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50억 정도는 다들 한번씩 받아보셨잖아요?
 회원_163761
 2021-09-28 02:24:10  |   조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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곽상도 페북에 올린, '곽병채 입장문'.

매우 구질구질하게 써놨는데, 다 읽어볼 필요 없고 첨부 이미지에서 선택 표시된 두 문장만 보면 된다. 이하 나머지는 모두 자신의 '공로'에 대한 설명으로, 간단히 요약하자면 자신은 50억을 받을만 했다는 주장에 불과하다.

"2020년 6월 퇴직금을 포함해 5억 원의 성과급 계약을 체결하였습니다. 2021년 3월 퇴사하기 전 50억 원을 지급 받는 것으로 성과급 계약이 변경되었고, 원천징수 후 약 28억 원을 2021년 4월 30일경 제 계좌로 받았습니다"

"“580억 원의 추가 공사비를 계상하지 않은 채 배당금으로 모두 소진하는 결정이 있기 직전 발견해 회사가 위기 상황에 처하는 것을 막은 공로” , “업무 과중으로 인한 건강악화에 대한 위로” , “7년간 근무한 공적을 인정” 해 회사에서 결정해 주었습니다"

https://www.facebook.com/100010638641610/posts/15039246233054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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일단 이 해명을 그대로 믿는다는 전제로 살펴보자. 화천대유는 2020년부터 썩어나는 돈을 주체하지 못해 성과급 대잔치를 하기로 했다는 것이다. 입사시에도 없었던 성과급 계약을 5억이나 주기로 추가 계약을 했다는 것이니.

그리고 2021년, 하필 곽상도 아들이 퇴사하기 직전에 그 성과급을 무려 10배로 뻥튀기를 해줬단다. 이 말대로라면 화천대유는 영리기업이 아니라 숫제 '사회적기업' 혹은 '사단법인'이다. 16명의 직원들 중 말단급 직원 1명의 퇴직금으로 배당금 수익 557억의 10%에 가까운 50억을 투척하기로 했다는 것이니.

'나는 50억을 받을만 했다'라는 취지의 주장은 하도 어처구니도 없어서 읽어볼 가치도 없다. 절대다수 정상적인 사회생활을 해본 사람이라면 씨알 1도 안먹힐 엉터리 주장들이다.

회계상 580억의 누락을 발견했다는 둥, 회사 업무를 열심히 했다는 둥, 과로로 건강이 안좋아졌다는 둥. 어느 것 하나도 50억은 커녕 500만원 추가지급 사유도 안된다. 대한민국 직장 생활 너혼자 다 했냐?

건강 어쩌구라지만 극히 주관적인 주장인 '이명'과 '어지럼증'을 거론했을 뿐 병명도 밝히지 않았고 병원 통원치료 언급조차 없다. 아이고, 이명과 어지럼증에 50억이면, 평생 과로에 시달리는 다수 서민들은 다들 수천억, 수조원 재벌이 됐겠네.

'50억 정도는 다들 한번씩 받아보셨잖아요?' 이러는 셈.

지금 해명을 하는 거냐, 우롱을 하는 거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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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입장문 내용은 곽병채 본인이 쓴 걸로는 전혀 보이지 않는다. 일단 전체 맥락에서, 오늘 아침 노컷뉴스 단독 보도에서 화천대유 이성문 대표가 해명한 '퇴직금' 주장과, 곽상도가 해명한 '성과급' 주장을 얄팍하게 섞어놓은 것이 딱 보이지 않나. 근데 별로 정교하게 섞은 것도 아니고, 급한대로 대충 버무려놨다. 티가 팍팍 나.

또 글에서 "김00 회장님"을 거론하며 훈시 사항을 거론하고 직원으로서 많이 유념했다고 하는데, 여기서 김ㅇㅇ는 뻔히 화천대유 소유자인 김만배를 가리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런데 이성문 대표의 공식 입장은 자신이 완전히 혼자 회사를 경영했고 김만배는 경영에 전혀 관여하지 않았다지 않았던가.

"회장님"이라는 직위명이 거론됐고, "입사초기부터"라는 표현에서 한두번이 아닌 여러번이라는 것을 알 수 있으며, 그래서 그런 회장님의 지침대로 실제 실현될 것이라는 믿음도 있었다는 것이다. 어이쿠, 곽병채씨 덕분에 김만배가 회사 경영 총책임자로 끌려들어왔네?

이러니, 이 입장문은 화천대유측 입장은 별로 반영되지 않은, 곽상도측에서 쓴 것으로 보인다. 작성자가 곽상도 본인이거나 의원실 누구거나. 아들에게는 그럴듯하게 끼워넣을 사실들을 몇가지 확인한 것 뿐일테고.

그런데 곽병채씨, 한방에 50억은 벌어봤어도 아직 사회 생활 경험이 너무 부족해서 잘 모르나본데, 진짜 본인의 글이 아니면 함부로 명의를 빌려주면 안되는 거야, 설령 그게 아비라 해도. 이거 형사처분의 중요 증거가 될 수도 있다고. 까놓고 생각해보라고. 아버님께서 지금 발버둥 치시는 게 아들 살리려고 그러는 걸까, 아니면 자기 살겠다고 그러는 걸까?

오늘이 일요일이라서 그렇지 월요일만 되면 바로 고발 들어갈텐데, 수사 들어가는 건 기정사실이지. 그 50억, 아참 "원천징수 후 약 28억 원"이랬지? 그대로 믿어준대도 어쨌든 수십억이네, 수사 들어가면 그 수십억이 어떻게 지출됐는지부터 파볼텐데, 아비 사정보다 본인 살 길을 먼저 생각해야지.

설마 등신같이 그 돈 일부를 아비에게 보냈다든지 처벌 가능성이 상당한 구린 목적에 썼다든지 하지는 않았을 거라 믿는다. 요즘 젊은이들 똘똘하잖아, 그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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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리고 한 가지 더. 서두부터 '오징어게임' 거론하는 게 참 어처구니가 없는데. 화천대유가 이재명 소유라는 곽상도의 주장을 억지로라도 계속 그대로 이어나가려는 시도인 건 알겠는데 말이지.

이 입장문을 쓴 게 곽상도든 곽병채든, 당신들이 어디에 글자 그대로의 목숨을 걸기라도 했나? 곽병채는 죽음을 무릅쓰고 재직했다는 말인가? 또 곽병채 딱 1명 외에 다른 화천대유 직원들은 회사 업무로 몽땅 죽기라도 했나? 뭐가 오징어게임이냐? '땅 한번 짚고' 옛다 50억씩, 수천억씩 쓸어간 당신들이 어떻게 오징어게임의 '말'이냐?

굳이 드라마 오징어게임의 등장인물에 빗대자면, 당신네 부자는 말이 아니라 오징어게임의 주관자, '프론트맨'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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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9-28 02:24: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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