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알고 있지만 애써 무시하고 싶은 나의 감정, <방 안의 코끼리>
 회원_148966
 2022-08-30 07:17:53  |   조회: 1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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방 안의 코끼리 또는 elephant in the room. 

너무나 널리 알려진 숙어입니다. 여러분들은 이 숙어의 뜻에 대해서 알고 계시나요? 가정을 한번 해봅시다. 방 안에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섭니다. 방의 크기가 작던, 크던 코끼리 한 마리가 들어온다면 포화 상태가 되어버리고 말겠죠. 아기 코끼리라도 그 크기가 어마어마하니까요. 하지만 애써 무시하려고 한다면 어떨까요. 눈앞에 당당하게 코끼리가 있는데 얼마 안 되는 빈틈을 바라보면서 아무것도 보이지 않는다고 말하는 거죠. 이렇게 애써 무시하거나, 일이 커질까 봐 알면서도 지나치는 상황에서 ‘방 안의 코끼리’라는 말을 사용한다고 해요. 이 웹툰에 나오는 청춘들은 애써 잘 느껴지는 자신의 감정을 제각각의 이유에서 무시하려고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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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발머리가 매력적인 여름. 여름이는 어렸을 적부터 부끄러움이 많아 친구들 앞에서 발표하려고 하면 말을 더듬는 일이 종종 있었습니다. 소극적인 성격 탓에 친구들에게 잘 다가가지 못했죠. 사회생활을 하다 보면 느껴지는 것이겠지만, 활발히 먼저 다가가지 않는다면 쉽사리 친구를 만나기 어렵습니다. 친구들은 여름이의 깊은 속마음을 알려 하지 않고 그저 말 더듬는 재미없는 아이쯤으로 생각해버리고 다가가지 않았습니다. 그렇게 여름이는 혼자 지내는 것이 익숙한 사람이 되어버렸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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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행히도 그런 여름이에게는 사랑이라는 오랜 친구가 있었습니다. 여름이의 성향과는 전혀 달라 친구들도 많고, 잘난 외모로 인해 여자아이들에게 인기도 많아 멋있는, 어쩌면 조금은 부담스러운 친구였죠. 그래도 둘은 오랫동안 좋은 관계를 잘 유지하고 있었습니다. 사랑이는 꾸준히 여자친구도 있었지만, 연애 생활이 여름이와 사랑이의 우정을 끊어놓을 수는 없었어요. 사랑이 여자 친구의 생각이 어떨지는 잘 모르겠지만요. 사실 이러한 오랜 우정 관계가 불편한 것이 비단 사랑이 여자 친구만의 문제는 아니었습니다. 늘 그사이에 끼인 폼이 되고 마는 여름 역시 불편했죠. 더더욱 불편했던 것은 방 안의 코끼리 상황에 맞아떨어지는 여름이의 마음 때문. 그게 무슨 말이냐고요? 사실 여름이는 오래전부터 사랑이를 좋아했지만 애써 그 마음을 무시한 채 사랑이와 우정 관계를 유지해 나가고 있었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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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렇게 자신의 마음을, 코끼리를 무시하는 것이 슬슬 질려가려는 찰나에 여름이에게 정략결혼 상대가 생기고 맙니다. 21세기에 정략결혼이 무슨 말인가요. 조부모님들끼리 결정한 문제이다 보니 부모님도 어쩔 수 없이 둘이 만날 수 있게 자리를 만듭니다. 정략결혼의 주인공인 여름이와 사랑이. 여기서부터 등장하는 사랑이는 다른 사랑입니다. 같은 대학을 다니는 파란 머리의 연하 사랑이죠. 둘은 우연한 계기로 알고 지내는 선후배 사이가 되고마는데 얼마 지나지 않아 정략결혼의 주인공이 되고 말죠. 연하 사랑이와 여름이는 정말 부부가 되려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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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가 애써 자기 마음속에 자리를 잡고 행패를 부리는 코끼리를 무시하는 것도 이해는 갑니다. 벌써 나이는 이십 대 후반이 되어버렸고 졸업을 해야 하지만 자신이 원하는 바를 제대로 구축하지 못하고 있거든요. 