이들을 보면서 일찍이 윤석열을 보아왔다. 그리고 현재는 윤석열을 보면서 그 목사 나부랭이들을 보고 있다.

돈과 권력은 사람을 미치게 만든다. 이것들은 다 미친 것들이다. 미친 것들은 진실성이 없다. 진실성이 없는 것들은 자신을 위장하기 위한 퍼포먼스에 능하다. 그런데 이들의 퍼포먼스는 매우 유치하다. 이미 내장까지 훤히 들여다보이는 윤석열의 외교 퍼포먼스는 김삼환의 머슴 퍼포먼스, 오정현의 모세 퍼포먼스, 목사들의 길바닥 십자가 퍼포먼스 등과 그 유치함에서 매우 닮아있다.

윤석열은 검찰이라는 폐쇄적 권력집단 안에서 견제 받지 않고 살아온 사람이다. 그가 검찰총장 시절 증빙 없이 147억 원의 특활비를 사용할 수 있었던 것은 검찰의 폐쇄적 구조를 말해준다. 이런 권력 구조는 합리적인 절차나 과정보다 계급적 질서에 의해 움직이는 특성이 있다. 철저한 상명하복의 군사적 위계와 명령체계 하에서는 윗사람이 문제를 만들면 밑에 사람들이 알아서 처리해 준다. 아랫사람은 윗사람의 잘못을 모른 체 하는 것이 이 계급 구조의 미덕이다. 윗사람은 절대선이다. 이의를 제기하거나 다른 생각이나 태도를 갖게 되면 그것을 항명이나 배신으로 여기는 풍조가 있다. 이런 폐쇄적 권력 구조 안에서 제멋대로 살아온 권력자가 한 나라의 대통령이 됐을 때 보여줄 수 있는 능력이란 검찰에서 하던 짓거리들밖에 없다.

검찰을 지배하던 방식으로 국가를 운영하려 하니 지금 이 사단이 나고 있는 것이다. 바지를 거꾸로(?) 입어도, 머리가 헝클어진 채 길거리를 나다녀도, 하루도 거르지 않고 뻘짓을 해도, 대통령으로서 직무에 태만하여 근무 시간에 술을 먹고 다녀도, 외교적 참사가 일어나도 그에게 직언하는 사람이 주변에 없다는 것이다. 검찰이 그런 조직이기 때문이다. 사고를 쳐도 아랫것들이 나서서 다 정리해주고 언론이 보호막을 쳐 준다. 그는 자기 밑의 사람이 하는 말을 받아들일 만큼 정신적으로 건강하고 상식적인 사고를 하지 못하는 인간이다. 검찰은 그가 아무리 모자라도 권력의 지위만 있으면 아랫것들을 부려먹으며 편하게 살 수 있는 낙원 같은 조직이기 때문이다.

문제가 되고 있는 일부 대형교회의 목사들 역시 그들의 교회 안에서는 검찰총장 같은 권력을 향유하고 있다는 점에서 윤석열과 오버랩된다. 그들은 자기 욕망을 거룩한 명분으로 포장하여 교인들을 지배하며 견제받지 않는 종교 권력을 누리고 있다. 누군가 자신의 잘못을 지적하거나 항변하면 사탄의 세력으로 몰아붙이면 된다. 아니면 자신의 욕망을 드러낼 때 하나님의 뜻이라고 말하면 된다. 그러면 사람들은 잘 속는다. 참 편리하게 세상을 사는 족속들이다. 거룩한 명분은 거짓을 감추고 진실을 왜곡하여 사람을 지배하기에 유용한 수단이다. 오히려 검찰 조직보다 더 폐쇄적으로 권력을 향유하기 좋은 집단이 교회일 수 있다.

800억의 비자금과 재정장로의 자살, 교회 세습 같은 일들이 발생한 명성교회 김삼환 목사는 자기 교회가 속한 교단의 총회장이 자기를 지지하지 않는다는 이유로 “우리 교단 총회장은 가롯유다 마귀 앞잡이로 간첩보다 더 나쁘고 이단보다 더 나쁜 총살감이다.” 라고 말한다. 이 말은 윤석열이 뉴욕에서 “이 새끼들이 승인 안 해 주면 바이든은 쪽팔리겠는데...” 라는 말과 같은 맥락이다. 사람과 세상에 대해 진정성이 없는 자들은 천박한 속내를 쉽게 드러낸다. 그리고 그것을 퍼포먼스로 상쇄하려 한다. 지지율이 급감하자 위기감을 느낀 윤석열이 조문과 해외 순방 퍼포먼스를 통해 이를 상쇄하려 했지만 오히려 대형사고를 치고 말았다.

퍼포먼스는 하나의 예술이다. 예술적 감각도 철학도 없는 자들이 퍼포먼스를 하게 되면 김삼환이 되고, 오정현이 되고, 길거리 목사가 된다. 윤석열이 하는 짓을 보면 딱 대형교회 목사다. 앞뒤 안 가리고 배설하듯 말하고, 자기와 다른 생각을 가진 사람을 사탄의 세력이라 하듯, 정적에게 범죄 혐의를 씌워 기소하고 압수 수색하는 것이다. 나쁜 목사가 자신의 반대 세력에게 사탄과 이단의 혐의를 씌우듯이 윤석열과 그 친위 세력은 자신의 반대 세력을 향해 주사파, 빨갱이 등으로 몰아간다.

윤석열에게 대형교회 담임목사를 시키면 아주 잘 할 수 있을 것이다. 윤석열의 코드와 대형교회 교인들의 코드가 잘 맞을 것 같지 아니한가. 그래서 <윤석열 대통령>보다 <윤석열 목사>라고 부르니 입에 착 붙는 느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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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9-27 08:3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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