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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대원 지원자가 준 것이 돈 때문일까?
 회원_408907
 2020-12-22 05:49:49  |   조회: 1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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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신대원 지원자가 줄게 된 것이 돈 때문이라는 것은 다소 비약이 있는 것 같습니다. 게다가 일반 평신도들이 그 글을 보면 신학교에 가는 사람들 대부분을 돈 벌러 가는 속물들로 오해하게 될까 봐 약간 우려가 됩니다.

2. 제가 13년 전에 개척교회를 섬기다가 신학교로 편입을 해서 들어갔습니다. 2천 원짜리 술빵을 전철역 앞에서 사서 목사님과 나눠 먹으며 성경공부를 하다가 주일에는 목사님 딸 둘과 상계동 일대에 휴지 바구니를 들고 전도를 하러 다녔죠. 12달 동안 월세가 밀려서 압류 딱지가 붙게 된 것을 눈으로 목격했고, 결국에는 담임목사님께서 그렇게 개척교회를 섬기시다가 암으로 돌아가시고 교회는 없어졌습니다. 그리고 저는 그때 신학교에 편입학했습니다.

3. 아마 대부분의 전도사님들과 목사님들이 저와 비슷한 상황에서 결단을 하고 신학교에 들어가셨을 겁니다. 적어도 제가 아는 분 중에는 그런 분들이 많습니다. 편입을 해서 들어가 보니까 별 이상한 인간들이 많더라고요. 어떤 형님은 대기업을 내려놓고 오셨고, 연세대 치대 다니다가 편입한 누나도 있었고, 서울대를 내려놓고 편입을 한 형도 있었습니다. 미친 거 아닙니까? 그냥 졸업하고 신대원에 가면 되지 왜 자퇴하고 일반편입이라는 씻을 수 없는 과오를 저질렀을까요? 정말 세상이 감당하지 못할 자들입니다.

4. 저는 교회가 없어져서 모교회로 돌아갔는데, 강남에 있는 초대형 교회였습니다. 그런데 그곳 전도사가 사례를 60만 원을 받더라고요. 부목사는 강남 한복판에 있는 교회인데도 240만 원을 주었습니다. 그렇다고 사모가 일을 할 수 있게 해주는 것도 아니었습니다. 제 친인척 중에도 목사님들이 꽤 있는데, 다들 가난하게 삽니다. 이게 현실입니다. 그때 교계의 급여 수준과 지금의 급여 수준이 다를까요? 그때는 목회자들이 돈을 잘 벌었고, 지금은 돈을 못 벌게 되었을까요? 절대 그렇지 않을 겁니다. 이러한 현실은 어제나 오늘이나 영원토록 동일하거나 큰 차이가 없습니다.

5. 더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에 청년들이 없기 때문이라고 생각합니다. 더더구나 신학교에 갈만한 사람들은 점점 더 없어지고 있습니다. 또 신학교에 갈 정도의 열정적인 신앙의 분위기가 교회에서 점점 사라지고 있는 것 같습니다. 그리고 대중들에게도 교회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크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거의 신 중심 사회에서 과학주의나 계몽주의 시대로 이동했던 것과 맞먹을 정도의 목회자에 대한 인식의 변화가 일반인들에게 생기게 된 것 같습니다.

6. 저는 그 극적인 기점이 딱 10년 전쯤이라고 생각합니다. 교회발 표절, 성추행, 돈 문제, 세습 등이 봇물처럼 터지던 바로 그 시점부터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이러한 문제들은 정말 아직도 너무나도 꾸준하게 발생하고 있습니다. 이런 것을 영어로 downward spiral이라고 표현할 수 있습니다. 아래로 급락한 것입니다. 경제적인 문제도 이유가 될 수 있는데, 여러 이유 중의 하나일 뿐입니다. 근본적인 이유는 교회에 대한 인식의 변화이지요. 최근의 정치와 결탁한 비상식적이고 무식한 교회의 모습은 목회자가 되는 것을 더더욱 꺼리게 만듭니다.

7. 그러면 어떻게 하면 될까요? 그냥 가만히 있으면 됩니다. 체지방이 줄어드는 것이라고 생각하시면 됩니다. 저는 사실 얼른 살이 좀 빠지고 근율질의 탄탄한 몸을 소유한 건강한 사역자와 교회가 준비되는 환경이 새롭게 조성되기를 원합니다. 역사의 주인이신 주님께서 정말 가야할 사람들을 신학교로 계속해서 부르실 것이고, 신학교가 살아있다면 돈이 아닌 그들을 위해서 헌신하는 기관으로 탈바꿈될 것입니다. 소수이지만, 그렇게 교회의 일꾼들이 세워질 것입니다.

8. 위기의 시대에는 진짜가 빛을 발합니다. 가짜들이 걸러지고, 소수의 진짜들이 교회를 세워갈 것입니다. 이게 성경적인 방법이 아닙니까? 교회의 머리이신 주님께서 교회를 이끄시고 인도하실 것입니다. 교회 개혁은 사람을 통해서 주님께서 하십니다. 그리고 그 사람의 많고 적음은 중요하지 않습니다. 주님께 붙들린 그들이 세상을 변화시킬 것입니다.

“적은 무리여 무서워 말라 너희 아버지께서 그 나라를 너희에게 주시기를 기뻐하시느니라” (눅 12: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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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20-12-22 05:49:4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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