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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가의 격, 어디로 간 것일까?
 회원_647749
 2022-05-24 09:38:14  |   조회: 13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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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환논평] 국가의 격, 어디로 간 것일까?

1. 미국 국가가 울려퍼지는 상황에서 바이든과 함께 취한 윤석열의 경례자세가 논란이 되자 대통령실은 “상대국 존중 표시”라고 반박했습니다. 외교관계에서 의전은 존중이 핵심이나 상대국 국가 연주가 진행될 때 초청국 국가원수가 경례를 하는 경우는 일체 없습니다. 이는 의전의 격을 스스로 떨어뜨렸을 뿐만 아니라 상대에 따라서는 ‘굴욕’으로까지 해석될 수 있습니다. 일본 국가가 연주되었을 때도 이랬다면 어떤 상황이 벌어졌을지 짐작해보면 답이 나올 것입니다. 국민들에게 정직하게 사과하고 재발방지를 다짐하는 것이 옳은 자세입니다.

2. 여성각료가 없는 것에 대한 외국기자의 질문에 '여성들의 지위보장에 대한 사회적 기반을 조성하는 기간이 짧았고 장관 직전까지 지위를 획득한 경우가 드물다'는 요지의 답이 대통령 윤석열의 입에서 나오면서 젠더 문제에 대한 대한민국 국격논란이 일었습니다. 각료로서는 총리까지 지낸 여성 정치인이 있고 장관도 하나 둘이 아닙니다. 따라서 이 발언은 사실과도 어긋납니다. 게다가 장관 직전까지의 직위 획득이 되지 못한 것이 마치 여성 자신의 탓처럼 돌린 발언이라는 점에서도 그 심각성이 큽니다. 국가 최고 권력자의 인식이 이런 수준이라는 것은 그대로 넘길 일이 아닐 것입니다.

3. 인도-태평양 경제체제(IPEF)라는 미국의 구상이 중국 포위망이라는 점은 분명합니다. 더군다나 바이든은 일본에 가서 중국과 대만 양안(兩岸) 문제를 직접 거론하면서 군사적 차원의 대응입장까지 밝혔습니다. 우회적으로 표현했던 과거와는 분명히 달라진 태도입니다. 중국과의 균형외교가 국제적 생존의 토대인 우리로서는 매우 위태로운 미국의 동아시아 정책입니다. 이미 한미정상회담에서 ‘한반도 주변(around the Korean Peninusula)까지 포괄한 정책’을 합의한 상태에서 더 구체적인 입장을 드러낸 것입니다. 이것은 평화국가를 지향한다는 우리의 대외정책 기조에 중대한 위협이 가해졌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그런데 이에 대한 비판적 논의는 어디에서도 찾아볼 수가 없습니다. 특히 한국의 지식인 사회는 도대체 어디로 가버리고 만 것일까요?

4. 노무현 대통령 서거 13주기입니다. 정치검찰의 득세로 마무리된 대선을 지나면서 우리는 정치검찰의 난폭한 수사로 돌아가신 전직 대통령의 비운을 가슴에 담고 있습니다. 국민의힘은 총출동해서 추도식에 참여했지만 그건 승리자의 위세이지 말로 내세운 통합의 겸손과는 거리가 멉니다. 만일 그들의 주장이 진실이라면 정치검찰의 난행(亂行)에 의한 노무현 대통령의 죽음에 대해 진정한 사죄와 정리가 반드시 있어야 합니다. 그러나 없었습니다. 있을 턱이 없습니다. 정치검찰의 권력 장악 자체가 국가의 격에 중대한 타격을 준 사건인데 반성과 성찰을 할 리 만무합니다.

참으로 비장한 상황입니다. 국격은 날로 떨어지고 그 감당은 국민이 하게 되니 말입니다. 그러나 이런 참담한 과정을 겪으면서 우리는 보다 절실해지고 절박해지게 되리라 믿습니다.

2022년 5월 23일 <촛불승리! 전환행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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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2-05-24 09:38: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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