미래와 진로. 가장 어려운 일조차 해결하지 못하고 여름이를 괴롭히는데, 여기에 사랑 문제까지 끼어든다면 숨쉴 틈이 없을 거예요. 이십 대 후반이라는 나이가 많고 적다고 판단 내릴 수는 없겠죠. 나이라는 것은 너무나 상대적이고, 이겨낼 수 있으니까요. 하지만 당장 여러 고민 가운데에 던져진 여름이는 뭐 하나 마음대로 되는 것이 없어 머리가 아파져 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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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이는 오랜 시간 동안 친하면서도 마음 한구석을 아프게 만들었던 친구 사랑이의 곁을 떠나 연하 사랑이와 정략결혼을 하는 것이 하나의 해결 방법이 될 수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연하 사랑이와 여러 시간을 가지죠. 친구 사랑이는 이 상황이 못마땅합니다. 자신과 여름이의 견고한 관계 사이에 알지도 못하는 남자애 하나가 나타나서 훼방을 놓는다고 생각하는 모양이에요. 이 세 사람. 이상한 방향으로 스파크가 튀어 오르기 시작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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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하의 매력은 저돌적인 행동이라고도 하잖아요. 계속해서 도망가려는, 당장 앞에 놓인 문제를 무시하려는 여름이를 사랑이가 붙잡습니다. 자신은 두렵지 않다면서 강하게 자신의 감정을 드러내죠. 이야기는 서로의 감정을 모른 척해서 문제였던 사랑이와 여름이의 우정 관계에서 자신의 감정이나 스스로가 원하는 것을 잘 알고, 표현할 줄도 아는 사랑이라는 새로운 인물이 들어옴으로써 큰 균열이 생기고 독자들의 시선을 끌어당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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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무래도 옆에서 끊임없이 자신의 감정을 표현하는 사람이 생겼기 때문일까요. 여름이는 점점 자신의 감정을 마주 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그동안 놓기 어려워 우정이라는 이름으로 자신의 마음을 숨기고 있었다는 것을 알게 됩니다. 더 나아가 더는 그러고 싶지 않다는 생각까지 하게 되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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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민 끝에, 그리고 방황 끝에 여름이가 내린 결론은 정략결혼을 수용하는 것이었습니다. 이렇게 계속 친구 사랑이 곁에서 자신의 마음도 표현하지 못하고 이리저리 상처를 받을 바엔 자신에게 다가온 일을 받아들이는쪽이 나을 것으로 생각한 모양입니다. 연하 사랑이의 표현에 여름이가 영향을 받았던 것처럼 친구 사랑이 역시 오랜 친구였던 여름이의 변화를 느끼고 계속해서 자신의 감정을 돌아보게 됩니다. 그러면서 더는 참을 수 없다는 결론을 내리게 되는 것이죠. 


코끼리가 방 안에 들어왔을 때, 잠깐은 그 코끼리를 무시할 수 있을 겁니다. 그저 못 본 척 구석을 보면 되니까요. 하지만 코끼리가 가만히 있을까요? 숨을 쉬니 오르락내리락 할 것이고, 때로는 거칠게 코를 흔들어대서 방 안에 물건들을 망가트리기도 하겠죠. 방 안의 코끼리를 잠시 무시할 수는 있어도 영영 모른척한다는 것은 불가능에 가깝습니다. 이 불안정한, 그렇지만 서서히 자신의 목소리를 듣는 세 사람의 이야기가 궁금하시다면 지금 바로 네이버 웹툰으로 달려가세요! 24시간마다 한 편씩 무료니까 고민하면 고민할수록 기다리는 시간만 늘어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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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8-30 07:17: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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