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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하는 사역자들을 보면서, '목회면 목회지 프로페셔널한 목회는 없습니다'
 회원_946752
 2020-12-15 05:19:57  |   조회: 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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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책하는 사역자들을 보면서.

‘삼미 슈퍼스타즈의 마지막 팬클럽’이라는 책이 있어요. 삼미는 프로야구 원년 멤버였죠. 전설의 팀이었습니다. 말도 안 되는 1할 2푼 5리의 승률, 최다 연패, 한 팀에게 한 시즌 전패, 상상을 초월하는 서글프고 아픈 기록을 전부 다 세운 팀이지요. 이 팀의 야구철학은 이 문장으로 정리가 됩니다. “어려운 공은 안 치고, 잡기 힘든 공은 안 잡는다” 코미디죠. 그래서 어떤 사람이 질문을 던집니다. “도대체 야구를 왜 그 따위로 하느냐고?” 답이 걸작입니다. “야구를 복원하기 위해서” 무릎을 탁 칠 수밖에 없는 말입니다.

그들의 개똥철학이 더 있습니다. “야구는 이기려고 하는 것이 아니라 재미로 하는 거라고,,,,,,,,야구면 야구지 프로야구는 없다고. 프로만 빼면 자신들도 나름 괜찮은 팀인데 프로라는 글자를 집어넣어 경쟁을 부추기니, 그런대로 괜찮은 플레이를 하는 자신들이 비참하게 되었다고..... “ 굉장히 설득력 있지 않나요? 이 책에서 저는 ‘따라 뛰지 않는 것’ ‘속지 않는 것’의 중요성을 배웠습니다.

사역자는 설교를 잘해야 한다. 사역을 잘해야 한다. 인격이 훌륭해야 한다. 영어와 원어도 기본은 해야 된다. 매너가 있어야 한다. 의리가 있어야 한다. 인간관계가 좋아야 한다. 참아야 한다. 노래도 잘해야 된다. 외모를 잘 가꿔야 한다. 이 바닥에 들어와서 직간접적으로 들었던 무수한 압박이었습니다. 놀라운 것은 저 모든 것을 정말 다 잘하는 프로 목회자들이 정말 있더군요. 그런데 그분들 중에 행복한 사람은 아무도 없었습니다.

어쩌면 자신들도 모르는 사이에 착취를 당하고 살았던 인생이 아닐까요? 착취라는 단어는 부정적인 뉘앙스가 강해서 많은 사람들이 무언가를 빼앗기는 것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러나 우리 삶에서 이루어지는 착취는 책의 저자가 말하듯이 당당한 모습으로, 프라이드를 키워주며, 작은 성취감과 행복을 느끼게 해 주며, 요란한 박수 소리 속에서 우리가 생각한 것보다 훨씬 형이상학적으로 이뤄집니다. 자신은 잘하고 있다고 생각하면서 계속해서 달리는데 알고 보니 착취당한 삶이었던 것이죠. 실제로 이렇게 목회하다가 몸과 영혼이 전부 고갈되어 버린 분들이 얼마나 많은지 모릅니다.

“한 인간이 평범한 인생을 산다면, 그것이 비록 더할 나위 없이 평범한 인생이라 해도 프로의 세계에서는 수치스럽고 치욕적인 삶이 될 것이라 나는 생각했다..... 평범하게 살면 치욕을 겪고, 꽤 노력을 해도 부끄럽긴 마찬가지고, 무진장 눈코 뜰 새 없이 노력해봐야 할 만큼 한 거고, 지랄에 가까운 노력을 해야 '좀 하는데'라는 소리를 듣고, 결국 허리가 부러져 못 일어날 만큼의 노력을 해야 '잘하는데'라는 소리를 들을 수 있다. 꽤 이상한 일이긴 해도 원래 프로의 세계는 이런 것이라고 하니까”

목회면 목회지 프로페셔널한 목회는 없습니다. 자기에게 주어진 몫을 감당하다 가면 되는 것이지요. 잘하고 있는데, 옆을 보니까 미친 듯이 열심히, 탁월하게, 압도적으로, 능력 있게, 사역하는 사람들을 보면서 자신의 초라함과 비천한 현실에 울고 있는 분들이 있다면 다시 생각하십시오. 우리가 정상이고 저들이 살짝 맛이 간 것입니다. 그러니 이제 그만 울고 우리는 우리의 페이스와 스텝으로 오늘 하루를 삽시다. “너무 어려운 것 하지 마시고, 너무 많이 괴롭히는 사람도 만나지 마십시오” 그러다 골로 가요. 목사님들. 우리 수능성적과 아이큐에 이 정도 하는 것, 그것 자체가 기적입니다. 우리 목회를 제대로 복원합시다. ㅎㅎㅎ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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