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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이노니아
제가 목사한테 성폭행 당한걸 얘기하면 우리 부모님이 교회 다니시겠어요?
 회원_908567
 2021-01-07 03:15:08  |   조회: 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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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목사님, 제가 목사한테 성폭행 당한걸 부모님께 얘기하면 우리 부모님이 교회 다니시겠어요? 우리 아빠, 엄마 아직 예수믿지 않는데 제가 이걸 어떻게 부모님한테 얘기해요"

제가 지금까지 교회 목회자들로 부터 성범죄 피해를 당한 피해자들을 만나며 그 중에 한 피해여성에게 들었던 가장 참담한 말이었습니다. 도대체 전도가 무엇이고, 구원이 무엇이며, 기독교 신앙이란 무엇입니까?

중독사역을 하다보면 별의별 사연들을 많이 접하게 됩니다. 일의 특성상 상담중 간혹 범죄사례가 있어 경찰로 인계하기도 합니다. 그들이 털어놓는 얘기를 듣다보면 이게 과연 인간으로서 할짓인가 가히 상상하지도 못할 일들을 접하게 됩니다.

중독문제로 깨진 가정을 위한 회복사역을 해온지도 어느덧 많은 해가 지났습니다. 그럼에도 제가 아직도 정신적으로 좀 힘겨워하는 두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첫째는 위와 같이 피해자가 자신의 피해 사실을 가족들에게 알리길 꺼려하는 경우입니다.

그리고 두번째는 성범죄로 인해 성병에 걸린 미성년 피해자가 치료비가 없어 기관을 통해 도움을 요청해 올 때입니다. 피해자는 평생 씻을수 없는 고통 가운데 트라우마를 안고 살아가게 됩니다. 그런데 간혹 피해자들중에 가해자로부터 성병이 옮아 치료가 필요한 경우가 발생하는데 이 사실 자체가 피해자에게는 끔찍한 악몽과도 같은 과정입니다.

가해자는 비싼 변호사도 사고 법적으로 아무런 처벌도 받지 않은채 다시 평범하고 행복한 일상을 살아갑니다. 그러나 태어나서 경찰서 한번 가보지 못한 피해자는 두려움에 떨면서 고소장을 쓰고 변호사 상담비용조차 마련할 비용이 없어 법적 대응은 꿈도꾸지 못하며 심지어 자신이 정신적 치료를 받아야된다는 사실조차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태반입니다.

누군가를 돕기 위해 예산집행을 할때면 항상 기쁨과 즐거움이 밀려옵니다. 그러나 이런 경우 예산집행을 하고도 마음이 아파 때로는 한없이 가슴이 무너져 내립니다. 피해자들의 고통을 감히 헤아릴수 없기에 그들을 위한 기도조차 쉽게 나오지 않습니다.

도움을 주신 분들께 너무나 감사한 마음입니다. 그러나 올해의 첫 예산집행을 진행하며 참으로 가슴아픈 몇일이었습니다. 몸도 마음도 망가져버린 이런 친구들이 알고보면 우리 주변에 많습니다. 우리의 따듯한 관심과 손길로 특별히 한국교회가 이들의 고통과 아픔을 잘 헤아려주시면 좋겠습니다. 교회는 그러라고 있는거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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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1-01-07 03:15:0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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