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째 삼성 라이온즈의 안방을 지키고 있는 강민호(37)가 포스트시즌 탈락 가능성이 크지만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하겠다고 다짐했다.
2004년 롯데 자이언츠에서 프로에 데뷔한 강민호는 올해로 프로 19년차를 맞이했다.
2013년 시즌 종료 후 첫 번째 프리에이전트(FA) 자격을 얻어 원 소속 팀 롯데와 4년 75억원에 계약했던 강민호는 2015년 타율 0.311과 홈런 35개로 역대 최초 3할과 30홈런을 넘긴 포수로 이름을 남기며 국내 최정상급 선수로 자리매김했다.
2017년 시즌을 마치고 두 번째 FA 권리를 행사, 4년 80억원에 삼성으로 이적한 강민호는 이후 4년 간 22개-13개-19개-18개의 홈런을 쳤다. 그리고 지난해 시즌 종료 후 세 번째 FA 자격을 취득하고 4년 36억원 조건으로 삼성에 잔류했다.
강민호의 2022시즌 시작은 좋지 않았다. 구단과 팬들이 모두 그의 공격력에 기대를 걸었지만 전반기 타율 0.220, 2홈런에 그쳤다. 고질적인 무릎 부상도 경기력에 악영향을 미쳤다.
그 사이 팀 성적도 하위권으로 곤두박칠치면서 2020시즌부터 팀을 이끌던 허삼영 감독이 지난 1일부로 자진사퇴로 팀을 떠났다.
최근 뉴스1과 만난 강민호는 허 전 감독에 대한 죄송한 마음부터 털어놨다.
그는 "선수들은 못할 때 비난을 받는 것이 당연하다고 본다. 그러나 선수들의 부진으로 (허삼영) 감독님께서 떠나게 되셔서 정말 죄송하고 고참으로 마음이 무겁다"며 "(자진 사퇴) 소식을 듣고 전화를 드려 감사 인사를 했다"고 말했다.
강민호는 저조한 팀 성적에 대해 "우선 타자들이 많은 점수를 뽑아줬으면 투수들의 부담도 덜 했을 것이다. 그런데 호세 피렐라 외에는 타선이 터지지 않다 보니 투수들의 부담이 커지면서 팀이 부진했던 것 같다"며 "나 또한 전반기 마음 먹은대로 잘 되지 않아 많이 힘들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스트레스가 쌓일 때 가족들과 시간을 보내며 야구를 잊기도 해보고, 반대로 야구에 미쳐 훈련에 매진하기기도 했다"며 "야구를 오래하다 보니 잘 안 될 때가 있으면, 잘 될 때도 있는 것을 안다. 반등할 수 있다고 믿고 포기하지 않으며 계속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그 노력이 통한 것인지 강민호는 후반기 들어 반등 중이다. 타율은 0.268로 그리 높지 않지만 홈런을 7개나 터뜨렸다.
통산 홈런 299개를 기록 중인 강민호는 1개만 추가하면 역대 15번째 통산 300홈런 및 역대 10번째 13시즌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기록할 수 있다. 포수 300홈런은 박경완(314개)에 이어 2번째 기록이다.
그러나 강민호는 기록에 연연하지 않는 모습이었다. 그는 "솔직히 시즌 전 300홈런에 대한 욕심이 있었다. 전반기 때 너무 못 쳐서 올 시즌 내로 달성하지 못할 수도 있을 것 같았다. 그런데 최선을 다 하다 보니 코앞까지 왔다"며 "큰 부상 없이 오래 뛰었기에 이룰 수 있는 기록이라 의미가 작지 않다. 하지만 지금은 기록을 의식하기보다 그저 매 시즌 한 경기 더 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이어 "감독님이 교체된 것에 대해 선수들이 경각심과 책임감을 많이 갖고 있다"며 "나 또한 팀 성적과 개인의 명예를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다. 야구가 올해로 끝나는 것이 아니다. 올해 마무리를 잘 해야 내년을 좋은 기운으로 맞이할 수 있다. 끝까지 포기하지 않고 준비를 잘 해서 경기에 임하겠다"고 강조했다.
한편 강민호는 과거 롯데 시절 전성기를 함께 누린 팀 선배 이대호를 향한 메시지도 건넸다. 강민호는 "(이)대호형은 방망이 하나만큼은 참 재밌게 치던 선배였다. 스트레스 받지 않고 자신 있게 방망이를 돌리는 모습에 참 많이 배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올 시즌을 끝으로 현역 은퇴하는 이대호의 퇴장에 아쉬움을 표했다. 그는 "지금도 여전히 경쟁력이 있는 선수인데 은퇴를 한다고 하니 후배로서 안타깝다. 대단한 업적을 남긴 선수라 더 오래 뛰는 것을 보고 싶은 마음이 크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